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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8.04.11

너무 아파 잠에서 깼다.

2년전 오른쪽 어깨로 왔던 오십견이 이번엔

왼쪽어깨로 옮겨와 그 때와 달리

통증이 심해 자다가 뒤척이는 것만으로도

 통증과 저림이 동반했다.

날이 갈수록 왼팔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급기야 옷을 입는데도 거의

팔을 올리지도 돌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한참이나 통증이 가실 때까지 주무르며

기다려야만 했다.

아침 스케쥴을 미루고 병원으로 향했다.

내 증상을 듣던 의사가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제의를 했고 오십견뿐만 아니라

 목뼈쪽에 돌출된 뭔가가 신경을 자극해서

팔이 저리는 거라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았다,

목디스크에 헤당되는 건데 아주 작아서

수술까진 갈 필요없지만 어깨와 팔 저림은

계속될 거라했다. 

처방약은 진통제뿐이라길래 받지 않겠다고 

사양한 뒤 병원문을 나서는데 참았던 짜증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였다. 

웬 목디스크,,,,,별 놈의 병이 다 걸린다는

생각에 아무튼 모든게 화가 났고 화를 내면

낼 수록 어깨가 저려와서 가다가 쉼호흡을

하기 위해 말걸음을 멈춰야했다. 


다음은 알러지 병원에 들렀다.

꽃가루 알러지 약이 작년까지 잘 들었는데

올해는 효과가 떨어졌는지 콧물과 재채기가

멈추지 않아서였다.

[ 아마 그 약에 면역이 생긴 것 같네요,

다른 약 처방해 드릴게요 아, 위가 약하시니까 

위보호제도 함께 처방하겠습니다.]

얼마나 독한약을 주려는 거냐고 툭 말이

쏟아질 뻔 했지만 의사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자체가 우습고 꼴물견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조용히 처방전을 받고 나왔다.


다음은 초음파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택시를 타고 내 담당의가 있는 병원으로 옮겼다.

다행이 문제는 없었고 다음달 예약을 넣고

깨달음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향하는

택시안에서 왼팔의 통증는 점점 심해져갔다. 


 

오늘은 차를 받는 날이였다.

우리가 원했던 차량의 색이 이쪽 매장에 없어

다른 매장에 의뢰를 하다보니 차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내가 매장에 도착하자 직원이 차 키를 건네며

 여러가지 부가설명을 해주었다.

난 사고시의 대체방법만 묻고 운전석에 앉았다. 

조금만 팔을 들어도 찢어질 듯한 통증이 뒤따랐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그냥 

집에까지 차를 가지고 왔다.

깨달음이 옆에서 운전, 새 차에 관한 얘길

한 것 같은데 솔직히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집에 들어와 난 쓰러지듯 내 침대에 누웠다.

[ 병원에서 뭐래? ]

[ 음,,목 디스크 같은 거래.그래서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고 그로인해 저림과 통증이 동반하는데

거기에 오십견까지 겹쳐서 통증이 두배로 

증가된 거라고 했어.. ]

[ 약은? ]

[ 진통제뿐이라고 해서 안 받았어 ]

[ 그래도 받지 그랬어..]

[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잠시의 통증을

잊게 하는 약은 먹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깨달음이 무슨말을 더 하고 싶어하는 입표정을 

했다가 그냥 내 방문을 조심히 닫았다. 

난 지금의 상황이 너무 짜증 스러워서 

울다가 잠이 들었다.

나름 지킨다고 지켰던 건강이,,무기력하게 

무너져가는 모습들이 허무하고 

무상해서 울었던 것 같다. 

내 스스로도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눈을 떠보니 저녁 7시를 막 넘어가고 있었다.


[ 뭐 해? ]

[ 옷정리랑 이불 호청이랑 바꿨어...]

[ 식사해야지...]

[ 응,,이거 마저하고,,]

[ 내가 바꿔주려고 했는데 왜 했어? ]

[ 그냥,,,]

[ 저녁은 밖에서 먹자,,,]

[ 그래.]

[ 많이 아프지? ]

[ 응,,,]

[ 진통제 먹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아니야,,버티어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그 때가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 수술 할 거야? ]

[ 아니 수술하기에는 돌출된 게 너무 작대.

아, 이번에 당신도 운전면허 따지 그래? 내가 아파서

운전 못하면 저 차 어떻게 할꺼야? 

당신이라도 운전하고 다녀야 되지 않아? 

남자가 운전을 하던 안하던 면허는 기본으로

갖고 있는 게 편해, 그니까 이번 기회에

당신도 운전면허 따는 게 좋을 거야..]

깨달음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아무 말이 없다.


집으로 돌아와서야 깨달음이 입을 열었다.

 내가 운전하면서 아파하는 모습이 느껴졌는데

 그걸 꾹 참는 것을 보면서 이래서 당신이

 스트레스가 쌓여간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자기는 

진정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과 도리어 자신이 괜히 차를 사서

 내게 더 스트레스를 준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주차장 문제 때문에

여러가지 복잡한 트러블이 있어서

여러가지 신경쓸 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 육체적, 정신적 아픔들은 오롯히  당사자만의

몫이잖아,근데 당신이 통증까지도  참고

 있는 걸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어..

옆에서 어떻게 해 줄 수 없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해서 답답했어.]

[ 나는 괜찮으니까 당신이나 몸 관리 잘해 ] 

[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건강이야,,]

[ 알아,,,]

[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살텐데...]

[ 삼성 이건희 회장도 못사는 게 건강이야 ]

농담으로 던진 얘기였지만 

정말 현실적인 말이였다.

단지 나이들어감에 따른 여러가지 노화현상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도 없을텐데

불쑥 불쑥, 참을 수 없을만큼 화가 

밀려올 때가 있다. 내 자신에게도 그렇고 

그냥 세상에 대고 악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구의 탓도 아닌데...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는 게 건강이고

젊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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