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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착하게 산 다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9.07.13

매운 게 먹고 싶다고 했다.

[ 많이 먹어, 근데 너무 오랜만이다 ]

[ 응,,작년? 제작년인가? 타이완에서 보고 ]

 [ 2년 전이야,,타이완에서 만난 게,

한국에는 전혀 못 갔어 ]

[ 응 ]

후배를 만났다.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그녀는

너무 일이 많아 회사에서 밤샘을 하며 다닌지

벌써 3년이 넘는다.

 2년전 어렵게 휴가를 내서 함께 타이완을 

다녀온 날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날이였다.

법적으로 위반이란 걸 회사측에서도 알지만

그녀가 맡은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시퇴근으로는

 도저히 일을 소화해 내기 힘들다고 했다.


[ 아, 언니가 보내준 소포 잘 받았어,

감기 기운 있었는데 배즙이랑 감기약이 

들어있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근데 언니는

 안 보고도 천리를 내다보는 사람같애 ]

[ 왜 그렇게 생각해? ]

[ 그냥, 처음 언니를 만났을 때부터 느꼈어.

영감이 뛰어난 사람,,그리고 지금껏

이상하게 언니가 말한대로 그대로 됐잖아 

내가 회사 그만둘 때도 그렇고,,

그 남자랑 트러블 있었을 때도

언니가 이럴 때는 이렇게 해라고 하나씩 

그 상황에 맞는 대처방법을 알려줬잖아 ]

  [ 그랬지. 살아온 횟수가 너보다 더 길어서

경험상 느낌으로 알게 된 거지 뭐..]


바보처럼 착한 사람이 있다.

상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 손해도 보고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죄를 뒤집어쓰기도 한다.

그녀가 바로 그런류에 태어나면서부터

 착한사람이였다. 항상 자신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며 

모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

지금껏 10년 가까이 지켜보면서 화를

 내는 걸 보지 못했다. 실수나 오해로 인해

 다툼이 생겨도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을 했다. 그런데 이런 점을 악용하여

화풀이를 하거나 괴롭히는 못된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였다.


[ 한국에 갈 계획은 없어? ]

[ 가야 되는데 시간을 못 빼고 있어 ]  

[ 내가 지난번에도 얘기한 금기사항은

 잘 실천하고 있어? ]

[ 아,,그거,,근데 난 잘 안돼..

내 천성이 그런 건지,습관화 되어버린 건지

언니가 해 준 말을 늘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기는 한데 실천이 잘 안 돼.. ]

그녀에게 가끔 카톡으로 안부를 전할 때나

소포 속에 [ 더 이상 착하게 살지 않는 방법]

이라는 제목으로 몇자 적어 보냈는데

아직 실천하기가 힘든 모양이였다.


남의 부탁이라면 그 어떤 사정이든 정중히 거절하기, 

부탁을 안 들어준 것에 대해 미안해 하지 말기,

 기분 나쁜 일이면 그냥 웃어 넘기지 말기,

그 당시엔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기분이

나빴다면 그 때 불쾌했음을 늦더라도 

상대에게 전하기.

타인의 감정을 먼저 생각해서 내 불편한 것을

괜찮다고 말하지 않기,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사과하는 버릇,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사과해버리고 끝내려는 것도 하지 말기.


한국뿐만 아니라 이곳 일본도 갑질문화가

은근히 심하다, 특히 외국인이라는 입장에서

포지션도 썩 좋지 않아 이용당할 확률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도 난 늘

 그녀에게 좀 모질다싶을 정도로

착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에 착하게 살지 말라고 종용하고 있다.

[ 근데,,언니,,나는 거짓말을 하면 티가 나는

것 같애. 또 부탁을 받았을 때 거절 하는 

것보다 해주는 게 내 마음이 편해 ] 

[ 수면부족으로 쓰러질 뻔한 얘가 왜 남을

먼저 생각하냐고, 니 처지를 생각하고

 남을 돌아봐도 된다고 !!]

[ 알아,,]


그녀의 그 착한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좋은데

 지금까지 악용하고 일을 떠넘겨서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간성이 그리 깨끗이 못한 사람들에게

말도 안 되는 억지로 그녀가

 피해를 본 적도 있었다.

 남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한,

착한사람 증후군에 걸린 건 아니지만 스스로가

자유롭고 행복하지 못해서 옆에서 보는 

나는 늘 안타깝다.

귀한 청춘을 일을 빠져,그것도 남의

 일까지 떠맡아가며 자기 시간을 축내는 걸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 난 니가 덜 아팠으면 해, 그리고 덜

힘들었으면 해, 조금은 이기적이여도

괜찮아, 누가 뭐라고 안 해 ] 

[ 알았어, ]

[ 먼저 거절하는 것부터 하나씩 연습해 봐]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때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랑을 전달 할 수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아파하는 힘들어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요즘은 너무 착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늘 주입시키고 있다.

그래도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하는 게

인간의 도리겠지만 나를 얕보고 무시하며

나를 아프게 하고, 곤란에 빠트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굳이 착한 사람으로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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