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일커플들 이야기

국제커플이 꼭 넘어야할 장벽

by 일본의 케이 2015. 6. 25.
728x90
728x170

 

 

 

 

 

 

[ 예약하셨나요?  ]

[네,, 6시로 두 명, 00입니다 ]
[아,,,00씨, 이쪽으로 오십시요 ]
이곳을 찾은지 2년만인가,,,
주위를 둘러봐도 현주씨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스테이지에서
라이브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그녀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970년대 올드 팝 두 곡이 끝날 무렵 입구쪽에서
가게 안을 두리번 거리는 현주씨...
손을 들었더니 얼른 알아차리고 종종걸음으로 걸어 온다.

   먼저 주문을 하고, 술을 못 마시는 현주씨와 쥬스로 건배를 했다.

내가 음식 사진을 찍자, 아직도 블로그 하냐며
자기는 안 나오게 해달라고 당부를 하고는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식사를 시작했다.

  일본인과 재혼한 현주(가명)씨는 올해로 40살이다.

한국에서 20대 후반때 2년간의 짧은 결혼생활을

끝내고(이혼 사유는 모름) 지금은 일본인 남편과

이곳에서 생활한지 3년째이다. 내가 다녔던 모 보란티어 협회에서

알게 된 현주씨.. 일본에 관심이 많았던 현주씨는

인터넷에서 일본어 공부도 하고 일본인 친구도

사귀는 어느 사이트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했다.

서로 메일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워갔고

  원래부터 이민이나 외국생활을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  지금의 남편과의 재혼을

결심했고 일본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재혼생활 3년째인 그녀가

결혼생활을 답답해 하고 있다.

728x90

  현주씨는 일어가 많이 서툴다.

결혼을 하고 일본어 학교를 다녔으면

좋았을 것을  나이도 있고, 어린 학생들과

다니는 게 마음이 내키지 않아 구청에서

외국인을 위해 마련한 일어교실 같은 곳을

다니기도 했었는데 좀처럼 일어가 늘지 않았다.

실은 나를 만난 것도 그 일어교실이였고

 내가 가르칠 때만해도 출석률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오늘 현주씨의 고민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일어를 못한 것도 남편탓, 자기가 이렇게

된 것도 남편 탓, 스트레스로 살이 찐 것도

남편 탓, 주위에 친구가 없는 것도 남편 탓.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이런 남편을 택한 건

 자기 팔자탓이라고 했다.

지금의 모든 상황을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고 자기가 꿈꾸었던 국제커플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서 남편도 싫어진단다.

현주씨 입에서 [팔자]라는 단어가 튀어 나왔을 때
나도 모르게 이제까지 묻고 싶었던 것,
 알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물어보았다.

도대체 재혼을 왜 했는지,,,,

왜 외국인 남편(일본인)이여야 했는지,,,,

일본에서 생활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남편의 입장을 생각해 봤는지,,,, 왜 자기 인생을

남편에게 떠 맡기려고 하는지,,,

둘만의 미래 설계는 해봤는지...

결혼이란 걸 두 번이나 선택했을 때는 그만큼

각오가 있지 않얐냐고 그것도 외국인과의 결혼인데

무슨 마음으로 결혼을 했냐고 쏘아부치 듯 물어보았다.

반응형

  한국인과 조금 다를 줄 알았단다.

일본인은 상냥하고 순한줄 알았는게 그것도 아니고
대화가 안 통해서 자꾸만 짜증이 난단다. 

대화가 안 통하는 첫번째 이유는 일본어

때문이니까 누구탓 할 필요도 없이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일어공부를 하라고 부부는

특히 대화를 많이 해야하는데 언어적인 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라고 어디 다니면서 공부하는 게

불편하면 내가 가르쳐 줄테니까 공부를

다시 해보자고 했더니  

아무 대답이 없었다.

[ ...................... ]

국제커플이 꼭 넘어야할 장벽은

첫번째가 언어, 두번째가 문화차이의 이해이다.

물론 좋은 상대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 문화차이의 극복, 경제적 문제

가족관계, 미래에 대한 확신,

이런 것들을 고려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소통이 뒷받침 되지 않고선

국제커플이 되기위한 첫번째 관문을 넘기 힘들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4월 법무부가 국제결혼 관련법을 개정해서

결혼 이민자의 기초적인 한국어능력을

입국의 기본 요건으로 명시했다고 한다.

초급 수준의 한국어를 이수해야만이 입국이 허락된다는 뜻이다.

국제결혼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트러블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더욱더 나를 이해시키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 구사능력이 있어야 한다.

 

300x250

 

모든 결혼생활은 서로의 차이를 맞춰가기 위해

대화하고 소통하며 공감하는 시간들이 필요한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원만하게 유지되기가 힘들다.

가게를 나오기 전, 다음달부터 일어공부를

하겠다는 약속은 받아냈지만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그냥 말만 통하면 되는 게 국제커플의 결혼생활이 아니다.
막연히 외국인 신랑에 대한 동경이나
호기심, 그리고 안일한 생각으로 결혼을 해서
언어는 그저 현지에 살아가다보면 
 어느 정도 극복이 될 거라 쉽게 생각한 채로
 외국인을 반려자로 맞이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인으로 결혼자체가 서로 맞춰가야하고
배려해야하고 이해하고 참아야하기에
조금은 더 신중히, 조금은 더 명확한
신념을 가지고 국제결혼을 선택해야만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