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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남편이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들

by 일본의 케이 2024.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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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으로 칼국수를 먹겠다는 깨달음을

말릴 수 없었다.

 면 보다 밥이 좋은 나와 달리 깨달음은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남대문 칼국수를

꼭 체험해 보길 원했고 다행히도 그곳엔

찰밥이 덤으로 딸려나와서

난 찰밥으로 아침을 맞았다.

 

버스를 타기 위해 서울역에 잠깐 들렀는데

약국을 지나치던 깨달음이 쌍0탕을 마시고

싶다고 한다. 박0스를 마시면

피로가 풀리고 한약으로 만들어진 따끈한

쌍0탕을 마셔두면 감기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 같은 걸

가지고 있었다.

 

약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은평한옥마을이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면서 북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지만 솔직히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다고 한다.

 북한산의 기품이 멋져서 한 번

올라가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단다.

[ 이 동네는 처음이어서인지 

느낌이 신선하고,, 저 북한산하고

이 한옥마을이 하나의 풍경처럼

잘 어우러졌어, 오길 잘했다 ]

 

한옥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커피를 한 잔

할 요량으로  카페를 찾았는데

하필 휴일이었다.

[ 깨달음, 저기 산 쪽으로 가면 계곡에

막걸리 파는 곳이 있던데 갈래? ]

[ 그래? 가자 ]

한옥마을 탐방 스케줄을 들었을 때

미리 주변을 검색해 놓았던 덕에 바로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 여기 너무 좋다,, 개울가 옆이어서

물소리도 들리고 완전 내 스타이이야 ]

상기된 목소리로 막걸리를 따는 

깨달음 얼굴이 순수하게 보였다.

큼직한 해물파전을 한 입 먹어보고는

맛있다면서 다른 것도 맛보자길래

골뱅이 무침을 주문했는데 주인 아주머님이

첫 손님이니 많이 먹으라면서

양을 4인분 기준으로 주셨다.

해물파전에 골뱅이를 올려 아무리

열심히 먹어도 좀처럼 줄지 않아 

포장을 부탁드렸다.

 

깨달음이 배가 불러서 좀 걸어야 될 것 같다길래

다시 한옥마을로 내려와 한 바퀴 돌고 

버스를 탔다.

[ 깨달음, 버스가 편하지? ]

[ 진짜 좋아, 왜 이제까지 몰랐을까,, 지하철은

오르락내리락하고 갈아타고 그러는데

이건 바로 탈 수 있고 밖을 볼 수 있잖아,

서울 외곽 거리를 둘러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해 ]

늘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고 이동했던 우리가

버스의 편리함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다음 목적지는 홍제천 인공폭포였고

깨달음의 감탄은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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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 인공폭포를 이렇게 크게 만들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누가 이런 발상을 했을까,

뭘 만들어도 대담하고 센스가 있다면서

일본인이 이런 계획을 세웠다면

아주 작은 사이즈였을 거라면서

 한국에 졌다고 말했다.

[ 한국에 졌다는 말은 무슨 뜻이야? ]

[ 음,, 몇 년 전부터 느낀 건데.. 확실히

한국이 많이 앞서가고 있다는 걸 느껴,

모든 면에서, 그래서 일본이 졌다는 거야 ]

[ 이기고 지고,, 그런 게 뭐가 중요해? ]

[ 중요하진 않지만,, 일본인들에게

없는 발상력이 부럽다는 거지 ]

 

그런 말이 불쑥 나왔다는 건 늘 마음속에

한국에 대한 경쟁심 같은 게 있었던

거냐고 내가 물었다.

두 나라가 늘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그런

사이다 보니까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건축물을 포함해

무언가를 창조하고 새로 만드는 발상 자체가

참신해서 일본과는 확연히 다르마며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단다.

[ 과감하다고나 할까, 주저함이 없어,, 한국은,

일본도 그런 점을 조금 배워야 하는데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잖아 ]

왜 인공폭포를 보고 그런 의미 깊은 생각을

하게 됐는지 100%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깨달음에게 비친 서울의 모습은 늘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우린 꽤 오랜 시간 카페에 앉아 

인공폭포를 바라보며 얘길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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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저녁은 가족들을 만나 식사를 하고

다음날 우리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롯데마트에서 직원들에게 줄 선물도 사고

깨달음이  좋아하는 버터바도 구입한 후

한국에서 마지막 식사는 짜장으로

마무리를 했다.

 

[ 수고했어요, 깨달음 ]

[ 당신도 수고하셨습니다 ]

코리아타운에서 먹었던 짜장 하고는

급이 다르다면서 맛있게 먹던 깨달음은

탕수육을 포장해서 일본에 가져가고

싶다고 했지만 육류는 세에 걸린다는 걸

알고 있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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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

일 관계로 한국분들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하지만 내 주변에서 한국분들을 찾으려면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다.한인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 지인의 지인을

keijapan.tistory.com

 

바람은 교통사고가 아니다.

[ 왜 오늘 아침에 배웅하면서여자 조심해!라고 그랬어? ][ 그냥,,][ 원래 그런 말 안 하잖아 ][ 그냥, 아무 뜻 없이 나온 말이야 ][ 그런 말하는 사람 아닌데 갑자기그런 소릴 하니까 너무 이상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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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서울행은 허튼 시간을 안 보내고

짜임새 있게 하루하루가 충실해서

대만족이야 ]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이번 한국행은 엄마를 위한 효도가

목적이라고 했지만 부동산 일도 봐야 했다.

조만간에 또 와야 할 상황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한국행은 잘 먹고, 잘 쉬고,

잘 보고 잘 마무리하게 돼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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