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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너무 솔직했던 후배와의 통화

by 일본의 케이 2021.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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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나, 뭐 해? 요즘? ]

[ 응, 뭐 똑같지.. 아 지난주부터

패럴림픽 보란티어 지금 하고 있어 ]

[ 기어코하네,,하여튼 그 고집 누가 말려..]

대학원 후배인 민우가 언제나처럼 불쑥 전화를 해왔다.

[ 넌 잊을만 하면 꼭 전화하더라 ]

[ 응, 일본 뉴스가 많이 나올 때마다 누나 생각나서..]

버릇처럼 우린 서로의 일상들을 묻고 대답했다.

민우는 여행을 자유롭게 못 떠나 몸이 근질거리고

하는 일도 많이 줄어서 모두 접어버릴까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두 번 하고 있는 중이라 했다.

그리고 최근에 썸 타고 있는 여자가 생겼다고 했다.

썸을 탄다는 뜻을 어렴풋이 알고 있던 터라

썸이라 말하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고 했더니

민우는 설레고 있는 상태와 긴가민가하면서

애매모호한 분위기의 몇 가지 예를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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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좋아? ]

[ 좋다기보다는 연애를 너무 안 해서 무덤덤

했는데 그냥 오래간만에 이성을 느낄 수 있어 좋아 ]

[ 아직까지 난 썸에 대한 정의가 뭔지 모르겠는데

그러다 사귀는 거야?  ]

[ 사귀게 되면 사귀고 그냥 썸으로 끝나기도 해 ]

지금은 썸을 타는 관계여서 어떻게 진전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다음달에 자기랑 같이

늘 붙어 다녔던 친구가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됐는데 왠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며 자기도 그냥 적당히

괜찮은 사람 생기면 결혼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 근데, 누나, 내가 결혼을 생각할 때마다

누나가 했던 말이 떠올라서 겁이 난다니깐 ]

[ 내가 뭐라 했는데? ]

[ 결혼을 하면 빼도 박도 못한다고, 그 말이

왜 내 뇌리에 박혔는지 모르겠는데

결혼을 떠 올릴 때마다 그 말이 생각나.. ]

[ 내가 또 한 마디 해줄까? ] 

[ 아니, 하지 마,나,그럼 정말 혼란스러울 것 같아]

[ 민우야,,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해줄게. 있잖아,,

결혼은,, 아니 결혼을 해야만이 보이는 

지옥이 있어. 결혼하기 전에는 안 보였던 지옥이

결혼을 하는 동시에 지옥문이 보일거야... ]

 [ 왜 그래!!!!!!!!!!!!!!!! 누나!!!!!!!!!!!!!!!!!!]

이상한 소릴 내면서 그만하라고 외치는

민우가 귀여웠다.

[ 민우야, 그래도 실망하지 마,,, 천국도 있어..

근데 그 문은 자주 안 열려,

둘이 노력하지 않으면...]

[ 그건, 또 뭐야~~]

민호가 물었다. 그런 말 하는 거 자체가 형님한테 

미안하지 않냐고, 그래서 또 깔끔하게 대답해줬다.

깨달음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했던 사람이고

우린 늘 현실적으로 아주 냉정하게 서로를

분석해가며 사는 부부여서 괜찮다고 그랬더니

형님이 지옥을 봤다고 토로했다는 게

의외라면서 빼도 박도 못한다는 말보다

강도가 너무 세서 자기 트라우마 생기겠단다.

[ 천국도 있다니깐, 지옥만 있는 건 아니야,,

근데.. 그 맛이.. 니 인생을 통틀어서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맛을 볼 수 있다는 거지]

전화기 너머로 민우가 진저리를 치는 모습이

상상이 됐다.

https://keijapan.tistory.com/1404

 

남편이 털어놓은 결혼생활 10년

호텔로비에 들어서면서부터 깨달음은 사진을  찍었다. 화장실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고 있는동안 난 로비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했다. 10월 1일부터 Go to Travel캠페인 대상을 도쿄까지 포함해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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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잠시 화제를 바꿔 노후를 편히 살기 위한

자산관리 및 투자에 관한 얘기를 했다.

나는 원래 주식이나 투자 쪽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민우는 노후를 위해 여러 형식의

투자를 하고 있었다.  

40대까지만 열심히 일하고 50대가 되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과 병행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몇 가지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내가 귀국하면 같이 하고 싶은 일도

몇가지 구상해 둔 게  있다면서 문득  

지옥과 천국을 오가면서도 왜 같이 있냐고 묻는다.

[ 갈라서면 내 마음이 편할까 스스로에게

많이 묻고 또 묻곤 했지.. 근데 헤어지는 게

더 마음이 불편해.. 그래서 같이 있는 거야 ]

[ 정이야? ]

 [ 몰라,, 그니까 내가 말했지? 결론은

빼도 박도 못한다고 ]

[ 그러네... ]

민우가 지금 썸을 타고 있는 여성분은

일본인이라고 했다. 그래서 한번 상상해 봤는데

행여나 결혼하게 된다면 일본에서도 한 번 살아보고

우리와도 자주 만나 어울릴 수 있을 거라

혼자 잠깐 스치듯 생각해 봤는데 오늘 나와 나눈

대화가 너무 쇼킹해서 자동 녹음된 통화내용들을

시간 날 때  들어보겠다고 했다.

[ 누나, 내가 누나가 남긴 어록을 깔끔하게 

 파일로 정리해 둘게 ]

[ 그럴 필요까진 없고,, 그냥 귀담아듣지 말고

흘려버려,, 별로 도움이 안 될 거야 ]

[ 그럼 처음부터 흘려버릴 정도로 가벼운

얘기만 하지, 왜 무거운 얘길 한 거야 ]

[ 미안, 미안..]

따지듯이 묻는 민우에게 괜한 소릴 했다는 생각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35

 

모두가 조금씩은 아프며 살아간다

참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근 3년이 넘은 것 같은데 후배의 목소리, 느릿한 말투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지 전에 코로나 시대에 어찌 지내는지가 서로 궁금해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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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eijapan.tistory.com/1474

 

우린 권태기가 아니였다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서인지 산책 나온 사람들이 거의 없다. 햇살이 있는 동안 얼른 다녀오자며 우산을 챙겨 나왔다. 서쪽하늘엔 먹구름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었다. 공원을 한 바퀴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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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나와 통화를 했던 민우는 많이

우울했었다. 정신과 육체가 피곤한 상태였는데

오늘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어서 굳이 묻지 않았다.

자신의 얘길 털어놓으며 유쾌하게 통화를

할 수 있는 상대로 나를 택해줘서 고마웠다.

민우가 가지고 있는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서로가 신뢰하는 바가 커서인지

감출 것도 에둘러 말할 것도 없이 

아주 솔직한 내 결혼관, 우리  부부생활을

주저 없이 얘기했던 것 같다.

내가 아닌 결혼에 관해 아주 긍정적이고

지옥보다는 천국에서 많이 생활하는 부부들도 분명

존재하니 그런 커플들의 생각도 참고했으면 좋겠다.  

민우에게 카톡을 다시 해야겠다.

나 같은 사람은 꽤 드문 케이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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