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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의 한국어는 이 몇마디로 통한다.

by 일본의 케이 201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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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깨달음이 출근하기 전에 나보고 읽어 보라고 내 놓고 간 3권의 책.

모두 알츠하이머 예방및 치료에 관한 책이였다.


 

식이요법부터, 매일 해야하는 간단한 운동 등등,,,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음료에는 녹차, 커피가 들어있다.

 

아침엔 바나나 우유를 마시라는 페이지도 있다.

올 초, 우리부부가 DNA로 치매발병 유전자를 검사했을 때

내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40%라는 검사 결과가 나와서인지

 이런 책들을 산 것 같다. (날 울린 일본인 신랑의 노후대책 http://v.daum.net/link/52718031)

아직은 멀쩡한데 벌써부터 너무 호들갑이지 않냐고 그랬더니

지금부터 조심하는 게 좋아서 시간 나면 틈내서 자기도 읽을테니 나보고도 읽어 보란다.

 

그래서 물었다. 내가 어느날 갑자기, 치매가 와서 일본말을 잊어버리고

한국말만 당신에게 하면 어쩔거냐고 그랬더니

[ 하지 마세요, 하세요][ 안돼요][먹어요, 안 먹어요][좋아요]만 하면

얼마든지 통하니까 걱정말란다.

[ ...................... ]

그래도 말을 못 알아듣고 고집을 피운다거나 그러면 어떻게 대처할 거냐고 그랬더니

잠시 생각하다가 [하지 마세요~괜찮아요~]라고 얘기하고 꼭 껴안으면 된단다.

그러지말고 한국말을 좀 더 배우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요즘 쓰기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다고

만약에 아무리 달래도 내가 말을 안 듣고, 힘들어 하면

[ 한국 가요~]라고 말하면 제정신이 돌아 올거란다.

[ ...................... ]

그런 다음 코리아타운에 데리고 가서 한국음식 먹게 해주겠단다.

깨달음이 어떻게 할 것인지 안 봐도 비디오처럼 영상이 그려진다.

 

 10마디도 안되는 한국어로 치매 부인을 돌볼생각을 하고 있던 깨달음이

한국어 쓰기를 연습하고 있다고 하니 좀 의외지만

자기 나름대로 노후에 대한 대책을 하나씩 세우고 있는 듯 싶다.

 깨달음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내 자신을 위해서도 치매에 걸리지 않게 노력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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