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가방에서 꺼낸 건 또 여행사 카다로그였다.
5월 황금연휴때 가면 딱 좋은 상품이 나왔다고 제주도 2박3일 3만엔(한화 약 30만원),
KTX 타고 세계유산을 둘러보는 코스는 4만엔이면 간다고 어떠냐고 묻는다.
[ ................... ]
벌써 잊였냐고 5월달 가족여행 강원도 가는 것도 안 가기로 했는데
무슨 제주도고 세계유산이냐고 그랬더니 그 땐 티켓만 10만엔(1인당)이여서 너무 비싸 못가는 것이고
이 상품들은 피크를 피한 날짜여서 3,4만엔이면 가지 않냐고
호텔도 상급이네, 식사가 오겹살이네,,,등등 상세하게 설명을 했지만
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럼, 색다르게 크루즈타고 한국 가는 건 어떠냐고
5만엔이면 가니까 분위기 바꿔서 한 번 가보잔다.
싼 티켓, 그리고 크루즈도 상당히 매력이 있어 좋지만
5월 달은 내가 일을 시작해서 바빠서 시간이 안 난다고 잘라 말한 뒤
한국 갈 생각 하기 전에 당신 한국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한국 법무부에서 한국에서 살려면 한국말을 해야만이 비자를 발부한다고
인터넷 기사를 보여주며 약간 겁을 줬더니
[ 진짜?? 어찌까~~~, 곤부(공부) 곤부(공부) ~]라며
나보고 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좀 자세히 설명해 보란다.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에서 정착하려면 어느 정도의 한국어가 가능해야 한다고
그래야만 비자가 발급된다고 설명해 줬더니 완전 풀이 죽는다.
당신 한국에서 살고 싶어 했으니까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조금씩 준비하라고 그랬더니 아무 대답이 없다.
너무 겁 준 것 같아서 외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심사면제 된다고도 적혔다고 그랬더니
역시 한국이 자길 버리지 않았다고,
자기같은 사람을 한국에서 안 받아 줄리가 없다고
조금 전까지 떨구고 있던 고개에 힘을 주면서 이상한 어깨춤을 춘다.
[ ....................... ]
그런 깨달음을 지켜보며 깨달음의 노후생활 속에
한국이 담겨져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한국말을 하면 더더욱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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