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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한일커플들만이 갖고 있는 문제

by 일본의 케이 2015. 4. 17.

커피숍에 들어서자 오늘 산 책들을 나에게 보여주셨다.

디자인, 사진, 브랜드 창시에 관련된 책들이였다.

음료를 주문하려고 하자, 배고프니까 그냥

 밥을 먹으로 가자고 한다.

그렇게 나와 근처에 있는 우동집에 들어섰다.

 

 난 간단한 우동과 덴뿌라, 이 언니는 맥주도 한 잔 주문했다.

한 입 마시더니 나보고도 한 모금하라고 권했다.

아니라고, 오후에 할 일이 많아서 사양을 하고

식사를 하며 덴뿌라를 바싹하게 튀기는 방법들을

 얘기하며 식사를 마치고

우린 우리 집으로 향했다.

오늘 함께 미팅해야할 자료들이 우리집에 있는 것과

이 언니가 꼭 우리집에서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서였다.


 

이번에 해야할 일들을 조금 설명하고,

먼저 조사할 사항들, 홈피와 함께 팜플렛 내용들도 체크를하고 

 연령층과 회사측의 요구사항들에 대해 얘기했을 때였다. 

[ 니네 남편은 안 그러지?]

[ 우리남편은 니네 남편하고는 많이 다르다..

 처음엔 안 그랬는데 점점 살아보니까 그 사람의

 사고방식, 사상, 이념,,그런 것들이 보이더라...]

[ .......................... ]

느닷없는 화제전환에 좀 멍해 언니를 바라봤는데

언니는 팜플렛의 같은 페이지에 시선을 고정한채 

독백하듯 얘기들을 풀어냈다.


 

[ 그 사람 가슴속엔 [조센징]이 있어....

우리들 한국사람들 가슴속에 [쪽빠리][ 일본놈]이 있듯이

그 사람에게도 그게 있는 것 같애.....

 그래서 은연중에 무심히 그런 말이 나오나 봐.... ]

그리고 워낙에 귀가 얇은 사람이다보니 누가 뭐라고 하면

금방 그 쪽으로 휩싸이는 타입이라 그래서 더 그런것 같애.....]

너무 갑작스러운 내용이였고, 마치, 남의 얘기를 하듯,

아니 팜플렛에 적힌 내용를 읽듯

내 쪽을 일부러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 요즘, 뉴스를 봐도, 인터넷을 봐도

 한국, 중국 비판하는 내용밖에 없잖아.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도 이 사람을

더 그렇게 만든게 아닌가 싶어..]

말을 끓을 기회를 놓친 난 그냥 조용히 언니의 얘기를 듣기로 했다. 

[ 내가 그렇듯, 어쩔수 없나봐,,, 어릴적부터 받아온 교육도 그렇고,

알게 모르게 주입된 일본인에 대한 인식들이

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듯이

애 아빠도 그런게 분명히 있어...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 내가 살아보니 역시 한일커플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아,,

 특히, 요즘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인을 깔아뭉게는 식의 어투나 뉘양스가  많이 늘었어....

지친다..지쳐,,,니네 남편은 안 그러지?] 라며

 고개를 든 언니의 눈에

눈물에 맺혀 있었다.

 

협회에서 알게 된 50대 초반의 언니이다.

일본에 온 지는 20년,,..

딸은 런던에 유학을 보낸 상태이고

남편분은 모 대기업의 중역을 맡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패션 디자인쪽 일을 하셨다는 점에서

나와는 얘기할 기회가 좀 많았지만

별로 말 수가 없으시고 협회 일도 아주 착실히 잘 하셔서

 좋은 성품을 가지신 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이렇게 가슴에 큰 고민을 담고 계실거라 생각지 못했다. 

남편분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더냐고 일부러 묻지 않았다.

듣지 않아도 어떤식의 불쾌감과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언니의 눈빛과 눈물로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냉장고에서 차가운 캔맥주를 하나 꺼내 드리며

그냥 내 이야기를 했다.

 

배우자에게 듣는 내 나라에 대한 비판및 평가는

 예민할 수밖에 없더라고

특히, 한국과 일본은 다른 나라와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어서

얼핏 잘못 말이 헛나가게 되거나 실수를 하면

괜시히 불쾌감이 더해지더라고

우리 부부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서로가 예민할 때가 있었고

작년,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는 

왠지 내가 봐도 한국이 잘못한 것들에 대해

깨서방이 쓴소리를 하면 불끈 올라오는 게 있어

그럴때마다 때려도 내가 때리고

욕을 해도 내가 할테니까 당신은 신경 쓰지 말라고

그냥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는 얘기,,,

언니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캔맥주를 따서 한모금했다.

하지만, 언니가 이렇게 가슴앓이를 할 정도면

남편분에게 그 정도, 불쾌감과 모욕감의 정도를

확실히 알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얘기도 했다.

언니를 보내고 책을 펴놓은 상태로 괜시리 생각에 잠겼다.

 모든 한일커플들이 가슴 속에 묻어둔

 아니, 굳이 손대려하지 않은 민감한 부분이기에

서로가 조심스러워하고, 암묵의 룰처럼

 터치를 하지 않으려할 뿐이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상대나라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려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부부역시 지금 4년간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은연중에 서로의 나라를 비교하고

 비판하고 무시하고 그랬던 적이 많았다.

크게 의식하지 않고 뱉어냈던 말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아마도 다른 한일커플들도 그들만이 갖고 있는

묘한 감정들이 섞여있음을 모두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어느정도 눈을 감거나 귀를 막아야할 때도 있다.

참,, 쉬운듯,, 어려운 문제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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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17 17:1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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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livetree 2015.04.17 18:44

    그마음의무게를저는가늠할수없는것이기에. . 섣불리힘내시라할수없지만. .언니분이힘내고씩씩해지고 더건강해지셔서 지고갈수밖에없는것들을 조금은덜무겁게지실수있었으면. . 생각해보면 한일관계문제는 너무많은이익집단과정치와체제의문제가중첩되어있어서 쉽지않은게아닐지. . 그저 케이님도그분도 건강과활력으로 자리를지키며누리며. . 제3자가함부로 얘기가 길어진듯한. . ㅡㅡ;
    답글

  • 2015.04.17 20:0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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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롱여왕 2015.04.17 21:25 신고

    안녕하세요. 첨뵙겠습니다. 항상 글을 읽고 많은 공감을 얻고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저도 신랑이 일본인이지만 저흰 그다지 별 말은 하지 않아서 다행이지요. 자기 나름대로는 한국역사를 공부해왔던 사람이라 전혀 세상물정 모르는 보통의 일본인들과 틀리지만 그래도 은연중 나오는 본색은 어쩔수 없나봐여. 서로 민감한 부분을 안건드려고 노력을 하니까 평온 하게 지낼수있으니까요
    답글

  • 민들레 2015.04.17 23:58

    아무래도 알게 모르게 한일 커플들
    사상,이념때문에 갈등이 보이지 않게 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답글

  • 2015.04.18 01:3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레니 2015.04.18 01:40

    같은 나라 사람이 결혼한 부부간에도 서로의 가족에 대한 비판은 금기입니다. 나라는 좀더 큰 가족개념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글쓴님 말씀처럼 욕을 해도 내가 해야지, 상대 나라에 대해 욕을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답글

  • 1 2015.04.18 02:13

    참 일본인들은 나쁘네요
    그사람들 어떤역사를 배우나요 그 긴역사동안 우리가 자기들 침략해서 양민들 학살한적 있나요? 그들은 어땐나요 그 침략횟수를 셀수 없을 정도 침략해서 양미들은 강간도륙할살하고 그것도 모잘라 좀 힘좀 생겼다고 남의나라를 말살할려고 하기까지 하고.. 더 화가 나는건 자기들이 근대화를 시켜줬다고 되려 큰소리를 치는겁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 반박할수있지만 백번양보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간강하고나서 죄를 물으니 그여자도 좋아했다고 말하는격이잖아요 강간당한 여자는 죽기보다 싫을겁니다 어찌 저렇게.상대를 배려할줄 모르나요 일본인들은 나라를 빼앗긴 국민들이 느낄 치욕같은건 안중에도 없으니 말이에요 원전사고 날때도 그넘에 착한병이 돋아 성금모아 갖다주질않나 그렇게 당하고도 남 잘못되면 먼저나서는게 한국인들인데 도대체 일본인들은 왜그렇게 못되처먹었나요 국가간일로 어려운 처지에 계신분께 힘이되는 말응 전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정말 일본인들에게 화가나 몇자 적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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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2015.04.19 08:54

      우리나라도 베트남 양민 학살했습니다
      글을 제대로 읽으셨다면 '일본인 나쁘네요' 이런 문장은 안쓰는게 맞죠.
      지금 이 글은 일본인 나쁘다는 글이 아닌데요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 하지말고,일본인 욕은 본인 블로그에 하시길.

    • 아마도 2015.04.23 03:45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어이없네 2015.10.25 12:16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Countrylane 2015.04.18 06:01 신고

    어제 이글을 보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답글

  • 전유현 2015.04.18 06:02

    아...그럴수있겠군요...뭐라 서불리 말할수없네요...ㅜㅜ
    답글

  • 뿅뿅 2015.04.18 08:00

    서로 낮춰부른건 역사만봐도 왜 그랬는지는 알수있죠 감정이 안좋은거야 당연하구요 만약 결혼해서 산다하면 죽을때까지 서로에게 관련된 말 자체를 안꺼내는게 그나마 나은 대안일껍니다 그게 싫으면 안사는게 서로에게 더 좋겠죠
    답글

  • tldtld 2015.04.18 09:22

    지금 한국에서는 일본은 사람이 살수없는 나라라고 인식되어 있네요...
    남의나라 세월호에 관심 기울일것이 아니라..자기네 후쿠시마원전관리나 잘해야지요...
    남의눈에 티눈은 잘보이고 자기눈에 대들보는 안보이는격....
    답글

  • 2015.04.18 09:2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도라지 2015.04.18 21:37

    케이님의 글로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잠시동안이라도 정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런 문제가 있고 그것을 잘 봉합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계속 생각해야하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셨네요.
    불편하지만 정면으로 바라보아야할 것들이 살다보면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도 흔히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에서 십년이상 개인사업을 하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답글

  • 2015.04.18 22:2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저희 와이프님도 일본인입니다. 가끔씩 와이프가 아무렇지않게 말할때에도 '우린 그렇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을때가 종종있네요. 하지만 남편이 와이프를 이길순 없으니까 그냥 듣고 흘려버리네요

    잘보고 갑니다
    답글

  • 2015.04.19 22:4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6.13 22:4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rainman 2015.06.20 15:46

    지나가다님 댓글보고 얼척이 없어서 댓글답니다~
    기본적인 역사 교육이나 상식은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일본침략전쟁과 학살을 베트남 양민학살에 대한 비교를 하는건가요?
    과거의 오점으로 남은 베트남양민 학살은 우리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미래의 동반자로서 마무리를 지었지만 일본은 어떤가요 ?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빽을 삼아서 법을 바꾸려 하고 과거 인류에게 씻을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전범국 주제에 혐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웃나라에 적대적인 국가 수반을 지지해서
    정부수반 도처에 자리를 앉힌게 일본 국민들입니다~
    그에 대한 반성이 있나요 ?
    베트남전쟁에 아셔야 될것은 미국이 침략의 선봉이었고 한반도 미군철수에 대한 회유책으로 우리를 끌어들이고
    또한 박정희의 개인적인 욕심과 부합되어서 수많은 청년들이 타지에서 죽어갔고
    독재정권은 청년들의 죽음의 댓가를 자신들 호주머니로 채웠고 독재정권 유지를 위한 정치자금으로 쓰였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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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루루루 2015.06.23 15:53

    이십년을 살아도 저러니 참 힘드시겠네요 제 아시는 분중ㅈ에 대만 ㅇ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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