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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이 그리워하는 한국의 그 시절

by 일본의 케이 2015.01.10

 

[ 케이야, 주문한 책이 왔거든 그래서 그거랑 깨서방이 좋아하는

과자 몇 개 보내려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아니, 과자 아직도 많이 남았어, 그리고 필요한 것도 없고~

2월달에 우리가 가니까 그 때 가져올게~]

[ 그래?,,, 그럼 책도 그냥 놔둘까?]

[ 응, 언니야, 그냥 놔 둬~]

2주전에 언니랑 이렇게 통화를 했는데 소포가 왔다.


 

깨달음 과자, 명태코다리, 호박고구마, 동치미,

오징어, 명란젓, 성경통독이 들어 있었다.

가족들과 속초여행 갔을 때 산 것들을 넣었단다. 

 

깨달음이 안 먹어 본 과자가 있어 좋아할 것 같아 퇴근하고 돌아 올 때까지 펼쳐 놓았다.

 

이른 퇴근을 하고 들어 온 깨달음이 보자마자 금새 알아차리고 하나하나 봉투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 보더니 홍어를 보내주셨냐고 물었다.

[ .......................... ]

홍어가 아니라 명태코다리라고 보여줬더니 맛있는 냄새 난다면서

 빨리 먹고 싶다고 얼른 만들어 달라며 보챘다.

그래서 코다리에 양념 넣고 만들기 시작,,,

 

다 익기도 전인데 간을 보게 해달라고 옆에서 왔다갔다, 사진을 찍고 난리였다.

 거의 익을 무렵, 맛보라고 한 점 주었더니

어머님이 해주신 맛이 난다면서 너무 좋단다.

그러면서 갑자기 숟가락이 아니라 손으로 한 번 줘 보란다.

왠 손으로 주냐고 뜨겁다고 그랬더니

어머님은 나물이나 김치 담그실 때 자기한테 맛보라고

돌돌 말아 주시지 않냐고 맛볼 때는 손으로 원래 먹는 거란다.

[ ............................ ]

김치나 나물이면 몰라도 이런 건 뜨거워서 숟가락으로 먹는다고 그랬더니

그래도 손으로 주면 더 맛있을 것 같단다.

깨달음은 내가 반찬 만들려고 재료를 썰어 놓으면 옆에 와서 손으로 집어 먹고 갔다가

또 와서 하나 입에 물고 간다. 특히 어묵이나 햄, 소세지를 자르고 있으면,,,

 

그렇게 명태코다리를 간을 본다면서 두 토막을 먹더니만 만족했는지

이번에는 오징어 한마리 주라면서 후라이팬에 굽기 시작했다.

저녁식사 전에 너무 먹는다고 한 소리 했지만 내 말은 안 듣고

구어진 오징어를 혼자서 자기 테이블에 가져가 먹으면서 명란젓은 저녁식사 때 먹잔다.

[ .......................... ]

오징어 한 마리를 야금야금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띄우더니

갑자기 자기가 20여년 전 한국에 갔을 때 호텔 앞 리어카에서 아줌마가 팔았던

오징어 맛을 잊을 수가 없네,,, 군밤도 그렇게 맛있었네,,라며 회상모드에 빠져 들어갔다.

명동의 뒷골목에 가면 그런 리어카 장사들이 엄청 많았고

저녁이 되면 포장마차가 즐비해서 참새구이를 먹으며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단다.

늘 같은 장소의 리어카 아줌마에게 저녁마다 오징어, 갑오징어, 쥐포, 다슬기, 땅콩 등등을

사먹었고 그런 자길 기억하신 아줌마가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날엔

군밤을 봉투 가득 넣어 주셨다며 기억이 생생하단다.

관광이 아닌 연구조사를 목적으로 갔기에 한 번씩 갈 때마다 보름이상 장기 투숙을 했단다. 

그런데 지금에 명동은 튀김집이 많은 것 같다면서

 리어카의 그 풍경이 눈에 선하다고 옛날이 좋았단다.

그 분들은 지금도 리어카를 끌고 계실까 괜시리 궁금해진다면서

한국이 많이 변해가고 있어 조금 안타깝단다.

지금도 명동쪽에 포장마차는 있을 거라고 다음에 한 번 가보자고 그랬더니

그 시절의 그 분위기를 다시 한 번만 느껴보고 싶다며 많이 그립단다.

이런 깨달음의 얘길 듣고 있으면 깨달음 머릿속에 있는 한국의 이미지는

약 20년전의 모습들도 가득차 있음을 느낀다.

오늘은 타임머신이라도 태워 그 때 그 시절, 그 호텔 앞으로 데려가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어릴적, 서로 친하지 않아도 말없는 정이 오갔던 한국으로,,,

괜시리 나까지 그런 한국이 그립고 그리워진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19

  • 예진엄마 2015.01.10 00:13

    두 분 말씀이 백번 이해가 됩니다!
    저는 나이는 그리 많지 않지만^^;;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시대 세상이 좋았고 그리워요!
    2 월에 한국에 오시는군요~ 기대되실 거 같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답글

  • 윤정우 2015.01.10 00:16

    다시 되돌릴수가 없기에 그시절 그때의 향수가 아련하는것 아닌가요? 오늘은 많은것들에 대해 짜증이 많았는데 잠시 이글을 읽고 편안해졌네요
    감사합니다
    답글

  • 윤정우 2015.01.10 00:16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최윤희 2015.01.10 01:11

    저도 그 시절이 그립네요 포장마차에서 닭똥집 먹던 그때가요 이제는 포장마차도 그때 같지 않아요 친구와 밤새 이야기하면서 마시던 소주가 정말 그리운 밤이네요....
    답글

  • 은민 2015.01.10 01:26

    깨달음님도..찬란했던 그때의 90년대를 기억하시나 봅니다..ㅠ
    답글

  • 남무 2015.01.10 06:02

    글속에서 군밤향기가 나는듯..
    깨달음님이 받았던 군밤봉지는 참 따뜻했을거
    같아요ㅎ
    애기가 아픈지 일주일 입원 4일차
    오늘 중요한 검사가 있어요..
    새벽에 눈이 번쩍 떠지네요..
    다음에 좋은소식전할게요^^
    답글

  • jacky 2015.01.10 10:10

    큰일 났네요
    전 점점 깨달음님 한테 빠져드는것 같군요
    이뻐죽겠어요 (미안해요 제가 환갑이 훨 넘었답니다) 읽을때 마다 웃고 딸 아이 한테 이야기 해주고 이젠 사위 기 질투 할 정도입니다
    언제나 웃음 주는 케이님 고마워요
    답글

    • 이쁜겅쥬 2015.01.11 16:40

      ㅎㅎ 저는케이님보다한참 어린데 케이님이뻐죽겠어요 란그맘 이해해요ㅎㅎ저도팬이네요

  • 2015.01.10 11:0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김동일 2015.01.10 13:06

    330번째 공감누르고

    ~~~~
    맛아여 엄마가 음식만들며 손으로 집어 입에 넣어주는 그맛이 참맛인걸여 ....
    76년도에 돌아가신 엄마생각하게 하네여
    세상이 변해서 편한데
    엄마주소를 몰라 레비에 찾아봃수가 없네여 .....
    답글

  • 채영채하맘S2 2015.01.10 14:25

    90년대에 저는 초중고등학생때네요. 그때 엄마따라 갔던 시장에서 느꼈던 정은 참 정겹고 따뜻했는데 지금은 느끼기 참 힘들죠. 저도 그때의 그 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요
    답글

  • 2015.01.10 16:15

    오늘케이님글을보니한국생각나내요.형제가많으시면좋겠어요.작년에몸건강으로힘드셨는대금년에건강하시길바래요.알콩달콩재미나보이세요.전일본이십년넘었어요.일본제이고향이고.가끔케이님생각해요.케이님블로그는너무좋아요.케이님니가까이느껴줘요.항상재밌어요블로그
    답글

  • 덤플링 2015.01.10 17:43 신고

    요리 잘하세요... 코다리 참 맛있어보여요 !! :)
    답글

  • 2015.01.10 18:5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이쁜겅쥬 2015.01.11 16:39

    언니랑야심한밤 엄마몰래 얼린보리차랑 맛동산을이불속에서 먹었던 옛추억이생각나네요.ㅜ
    케이님건강히잘있나요... 늘응원합니다~~한국의팬 이쁜겅쥬로부터♡
    답글

  • 못난이지니 2015.01.11 19:44

    20년전 명동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어째 저는 깨달음같은 추억은 없네요^^;하지만 레스토랑 돈까스는 단돈 천원에 먹을수 있는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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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수해 2015.01.12 14:11 신고

    844번째 공감 누르고갑니다.

    좋은글읽고갑니다~
    답글

  • 쇼퍼홀릭 G양 2015.01.12 16:28 신고

    정말 공감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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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선 2015.01.13 16:05

    저두...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30대 중반이 되어가니 그리운 것들이 하나둘 생겨요..
    얼마전에는 서울극장에서 영화 보던게 생각나더라구요..
    오징어 얘기 하시니 영화가 생각나요...
    멀리플렉스 영화관이 생기기 전에는 정말 극장에 크게 영화 사진 붙어 있고.. 그것만 하던지.
    아니면 한두개 동시 상영 그랬는데....
    지금 영화관은 편하고 선택할 것도 많고 크고.. 좋지만...뭔가 아쉬워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