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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남편이 두려워하는 아내의 사랑 확인법

by 일본의 케이 2017.10.07

[ 이번주는 어디라고? ]

[ 교토 ]

[ 1박2일? ]

[ 응, 근데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한밤중일거야, 도쿄에서 바로 미팅 있거든]

[ 그래,,술 마셔야 돼? ]

[ 음,,식사하고,,또 2차로 가겠지..]

[ 알았어, 가방 챙겼어? ]

[응, 지금부터 챙길거야,, ]

회사일이 바쁜 경우 깨달음은

자신이 직접 출장을 가곤 한다.

한달에 한 번, 많을 땐 두세번의 출장을 가고

당일치기로 돌아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이

주말을 낀 1박2일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깨달음이 출장을 가고 혼자 남아도

난 여느날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다.

함께 있어도 각자의 할 일들에

빠져서 자유로운 생활을 해서인지...

잠자리에 들기전, 잘자라는 카톡을 보내기까지

깨달음이 부재임을 전혀 못 느낄 때도 있다.


그러다가 아주 가끔이지만 

뜬금없이 깨달음에게 지금 있는 곳의 사진을 

찍어보내라고 할 때가 있다.

영상통화를 하면 될 일이지만 영상보다는

사진으로 보는 걸 난 더 좋아한다.

 그냥 주변상황을 몇 컷트 보내라고 하면

깨달음은 그곳이 어디든, 몇시든 상관없이

연속해서 몇장의 사진을 보내온다.

가게에서, 전철안에서, 호텔에서, 식당에서, 

미팅장소에서, 길거리에서..

그런데 지난번 나고야 출장 갔을 때 언니들이 있는

유흥업소인 것 같은 사진을 보내왔다.

 즐거운 분위기가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한 컷이였다.



밤11시간 넘어가고 있는데 흥이 제대로 난

 모습들을 보니 피식 웃음이 세어 나왔다.

아침에 카톡을 확인했더니 새벽 1시가 넘어서야

 호텔에 들어갔고 술이 취하면 습관처럼 

빵이나 간식을 먹는 버릇 그대로

침대에 빵이 던져져 있는 사진은

꽤나 술이 많이 취했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짐가방을 챙기던 깨달음이 묻는다.

[ 이번에도 주변 사진 찍어 보내라고 그럴거야?

 불시에 검열이 들어오는 것 같아서 

항상 긴장을 풀 수가 없어.. ]

[ 긴장 할 게 뭐가 있어? 

수상한 짓을 본인이 안 했으면

언제 검문이 들어와도 떨어야할 필요 없잖아 ]

[ 언제 검열을 당할지 모르니까 떨리지...

 나 같은 남자는 없을 거야,,.다른 남편들은 

사진 일일이 찍어 보내지 않을 걸? ]

[ 난 당신이 지금 뭐하나 갑자기 궁금할 때가 

있어서 그랬어. 생각보다 당신 은근 불편했나 보네

난,,당신도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는 줄 알았는데

그럼 이제부터 안 보내도 돼.. ]

[ 진짜? ]

[ 응, 진짜로,,이제 안 물어 볼게..]

[ 왠지,,,그 더 무섭게 느껴지는데...

그냥 지금처럼 물어 봐 줘,,우리 아내가 사랑을 

확인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사진 찍어 보낼게..]

[ 아니라니까,,그런게 아니라

단순히 뭘 하는지 궁금해서 그랬던 거야 ]

[ 궁금한 것도 있었겠지만, 약간 의심스러워서

 보내라는 거 아니였어? 그리고 당신 가끔

 퇴근하고 돌아오면 갑자기 내 몸에 

냄새를 맡아보고 그러잖아,

그것도 사랑의 확인 아니야? ]

[ ............................. ]

[ 그냥,,느낌이 이상할 때 그랬던 거야,,

솔직히 말해 사진을 보내라고 했던 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고 싶었던 거였고

갑자기 냄새를 맡았던 건

생각보다 술을 안 마신 것 같아서 그런거야,,

당신이 많이 불편했던 것 같은데

진짜 괜찮으니까 이제 사진 안 보내도 돼, 진짜! ]

[ 아니야,,당신은 아무말 없이 행동으로 즉시 

옮기는 사람이여서 내가 혹시 무슨 잘못을 하면 

바로 처형을 당할 것만 같애..]

[ 처형? ]

[ 응,,당신이 나한테 [죽을래?]라고 자주 하잖아,,

정말 죽임을 당할지 모르니까 조심할 거야,,]

[ 장난으로 그런거지, 한국에서는 농담으로

자주하는 거 당신도 알잖아,,]

[ 그래도 난,,세상에서 당신이 제일 무서워,,,]

[ ............................. ]


난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깨달음 핸드폰을 

체크한다거나 가방이나 프라이버시 부분들에 

터치하지 않았고 관심 갖지 않았다.

물론 경제적인 면도 노터치다.

깨달음이 일본인이여서가 아니라

내 자신 스스로도 터치 받는 걸 매우 싫어해서인지

상대에게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행여, 깨달음에게 무슨 핑크빛 사연이

생긴다해도 그만큼의 댓가를 치르면

된다고 결혼초에 이미 약속을 했었고

 깨달음 역시도 잘 알고 있기에

외도나 추문, 부정행위에 대한 걱정, 트러블을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깨달음은 가끔 확인하듯 묻는다.

[ 내가 바람을 피우거나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벤츠 한 대 사면 되는 거야? ]

[ 응,,,, ]

[ 그럼 화는 안 내는 거야? ]

[ 일이 발생한 후에 화를 내서 뭐하겠어? 

그냥,,그에 합당한 처분을 내리면 되지..

[ 역시,,당신은 합리적이야,,]

[ ............................ ]

깨달음은 자기 자신이 완전히 [케이]라는 

여자에게 길들여진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아주 자유롭게 풀어주면서도 무방비 상태일 때 

치고 들어와 항상 긴장을 하고 산다고 했다.

[ 깨달음씨, 긴장하고 살면 당신도 피곤하잖아,

그냥 당신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그 대신

 자유 속엔 책임이 따르고, 죄를 지었으면 

그 죄값을 달게 받으면 되는 것 뿐이야~]

이런 내 말에 깨달음이 몸을 덜덜 떠는 흉내를 

내며 평범하면서도 명백한 그 지침이 무섭단다.


내가 한국이나 다른 출장이 있어 집을 비우고 

돌아올 때면 깨달음은 항상 공항에 마중을 나온다.

그리고 남의 시선 같은 건 의식하지 않고

늘 저런 포즈로 날 맞이해 준다.

이런 모습을 보고 내 친구들은 부인바보라며

일본사람 같지 않다고들 한마디씩 한다.

 [사진 보내기]를 아내의 [사랑 확인]이라 

생각했다는 깨달음은 아직까지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

부부란, 서로의 믿음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들이 모아져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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