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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by 일본의 케이 2019.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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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이번주말부터 오봉(お盆추석)연휴에

들어간다. 기업들마다 다르지만 길게는

 9일간의 긴 휴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로, 국내로 다들 여행을 많이 떠난다.

난 시댁을 다녀와야하는 것 외에 특별한

일정이 없어 오늘은 느긋하게 

미뤄둔 은행업무를 보러 나왔다.

시나가와(品川)에서 일을 보고 점심타임에

맞춰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샌드위치를 한입 먹기 전에 코코아로

목을 축이고 있는데 뒷쪽 테이블에서

한국어가 들려왔다.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목소리톤이 좀 컸고 주변의 일본어 속에 

섞인 한국어는 내 모국어이여서도

훨씬 내 귀에 쏙쏙 들어왔다.

[ 병0들이지, 이럴 때 일본을 와야지,

미련한 것들이

불매운동이나 하고 있어]

[ 다 문0들이 주동을 해서 그래,

그것들을 싹 쓸어버려야 하는데..]

[ 유니클로를 안 사면 된다는 그 병0같은 

생각을 누가 했는지, 뒤에서 다 입고 

먹고 마시고 할 거면서, 멍청한 것들 ]

[ 교육을 더 받아야 돼, 한국애들은 ] 

[ 독립 좋아하네, 지0들 하고 있어 ]

 20대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들3명이서 

박수까지 치며 서로의 얘기를

 동조하며 아주 즐거워했다.

 현정권과 불매운동을 하는 한국인들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단어들을 써가며

 얘길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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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샌드위치를 먹을 동안 그들은

일본에 있으면서 구매할 상품 리스트를

얘기하기도 하고 교통편을 검색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자리를 뜨려고 할 무렵, 

내가 내 발로 내 돈 주고 온다는데

어떤 새끼가 말리냐며 자유가 뭔지

모르는 것들이 하는 말이라고 했다.

자리에 일어나 가게를 빠져 나오는데

불쾌함이 가시지 않았다.

거친표현은 물론, 일본 우익들이나 하는 

단어들을 일본의 커피숍에서 

너무도 서스름없이 뱉어내는데 도대체

저 사람들이 한국사람이라 할 수 있는지

나도 저들과 같은 한국인이라는 걸

잠시 부정하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 현정권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지금 총칼이 보이지 않은 무역전쟁상태에서

 일본에 놀러와 일본을 찬양하고

한국사람들을 모욕하는 그 정신상태,

 도대체 무슨 뇌구조를 가지고 있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요며칠 한국 뉴스를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자신이 한국인인 게 싫고, 거부하고 싶어도

 자신의 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게 싫으면 일본인 피로 수혈을 받던지

국적을 바로 바꿔서 살면 된다.

제 나라에 똥칠을 하고 제 나라에 침을

 뱉은 한국인을 일본인들이 충실하다고

특별대우라도 해줄 거라 착각을 하는지..

 개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을 거라는 걸

 왜 모르는 걸까.,,

지금 왜 노노재팬을 하고 있는지,,,

왜 노아베를 외치고 있는지 그들은 진정 

모르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찬양하고 숭배하는 일본인들이

어떤 짓을 해왔는지 제대로 알고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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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한국인은 일본인처럼 자기 나라를 

찾은 관광객에게 와사비테러를 하며

매워하는 사람을 보며 낄낄거리며 웃는 

유치하고 천박한 짓은 하지 않는다.

90%이상이 한국인 관광객이 찾아 온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식당에 [한국인만 출입금지]라는 

간판을 떳떳히 걸어놓고 면전에 대놓고

 멸시하는 비열한 짓은 하지 않는다.

대낮에 여중학생에게 마이크를 쥐어주고

한국인을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한국여자는

 강간을 해도 된다며 소리치게하는 

비상식적이고 악질적인 짓은 하지 않는다. 

 지진이 날 때마다 한국인이 물에 독을 타고,

한국인이 도둑질을 하고, 한국인이 강도짓을

한다며 혼란한 상태를 틈타서 거짓을 외치고 

치졸하게 사람을 이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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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아베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바로 이틀 후 

한국의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4일부터 실시하겠다고 뒷통수를 쳤다.

한국경제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일 아픈 곳을 찌를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도 태연하게 세상 사람들 앞에서

선언했다. 또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켜 언제든지 반도체 이외 1,000여개의

품목에 대해 마음대로 수출규제라는 칼자루를

쥐고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다.

적어도 한국사람들은 이런식에 비겁하고 

야비한 수법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지 않는다. 

 

 어제는 또 갑자기 수출규제 34일만에

 반도체용 소재 허가를 했다.

일본의 이런 태도는 국제사회의 비판여론과

국제기구 제소 등을 염두에 둔 명분을 

쌓기 위한 조치일 뿐이며 고분고분할 줄 알았던

한국이 생각보다 반발이 심해지자 사탕하나

던져주는 식으로 허가를 했다. 

이렇듯 자신들이 불리한 입장에 서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한국을 

쥐였다,놓았다하며 애간장을 태우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웃고 있다.

여전히 태도가 무례하고 여전히 비상식적이며 

여전히 한국을 하대하며

여전히 이기적이고 교활하다.

그래서 노아베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례하고 잔인하며 부당한

 갑질을 내 나라와 내 후손들에게 두번 다시 

이같은 짓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할 시기에 

같은 한국인끼리

 물고 뜯고 욕을 하고 난리다.

이념과 지지대상이 다르고 현정권이

 싫다하더라도 지금은 한국 내부에서 서로에게

총질하는 짓은 중단하고 단합을 해야할 때이다.

두번 다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

현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나라를 위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기 위해,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나라임을 알리기 위해,

내 가족과 자손들에게 저런 치욕스러움을

안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아무리 미워도 우리 나라 대통령, 

아무리 싫어도 우리 나라이다.

 

작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들이 

754만명이였다고 한다.

 그로인해 일본에서 떨어트린 

돈이 6조 4000억이였다.

제조업으로 따지면 최소 20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관광만 오지 않아도

 일본이 입을 타격은 아주 크고 효과적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이기에 이 모든 걸

국민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자유, 그 누구도 그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누리는 자유는 

내 나라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고

내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던 

선열들의 피와 눈물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유]라는 걸 누리고 있음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IMF)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금모으기 운동을 하며 지금까지 

이겨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올해로 전 19년째 일본에 살고 있습니다.

그것도 도쿄의 중심지에서 살아왔습니다.

이곳에서 공부를 했고, 배우자도 일본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제가 이곳에 살고 있고

특히 배우자가 일본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니 말할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 블로그는 지금껏 정치 관련글은

 거의 쓰지 않았고, 쓸 만큼 

아는 게 없어서도 못 썼지만 지금에

한일관계를 보고 있으면서도 침묵하는 것

 또한 죄가 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커피숍에서 그들의 얘길 듣고나니

글을 쓰지 않고서는 참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저는 그들과 같은

 한국인이란 게 꽤 부끄럽고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일본에 살면서 제 스스로가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이 글을 올립니다.

저는 제가 한국인이여서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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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이후 제 생각을 정리한 마지막 글입니다.

 

이 글이 마지막입니다

지난 8월 10일, [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라는 글을 올린 후부터 지금까지 총 16통의 메일을 받았다. https://keijapan.tistory.com/1285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한국이 이렇게 된

keijap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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