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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한국식 집밥을 고집했던 남편만의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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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난 식사준비를 바로 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 공휴일도 내 아침 준비는 변함이 없다.

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깨달음은 샤워를 하고

샤워가 끝나면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다음 의자에 앉는다.

난 그 시간에 맞춰 밥과 국을 푸고,

깨달음은 젓가락을 들고 [잘 먹겠습니다]를 얘기하고 먹기 시작한다.

샐러드, 멸치볶음, 갓김치, 다시마조림, 북어포 조림, 동치미, 계란후라이, 미역국.


 

샐러드, 명란구이, 동치미, 우메보시, 멸치조림, 미니햄버거, 바지락국.

 

샐러드, 마늘장아찌, 청경채나물, 생선초조림, 멸치볶음, 계란국, 생선어묵.

 

밥이 먹기 싫다고 하는 날은

포도, 바나나, 사과, 시금치나물, 감자샐러드, 미니 햄버거, 두부국

 

샐러드, 우메보시,배추나물, 생선초조림, 겉절이 , 연근어묵, 낫또, 미역국.

 

깨달음은 아침 뿐만 아니라 집에서 먹는 밥을 많이 좋아한다.

휴일, 집에 있는 날이면 낮, 저녁까지 반찬이 있고 없고를 떠나 모두 집에서 먹고 싶어한다.

오늘 저녁에 준비한 메뉴,,,

감자샐러드, 계란찜, 무우간 것, 두부조림, 참치전, 시금치 햄볶음.

외식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 먹으면 그렇게 맘이 편하단다.

 

좀 특별한 메인음식을 만들면 후배나 친구 불러 같이 먹었으면 하고

친구집에 가면 친구네 [집밥]을 먹어보려고 한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친한 사이 아니면 집에 초대해서 식사를 같이 하고 그런

거의 없고, 서로 신경을 써야하니까 불편해서 찾아가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우리 동생집, 언니집에서 먹는 [집밥]을 더 좋아한다.

언젠가 대학 후배집에 갔을 때도 후배가 해 준 낙지볶음을 먹고 너무 행복해 했었다.

특별한 반찬같은 건 필요없이 늘 그 가족들이 먹는 반찬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아서 좋단다.

당신은 있는 반찬으로 괜찮다고 그러지만

일단 누군가 집에 와서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은근 신경쓰이는 일이라고

그래서 한국도 요즘은 집에 누구를 초대해 먹고 그러지 않는다고 그랬더니

도심은 몰라도 시골은 아직도 동네사람들이랑 한가족처럼 먹을 거라고

한국 테레비에서 봤다면서 그런 인간관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건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각 가정마다 김치맛도 다르고, 나물맛도 다르기 때문에 그 집의 [집밥]을 먹는다는 건

 그 가정의 풍습도 알수 있고, 만든 사람의 정성, 마음을 먹는 것이여서 좋았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여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한국식 [집밥],,,

국그릇, 밥그릇, 젓가락, 접시,,,집집마다 음식 분위기도 달라 좋았단다.

그러고 보면, 정말 된장찌개, 김치찌개, 오징어볶음 같은

한국인의 식탁에 흔히 올라오는 평범한 메뉴들을 많이 좋아했었다.

내가 반찬거리가 하나도 없다고 그러면 김치 넣고 부침개 한 장 해달라고 하는 깨달음..

나도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뭘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는데

깨달음은 나하고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집밥]을 고집하는 게 아닌가 싶다.

특별하지 않고, 늘상 우리가 먹어 왔던 그런 음식들,,,,  

 내일은 깨달음이 좋아하는 잡채 좀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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