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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가끔은 미치게 울어도 괜찮다

by 일본의 케이 202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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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난 무슨 생각인지 블로그를 멀리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별로

내 마음이 향하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짬이 날 때면 유튜브를 통해 보고 싶은 장르만

골라 보고는 또 금세 시큰둥해진다.

블로그... 돌아보니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결혼을 하고 낯선? 부부생활을 털어놓으며

일기처럼 써내려가면서 다음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러다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티스토리로

뒤늦게 자리를 옮겼다가 두 번의 

주소변경을 해야했다. 그러다 블로그 글들이

모인 책이 출간되고,,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

10년을 채워가고 있다.

결혼, 해외생활, 가족, 친구, 지인들의 얘기를

풀어냈고 7년 전, 아빠를 떠나보내고

돌아와서 약 한 달간 쉬었고,, 그 외는 

꾸준히 글을 올려왔던 것 같다.

https://keijapan.tistory.com/1306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

잊고 있었던 건 아니였다. 어제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 우두커니 앉아 많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 부부의 얘기가 담긴 책  [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을 구입했는데 책에 사인을

keijapan.tistory.com

 

글을 쓰다 보면 더 솔직해지고 싶을 때가 있다.

모든 걸 보여주고 싶은 날도 있다.

적나라하고 실란하게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늘 적정선을

넘지 않으려 억누르며 수정하고

 돌려 말하기로 포장해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같은 패턴이고 같은 문장 구성이며

똑같은 어구들이 늘어났다. 아마 그런 것들이

스스로를 식상하게 만들어 요즘 블로그를

멀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완전한 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풀어놓기에는

 이미 일본의 케이와 깨서방이라는 등장인물의

이미지가 고정되어 버린지 오래된 느낌이다.

사람 사는 게 늘 그렇듯 그냥 매일 

반복된 일상 속에 파묻히다 보니 그날이

그날처럼 습관처럼 살아가고

그리 버라이어티 하지도 않는다.

그런 속에서 글을 써내는 게 내키지 않았다.

오늘은 해 질 무렵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문득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눈물의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묵여둔

슬픔 덩어리가 터진 듯 자꾸만 세어 나왔다.

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여전히 갈피를 못 잡은 난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상하기만한 이 시간들은 내게 뭘 원하는지..

허기진 내 가슴을 채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인지...

도통 모르겠다.

참아보려 이를 악물수록 한 번 터진 

눈물이 미친듯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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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시절, 늘 혼자이고 꽤 짙은 화장을 한

 독특한 동기생이 있었다.

오타쿠처럼 만화 캐릭터 옷차림을 즐겨

입었고 포르노에서나 나올법한

빨간 망사 스타킹을 신고 과내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다. 

그녀의 일러스트 작품은 신비하다못해

괴기하고 잔혹스럽기도 했고,

너무 섹슈얼해서 프레젠테이션 시간이면

다들 조용히 그녀의 작품에 대한 품평은

하지 않고 뚫어져라 쳐다보곤 했었다. 

어느 날,  교내식당에 혼자있는 그녀 옆에 앉아

말을 걸고 자연스럽게 함께 식사를 했다.

마치, 예전에 알고 지냈던 친구처럼...

우린 바로 친해졌지만 주위 동기들이

놀라고 아주 어색해했다.

 

 그날 연구실에서 엔도 상(遠藤)은 내게 

 어떻게 그녀에게 말을 걸 생각을 했냐며 

 둘이 같이 밥 먹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고

자긴 그녀랑 학부 때부터 줄곧 같았지만

한 번도 말을 섞은 적이 없었다고

나와 웃으면서 얘기하는 게 너무

의아해 보였다고 했다.

그녀의 옷차림이 좀 특별할 뿐이지 너랑

똑같더라고 했더니 자긴 도저히 용기가 없어

말을 못 걸었다며 나보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신기한 사람이라고 했다.

난,, 그녀를 볼 때마다 왠지 아프게 보였다.

복장이 이상해질 때마다 자기를 봐달라고

어필하고 있는 것 같았고 뭔가 가슴속에

보이지 않는 슬픔의 냄새가 났었다. 

아픈 사람 눈에는 아픔이 보이고 느껴지듯이 

나도 모르게 말을 걸었다.

한참 친해져 그녀가 속내를 털어놓으며

자기에게 말을 걸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58

 

여러분 덕분에 살아갑니다

주 3회 출근이 일상화로 자리 잡아가고부터 우리 부부의 하루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기 시간들을 충실히 활용하고 있다. 서로의 출근이 달라도 개의치 않고 퇴근이 빠르거나 느려도 그냥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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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eijapan.tistory.com/1476

 

인정하며 사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잠깐 볼 일이 있어 나왔다. 꼭 오늘이 아니면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나오고 싶었다. 깨달음은 아침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번갈아보며 붙박이처럼 거실에 앉아있었고 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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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누군가를 위로하며 달랬다.

나 자신도 이렇게 추스르지 못해 흔들리면서

괜찮다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상대도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고.. 

감추고 숨으려 하면 할수록 더 눈에 띄이고

작아져만 간다고 자신을 믿어도 된다며 다독였다.

모두가 아픈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산다.

그래서 실은 다들 아픔을 움켜쥐고 살아간다고

당신만 더 아픈 게 아니라고....

https://keijapan.tistory.com/1168

 

그래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면 저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분에게 살며시 저를 보여드립니다. 블로그에서 하지 못하고, 할 수 없었던 얘기들도 아주 가끔이지만 털어놓기도 하고,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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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블로그 글이 뜸해져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염려해주심에 감사드리며

저와 그리고 깨달음은 그냥 똑같은

일상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가 무사했음을 감사하며

내일은 또 다른 시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때문에 부쩍 더 울적한 것 같습니다.

 습관처럼 찾아오는 슬픔이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데 오늘은 이렇게

여러분들께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블로그가 권태로워진 것도 물론 있지만

매일 잊지 않고 방문해주시는 이웃님들,

그리고 묵묵히 10년을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계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오늘은 방명록(GUEST BOOK)을

열어두겠습니다.

https://keijapan.tistory.com/guest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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