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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어머니의 마음을 받았습니다

by 일본의 케이 2014. 11. 6.

 

어제 온 소포를 오늘 오후에서야 받아 보았다.

특별히 바쁜 것도 없는데 이렇게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우리 시어머니 성함이 적혀 있는 두개의 박스,,,

 

한 박스엔 세제, 바스타올, 타올세트, 화장티슈, 장식품이 들어있고

다른 박스엔 울모포, 침대시트, 덮개이불이 들어 있다.

근데 왜 침구류를 보내셨을까,,,,,

어머님 집에서 묵었던 마지막 날, 2층에서 우리가 옷정리 한다고 했을 때 올라오셔서

당신이 정리하고 싶은 건 해두겠다고 장농 깊숙히 넣어 둔 박스들을 꺼내셨었다.

그걸 보고 있던 깨달음이 새박스들은 그냥 내버려두고

 기모노와 아버님 젊었을 때 입었던 옷들을 정리하시라고 한마디 했었다.

그래도 묵묵히, 뭔가를 꺼내 뚜껑을 닫았다, 덮었다 하셨었다.

그 상자들을 그대로 내게 보내신 것이다.

 

상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들,,,,, 넣다가 안 들어가서 상자를 버리셨나보다. 

 친정엄마에게 소포가 와도 괜시리 마음이 짠해지는데

시어머님 소포 역시도 내 마음이 알싸해진다.

헤어질 때 눈물 글썽이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머님께 전화 드려 잘 쓰겠다고 근데 왜 침대카바를 보내셨는지 여쭈어 봤더니 

이사하면 필요할 것 같아 그 때 쓰라고 보내신거란다.

이사하게 되면 새살림들이 많이 필요한 것이라고

 미리 축하선물로 보낸 것이니 부담스러워 말라신다.

[ ...................... ]

 

아직도 집 구하러 다니느라 언제 이사할지도 모른데 이렇게 일찍 선물 받아서 죄송하다고

이사하게 되면 저희집에 꼭 놀러 오시라고 그랬더니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솔직히 있었는데  

소포 박스에 이것저것 물건들을 넣으면서 그 기분을 느끼셨다며 

박스 틈에 넣어 둔 크리스마스 장식도 걸어 놓을 수 있으면 걸어 보라신다.

[ .......................... ] 

이제까지 시부모님은 한 번도 우리집에 오지 않으셨다.

거리가 있고, 몸이 불편하신 것도 있었지만

2년전, 아주버님이랑 동경에 잠깐 올라오셨을 때도 우리집에 들리지 않고 그냥 가셨다.

일하고 있는 아들, 며느리에게 신경쓰이게 한다고 일만 보시고 서둘러 내려가셨다.

괜찮다고, 전 언제든지 괜찮다고 그냥 편하게 오시라고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매번 말씀 드려도

고맙다는 말씀만 하실뿐 여태껏 한 번도 아들집에 오지 않으셨다.

올해 넘기기전에 되도록이면 이사를 할 생각이라고 했던 얘기를 기억하시고

새 집에서 크리스마스 보내라고 산타크로스 장식도 넣으신 어머님....

이사하면 필요할 거라 어찌 아시고 저렇게도 많이 보내셨을까,,,

어머님,,, 죄송해요.... 이사하면 꼭 저희집에 모실게요.

그러니 제발 건강하세요.

댓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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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2014.11.06 20:34

    아~ 어머니~~!
    답글

  • 김동일 2014.11.06 21:02

    부모님에 사랑은 무한하지여
    짠해여 ~~~
    답글

  • 김동일 2014.11.06 21:02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슬우맘 2014.11.07 00:11

    전..케이님에게 부러운게 두가지 있어요..
    친정엄마와..시어머니..
    그냥 막막 부러워요..넘넘 다들 따뜻한 분들이라
    그냥 글로만 읽어도 두분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답글

  • 윤정우 2014.11.07 02:29

    어디가나 사람사는것은 똑같고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것은 국적을 불문하고
    같은것 같습니다.

    괜시리 마음이 싸해지네요
    낼 아침엔 시골에 계신 노모에게 안부전활 드려야 할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좋은글에 감사함을 느끼고 갑니다 .
    답글

  • 2014.11.07 03:3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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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우지니 2014.11.07 03:41 신고

    전형적인 일본인의 자세인가요? 자식에게조차 폐가 안 되려고 하시는 마음?
    자식 챙기시는 마음은 국경을 초월하는 부모의 마음인 모양입니다.
    케이님께서 한국며느리의 효를 충분히 보여주실 만큼 어머니는 건강하실께예요.^^
    답글

  • FKI자유광장 2014.11.07 09:58 신고

    어머니...찡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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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플파란 2014.11.07 11:26 신고

    어디에가나 부모님의 마음은 한결 같네요..
    답글

  • 광주랑 2014.11.07 11:28 신고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광주랑 블로그에서는 광주시청사 리노베이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http://saygj.com/5608
    답글

  • 首尔姐姐 2014.11.07 11:52 신고

    ㅠㅠ 감동이네요
    답글

  • 앤나 2014.11.07 14:01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앤나 2014.11.07 14:01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앤나 2014.11.07 14:02 신고

    케이님의 글을 보고 있자니 코끝이 찡해지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답글

  • 빠꾸짱 2014.11.07 14:33

    참 멋지고 좋으신 분이네요. 케이님이 멋진 분이시라 이렇게 좋은 분들과 인연이 되신거 같아요. ^^
    답글

  • 2014.11.07 18:5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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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대 2014.11.09 21:27 신고

    따뜻한 어머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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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선 2014.11.12 10:47

    어머니.. 엄마... 이 분들은 왜 이렇게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걸까요?? 그분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수는 없겠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옛분들은 기본 성향도 너무 순수하고 맑으신 것 같아요. 그분들이 살아온 시절은 지금보다 더 순수했기 때문일까요? 저희 할머니와 대화를 해보면 그게 느껴져요. 좋지 않은 일을 겪었을 때 아무리 악담을 하고 욕을 해도 그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구요. 어른들의 큰 생각과 사랑.. 시절의 순수함과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앞둔 담담함.... 모든게 가르침이 되는 것 같아요. 갑자기 할매와 엄마가 생각나네요.
    답글

  • 2014.11.27 14:46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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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 2015.01.15 16:11

    아~~글쓰신분도 참 마음이 선하신분이군요
    지금도 가끔 뚜정부리는 저...
    좀 더 잘해드려야겠다!
    저도 제 어머니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