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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날 부끄럽게 하시는 우리 시부모님

by 일본의 케이 2015. 3. 19.

 

어머님께 드릴 선물을 샀다.

특별한 날은 아니였다.

그냥, 이 꽃장식을 보니 어머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 샀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번 신정 때 시댁에 가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려서 샀다.

 

그리고 백화점에 들러 봄 마후라를 샀다.

시아버지, 시어머님, 그리고 친정엄마 것까지...

우린 뭔가를 살 땐 꼭 이렇게 3개씩 산다.

전화도 자주 하는 걸 불편해 하시는 시부모님이여서

거의 전화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겸사겸사 전화를 드렸다. 

반갑게 받아 주시는 우리 어머님..

지난 1월 신정 때 전화드리고 3개월만이다.

 

깨달음이 지난주 오사카 출장 갔을 때 같이 가서 

어머님께 잠깐 들릴려고 했는데 내 스케쥴이 맞지 않았다고 말씀드리자

괜찮다고 일이 우선이니 일부러 올려고 말라시며 

집 구하기는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물으셨다.

다시 찾고 있다고 지금 진행상황을 차분히 말씀 드렸더니

옆에서 아버님이 뭐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잠시, 아버님이랑 몇 말씀 나누시는 것 같더니

[ 케이짱, 오늘도 우린 아버지랑 진자(신사)에 갔다 왔단다... ]라고 하셨다.

왜 가셨냐고 무슨 행사가 있었냐고 물었더니

그냥 기도하러 다녀오셨다며

지난 달, 우리가 집 계약이 파기 된 걸 알고 두 분이서

매일  집 근처 진자에 가서 우리 부부를 위해 기도하신단다.

이번엔 무사히 새 집이 구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어제도 갔어야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못가고 오늘은 갔다 오셨다며

여기서 이렇게 무사하라고 매일 기도하고 있으니까

걱정말라는 말씀도 하셨단다.

[ ...................... ]

 (지난 번 우리를 배웅 하시던 시어머니)

 

우리 시아버님,, 90세를 넘은 나이에

다리가 불편해서 근처 슈퍼 가실 때도 지팡이 없이는 못 가시는 아버님이

걸어서 15분거리를 다녀오셨다니....

어머님도 쇼핑카트를 밀고 다니셔야만 하는데...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에 난 아무말을 못하고 잠시 침묵으로 대신하다가

 좋은 소식 있을 거라고  이젠 그만 가셔도 된다고 그러자

아니라고 우리 부부가 새 집 찾을 때까지

아버님이랑 가자고 약속했다고 하시며

끝까지 말 할 생각이 없었는데 아버님이 옆에서

잘 될 거라고 꼭 얘기하라고 하시는 바람에 말한 거라신다. 

[ ...................... ]

그리고 지난 2월 말에도 우리가 한국 다녀와서 친정엄마가 건네주신

 영광굴비가 너무 맛있었다고

늘 받기만 해서 죄송하니까 뭔가를 보내드리고 싶은데

 뭐가 좋겠냐고 물으셨다.

난 그 질문에도 바로 대답을 못 드리고 화제를 다시 바꿨다.

이사하면 저희가 꼭 집에 모시겠다고, 그러니 늘 건강 유지하시라고 하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은 솔직히 있는데

아버님 요실금이 심각해서 장시간 외출을 못하니까

괜찮다시며 이사하게 되면 다음에 내려 올 때

사진 한 장 찍어 보여 달라신다.

그리고 집이 결정되면 귀찮더라고 사양하지 말고

뭐가 필요한지 꼭 말해주라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으니

불편하게 생각치말고 얘기하라고 몇 번 다짐케 하셨다.

 알겠다고,,, 꼭 말씀 드릴테니까

아무쪼록 건강하시라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옆에서 또 아버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케이짱, 깨달음이랑 사이좋게 지내길 바란다~~

깨달음이 속 상하게 하면 언제든지 나한테 전화해~]

[ ............................. ]

아버님은 우리 부부가 작년에 크게 싸워서 위태로웠던 걸 알고 계신다.

그래서인지 우릴 보실 때마다 사이좋게 지내라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씀을 꼭 해주셨다.

슬하에 딸이 없어 내가 딸 같다며 많이 예뻐해 주시는 우리 시부모님...

불편한 몸으로 매일 진자(신사)에 가서 기도 하시는

시부모님 마음을 생각하면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늘  부끄럽고 죄송스런 마음이 들게 하시는 두 분,,.....

내일은 아버님 요실금 팬티도 몇 장 사서 함께 보내드려야 될 것 같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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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구리 2015.03.19 10:03

    아... 너무 보기 좋아요..
    답글

  • 지후아빠 2015.03.19 11:38

    며느리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시는 시부모님이 계셔서 참 행복하실거 같네요...
    참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답글

  • 김명자 2015.03.19 12:18

    케이님 글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답글

  • 나르사스 2015.03.19 15:12 신고

    이야, 이거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답글

  • 김동일 2015.03.19 17:44

    노 부무님에 마음이 전해지는군요
    짠합니다

    답글

  • 2015.03.19 19:1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3.19 21:5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박씨아저씨 2015.03.20 09:46

    싸우지 말고 잼나게 지내삼~
    혹시 싸우더라도 바로바로 화해하고~~
    사과할건 사과하고~~~
    담아두면 병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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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zini 2015.03.20 11:14 신고

    한없이 따뜻해지는 시부모님이네요... 자주 목소리와 얼굴 보여드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실텐데, 참 쉽지 않겠죠?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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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3월 20일자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 허영선 2015.03.20 12:47

    나이드신분들의 걱정하는 마음.. 여유로운 시간을 자식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그 마음..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부모님들의 자식사랑은 그 형태는 다를지라도 얼마나 깊고 크고 자비로운지요..일상에서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이런 글들이 너무 좋습니다. 오늘은 엄마아빠한테 전화 한통 드려야 겠네요~
    답글

  • 민들레 2015.03.20 14:47

    시부모님의 사랑 가득한 기도로 좋은집 구하실것 같습니다.

    답글

  • 2015.03.20 16:5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lovelycat 2015.03.21 00:57

    서로 챙기고 아끼는 모습이 참 아름다운 고부간입니다
    인간관계란 그렇게 상대적인 거죠
    노부모님의 얘기(시부모님이든 친정어머니든)가 나오면 늘 훈훈하더군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답글

  • 위천 2015.03.21 11:44

    케이님의 가족이야기는 늘 가슴으로 읽어야 하네요
    많은 사랑 받으신 만큼 시부모님과 친정 어머님께 효도하고 사세요
    많은 베품의 삶, 복된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답글

  • 채영채하맘S2 2015.03.22 23:00

    케이님의 시부모님에 관한 글을 읽을 때마다 좋은 분들을 부모님으로 두신것이 많이 부러워요
    답글

  • 흑표 2015.03.23 13:15

    케이님 시부모님도 좋으시고 남편도 다정하고..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답글

  • 징징이 2015.04.09 11:29

    지난달부터 일이 바쁜 것보다 마음이 힘들어 정신을 풀어놨더니 케이님 글 중에 못 본 글들이 몇 개 보입니다.
    리스가 참 예뻐요.
    이런 쪽으로는 별 감흥 없는 저였는데 최근 다육이와 꽃꽂이 책을 보고 나니
    이런 생명들이 사람을 풍요롭게 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풍성한 꽃보다 한두 송이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구나... 그런 것도 배웠고요.
    그런데 케이님의 선물인 이 꽃리스는 진짜 예쁘네요.
    갖고 싶구나란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요.
    시어머님께서 케이님의 마음에도 기뻐하셨겠지만 리스가 주는 아름다움에도 감탄하셨을 거 같아요^^
    답글

  • 네롱여왕 2015.05.10 05:40

    그러게요. 케이님 시부모님처럼 저희도 그렇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

  • 2015.05.28 10:0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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