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로가 많이 바쁘다.
그러다보니 퇴근도 늦여지고 퇴근 후
집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하는 날이 늘었다.
원래 4월이면 바빠지는 것도 있지만
최근 깨달음 회사가 맡은 일들이 좀 크다보니
일손이 부족해 새벽부터 작업을 하는 상황이고
저녁엔 접대도 늘어 술 마시는 횟수도 늘어가고 있다.
오늘은 집 앞에 있는 쿠시카츠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깨달음의 저녁은 밥과 국과 반찬이 있는 식사가 아닌
술도 마시며 다양한 안주로 배를 채우는 식이다.
변함없이 깨달음 식욕은 넘쳐나고,,,
오늘은 비까지 와서 기름진 음식이 더 땡긴다면서
마시고, 먹고, 마시고, 먹고,,,
따끈한 스프가 먹고 싶다고 호르몬 나베(소내장 찌개)를 시키더니
갑자기 스탭에게 고추장을 달라고 했고
된장은 있어도 고추장은 없다고 하자
자기 가방에서 주섬주섬 마이 고추장을 찾다가 없다면서
이 국물에 고추장을 풀면 육개장 맛이 나고 얼큰해서 좋은데
오늘은 그냥 참아야겠다며 좀 슬픈 눈을 하며 술을 마셨다.
그렇게 먹고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아침부터 대출은행에 둘이 함께 가서
보험도 가입을 해야하기에 필요한 서류들을 서로 챙겼다.
그리고 난 밀린 공부를 좀 하고 있는데
그렇게 밤10시 30분이 지날 무렵,,,
깨달음이 주방으로 가면서 배 안 고프냐고 물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나한테 묻지도 않고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면서 냄비에 불을 켰다.
어찌나 손놀림이 그리도 빠르던지
어디 주방장 출신인가 할 정도로 칼질하는 손끝이 날렵했다.
[ 살 찐다 ] [ 다이어트]라는 소린 안 하기로 약속을 했기에
그냥 아무말 없이 사진을 찍었더니
블로그에 올려서 자기가 [돼지]라는 동의를 얻을 생각이냐고
곁눈질로 날 쳐다봤다.
[ ....................... ]
저녁 안 먹은 사람처럼 맛있게 한 입 먹던 깨달음이
김치를 달라길래 파김치를 조금 내 줬더니
무우김치가 없냐고 물었다.
깍두기는 없다고 지금 있는 건
묵은 김치와 파김치 뿐이라고 그랬더니
그럼 동치미 무우 있냐고 물었다.
그것도 지난주에 다 먹었다고 하니까
우동같은 면발에는 깍두기나 열무김치, 아니면 총각김치처럼
무우로 된 김치류가 개운하게 궁합이 맞다고
오늘은 가게에서도 고추장이 없었고
집에는 무우김치가 없다고
이번주엔 코리아타운 가서 김치류랑 튜브 고추장 좀 사오잔다.
[ ....................... ]
도대체,,왜 저렇게 식욕이 왕성해졌는지
인삼즙을 끊었는데도 식욕을 억제하기 힘든 것 같다.
도대체 무엇때문일까...
아무리 분석을 해도 잘 모르겠다.
우동 먹으며 깍두기를 찾고, 고추장을 늘 지참해야 하는
남편의 식욕이 이젠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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