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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 지갑 속을 열어보니 할 말이 없다.

by 일본의 케이 2014.03.19

아침, 출근을 앞둔 깨달음이 뭐라고 구시렁 구시렁 거리면서 자기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여행 가방까지 꺼내 다 엎어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들이 4월달에 골프치러 한국(서울)에 가는데 맛있는 곳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그랬다고

자기가 챙겨둔 명함을 찾고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단다.


 

출근하라고 내가 찾아 보겠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찾는 명함은 꽃게찜 가게와 만두집이라고

찾아보고 없으면 인터넷에서 뽑아 달라는 부탁을 하고 출근을 했다.

 

깨달음에겐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한국 전용지갑이 있다.

 지갑을 열어 봤더니 언제 갔는지 난 기억도 안 나는 명함들이 들어있다.

목포, 인천, 서울 강남까지..... 그리고 교통카드도 2장.

지갑 귀퉁이 깊숙히 넣어 둔 아주 오래전에 접어 둔 것 같은 만엔짜리 두 장...

 

하긴, 맛있다고 생각하는 곳은 빠짐없이 명함을 가져왔던 걸로 아는데 정말 꽃게찜 명함이 없다.

인터넷에서 찾아 일단 프린터를 해 두고 문자를 보냈더니

그 외에 추천할 만한 맛집 리스트도 좀 뽑아달라고

아침식사는 설렁탕, 곰탕같은 계열,

점심은 국수, 짜장면, 비빔면, 만두같은 계열, 

저녁은 삼겹살, 곱창,갈비 육류계열로 그리고 포장마차 골목도,,,,

[ .................... ]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에게 접어 둔 2만엔과 교통카드는 뭐냐고 물었더니

 한국에서 술 먹다가 돈 떨어지면 낼려고 넣어 두었고,

교통카드는 전철타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경하고 돌아다닐려고 샀단다.

[ .................... ]

나 없어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혼자서 참 잘 한다.

단지 한국말을 못하고 한글을 못 읽을 뿐이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빼놓지 않고 다 즐기는 깨달음이다.

내가 적어 준 우리집 주소와 전화번호 메모는 어딨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아도 그것도 없어졌다고 다시 적어 달란다.

길 잃어 버리면 어쩔 생각이였냐고 쏘아 부쳤더니

우리 엄마집 아파트 사진 보여주고 그 아파트 단지까지만 데려다 주면

호수는 알고 있으니까 찾을 수 있단다.

그것도 안 되면 명함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술 한 잔하면서 손님들에게 자기 사정을 얘기하면

 자길 불쌍하게 생각해서 한국사람이 다 도와 줄거라면서 걱정할 필요 없단다.

[ .................... ]

처갓집 주소보다 가게명함을 더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깨달음.

점점 무대포가 되가는 것 같아 할 말이 없다.

 


댓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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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한국사람 다 되었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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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코냐옹이 2014.03.19 12:39

    ㅎㅎㅎ 깨서방님 너무너무 사랑스럽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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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게 이름들이 '남도'가 들어간 곳이 많이 눈에 띄네요. 역시 깨달음님도 남도 음식에 매료되신건가요~ ㅋㅋ
    저희 아내도 한국에서 쓰는 지갑이 있는데, 집주소하고 2만원하고 교통카드만 들어있는거 같아요.
    길 잃어버리면 집 주소 보여주고 택시타고 오라고 해놨어요.
    근데 깨달음님은 알아서 잘 챙기시니 든든하시겠습니다~ ^^
    깨달음님 말씀처럼 어려워하는 외국인 있으면 한국 사람들이 많이 도와줄거에요. 특히 광주분들은 더 정이 많고 그러지라잉~
    아내한테 허락받고 우리 아내 지갑도 언제 공개할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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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요리사 2014.03.19 13:24

    대단하신 깨달음님이세요.
    케이님!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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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9 14:0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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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 2014.03.19 15:42

    블로그 내용이랑 글솜씨도 좋으시지만 깨달음님 소식 때문에도 자주 찾게 되는것 같네요 ^^ 깨달음님이랑 언젠가 정모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들고요 ㅎㅎ 한국을 진심으로 좋아하심이 참 정겹고 일상의 이야기들 속에서 뵈는 깨달음님은 참 좋은분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깨달음님 팬 다 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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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tin 2014.03.19 16:39

    하하하.. 명함까지 보관해두는 저 심정.. 충분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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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니 2014.03.19 17:49

    즐겨 보고 있는 독자 입니다.
    이번 내용은.. 글을 안 남길 수가 없네요 ㅠㅜ
    어른에게 죄송하지만.. 너무 귀여우세요 깨닮음 남편분 ㅋㅋㅋ
    외국인에게 더욱 더 친절해야겠어요~~
    답글

  • 2014.03.19 18:2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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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갇힌아줌마 2014.03.19 19:46

    왠지뭉클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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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2014.03.19 20:33

    이렇게 표현해도 될랑가 모르겠네요~
    깨달음님 귀여우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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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칩스 2014.03.19 20:49

    위급상황 대처 메뉴얼이... 거의 천재 수준 ㅋㅋㅋㅋㅋ 깨서방형님 그 방법 분명히 통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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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9 21:3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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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밤똑순이 2014.03.20 00:23

    저도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참 귀여우시고 순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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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오후 2014.03.20 01:29 신고

    역시 깨달음서방님은 깨달음이 많으십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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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원길 2014.03.20 08:18 신고

    따뜻한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행복한 한국투어 친구분들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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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이 2014.03.20 10:28

    ㅋㅋ 저 와중에 소시가 보이네요 ㅋㅋ 저건 뭔가 궁금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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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만디 2014.03.26 10:28

    귀여운 무대포네요....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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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13 23:0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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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머펫37 2014.12.16 02:54

    진짜 눈물나게 웃기면서도 귀엽단 생각이 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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