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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인간관계를 힘들게 만드는 돈

by 일본의 케이 2018.05.30

그녀가 내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

잠시 고민을 했다.

서울에 아파트 중도금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2년 반동안은 좀 타이트한 생활을 해야하기에

흔쾌해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녀가 일본관련 잡화상을 차렸다는 건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가게를 계약할 때부터 인테리어,,

그리고 일본으로 남편이 물건을 하러 몇 번이나

왔다가 간 것도 SNS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가게 오픈을 한 달 앞두고 내게 전화가 왔었다.

한국은 언제쯤이나 나올 생각이냐는 것이였고

나오게 되면 꼭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다.

그녀는 여전히 필요할 때만 친구를 찾는 게

아니라는 걸 감추는 게 서툴렀다.

오래전 부터 그녀는 그랬다.

자신에게 뭔가 도움이 필요할 때면 

열심히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왔고

그래서인지 주변의 친구들은 그런 그녀를

친한 친구로 생각치 않았다. 하지만 난 그녀의

괜찮은 부분을 기억하고 친구로 인식하고

 싶었고 나름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녀의 결혼식,백일, 돌, 입학, 졸업,

 부모님 환갑, 진갑  등등 그녀가 원하면 

항상 그녀의 곁에서 친구의 역할을 했었다.

주변에 친구가 거의 없다는 것도 내가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었던 한 부분이였다.


결혼을 하고 3년 되던 해, 한국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갔을 때, 그녀는 내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고 난 좀 큰 액수의 금액을 빌려 줬다.

돌려주기로 한 약속날을 두번이나 어기면서도

새로 장만한 고급 가구와 차량을 구입하는 

그 무딘 신경에 화가나서 난 매몰차게 

그녀에게 모든 금액을 갚으라고 했다.

그 당시 내가 그녀에게 급한 돈을 빌려줬던 건 

금전적으로 빈곤한 삶이 얼마나 사람을 

위축시키는지 경험을 해 봤던 사람으로서 

그녀는 그런 서러움을 맛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그녀는 내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던 이유와 사용용도가 많이 달랐다.

그녀는 자기 사정을 봐 주지 않았다며

내내 서운해 했고 난 나쁜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 사건 이후, 냉냉해진 그녀와의 관계가 싫어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건넸던 것도 나였다.

친구가 채무자와 채권자가 된다는 게

얼마나 불편하며 혹독한 관계를 만드는지

뼈져리게 느꼈던 경험이다. 그 뒤로는

 친구관계에서도 돈 얘기를 일체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게 부탁을 또 해왔다.

 난 정중하게 사양을 하고 그녀의 계좌에 

약간의 위로금? 같은 걸 보냈다.

빌려주지 못하는 내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전달 되었으면 해서..

그런데 그녀가 울면서 또 전화를 해왔다.

사연은 정말 애절했다. 남편의 투자실패와

 딸아이의 장래까지 하소연을 했다.

나를 일본이모라며 엄청 좋아했던 딸아이의

얼굴이 잠시 스쳤지만 난 또 거절을 했다.



친구가 내게 신용을 잃은 것도 있지만

남편의 평판은 더더욱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 얘길 꺼냈을 때 확실히 거절할 수 있었다.

그녀와 결혼을 한 이유가 그녀가 처녀 때

마련해 둔 아파트와 어느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동기였다고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털어 놓았던 그 남편의 얘길

 난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였다. 

내 친구가 이렇게 된 것도 어쩌면 100%남편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꽤 많은 부분,

친구를 힘들게 했을 것이고, 그러기에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의 모든 인연들 중에는 돈으로

인하여 맺어지는 인연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 인연이 때로는 악연으로 변해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최악의 사태에 이른다고

하는데 바로 내 친구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과 함께 씁쓸함이 밀려왔.


깨달음에게 조언을 얻고 싶어 그녀 얘길 했다.

실은 깨달음도 그녀를 몇 번이나 만난적이

 있어 잘 알고 있는 상대였다.

[ 얼마 빌려달래? ]

[ 금액이 좀 커,,,]

[ 음,,예전에도 빌려주지 않았어? 그것 때문에 

당신 많이 속상해했잖아.그냥 그녀의 어려움을

 같이 나눈다는 생각으로 안 받아도 문제가 

안 될 범위에서 조금 주던지..마음이 가는만큼 

좀 주면 당신이 편하지 않을까? ]

[ 돈은 자신의 땀과 피와 같으니까 함부러

주는 거 아니라고 당신이 그랬잖아,, ]

[ 그랬지, 하지만 내가 땀흘려 가며 힘들어 번

 돈이기에 그 돈을 나눌 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상대에게만 주는 거야.

그 친구가 그렇게 느껴지면 자신의 능력하에

얼마정도 주면 되지..]

[ 그냥 성의표시는 아니지만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뜻으로 조금 송금을 하긴 했는데..

이젠 이젠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

[ 그게 정답이야, 당신 마음이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마,,냉정히 거절하는 게

 그 친구와 당신에게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애.

근데 예전에 내가 친구가 사업이 자금 압박으로

힘들어 한다고 고민할 때 당신이 

나한테 마음이 가는 만큼만 주고 금전거래는

 하지 말라고 말해놓고 왜 그렇게 고민해?]

[ 모르겠어..그냥 신경 쓰여서.....]

[ 내 능력이 되는 만큼 도와 주는 것이

인간관계를 유지 할 수 있는 길이고

더 명쾌한 것은 돈 거래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최고의 관계야~~  ]

[ 알아, 그래서 거절했어 ]

[잘 했어. 그러면 더 이상 고민하지 마 ]



모든 인간관계에는 돈이 걔입되어 있다.

가정, 학교, 회사, 종교, 부모, 부부, 친구 등등

 크고 작은 돈이 오고 가며 그 관계 사이에서

 원활한 돈관계가 이루어지면 돈독한 사이가 

유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로 금이 가고 

소원해지고 만다. 돈은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것이고 인간관계의

질을 결정하기도 한다.

돈에는 항상 욕심과 집착이라는 

괴물이 따라 다닌다고 한다. 우리가 그것을

 제어하거나 적정거리를 두지 못하기에

돈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돈이 중심이 된 세상에서 살다보면

탐욕과 집착이 커져가게 된다. 

친구관계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

돈이 끼어들게 되면 참 꺼끄러운 게 사실이다.

돈만큼 사람의 사기를 꺽는 것은 없다.

누구보다 그 고통과 절박함을 알고 있기에

서로 돕고, 힘이 되고 싶지만 무엇보다

신뢰와 믿음이 무녀져 있는 상태에서는

더 이상의 관계유지는 힘들어 지는 것 같다.

거절하길 잘했다고 내 자신을 

위로하고 위로하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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