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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요즘, 남편이 자주보는 유튜브

by 일본의 케이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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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자가 10만을 넘으며 우린

집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책을 읽거나 런닝머신을 타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하며

자유로우면서도 약간은

지루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아침부터 깨달음은 거실과 자기 방을

왔다 갔다 했고 어렴풋이 노랫소리도 나고

영화 속 총소리 같은 것도 들려와 부산스러웠다.

[ 깨달음,,뭐 해?  드라마 안 봐? ]

[ 다 봤어 ]

[ 그 학생이 좀비 되는 거 지금 인기래 ]

[ 벌써 봤어.]

넷플릭스에서 인기있는 영화, 신착 드라마는

주로 퇴근해 저녁을 먹으면서 시작해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약 5시간씩 시청을

하다 보니 웬만한 드라마도 2, 3일 정도면

모두 보고 만다.

그런데 요즘, 넷플릭스에 불만이 생겼는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사극 드라마가 생각보다

너무 없어서 예전의 n-next를 다시 가입할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 그래서 유튜브 보는 거야? ]

[ 응,, 볼 게 없어서.. 현대물은 금방 질려 ]

[ 근데.. 웬 노래야? ]

자기가 감명 깊게 봤던 드라마 OST를

들으며 가사를 곱씹어 보고 있단다.

 자신의 인생 드라마라 손꼽은 [도깨비]의

주제곡을 일본어 자막이 있는 것으로 골라

듣고 듣고 듣다가 따라 부르다가

갑자기 울컥 눈물이 쏟아지면 훌쩍거리다

또 듣기를 반복한단다.

[ 드라마를 볼 때 테마곡이 흘러나오면

항상 궁금했거든, 근데 가사 보니까

훨씬 더 드라마틱하다고나 할까.,

그때, 그 장면에 왜 이 노래가 나왔는지

매치가 되면서 또 다른 감동이 밀려와..

여기.. [사랑의 불시착] 주제곡에 

송가인이 부른 것도 있어 ]

[ 아,,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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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가 부른 어른의

가사가 참 많이 슬픈데 따라 부르기 좋고

[ 미스터 선샤인 ]에서 박효신의 그날은

멜로디는 알겠는데 한국어 발음이 어렵단다.

[ 깨달음, 그럼n-next는 내가 가입할 테니까

보고 싶은 사극 봐,,..]

[ 아니야, 그냥 이렇게 음악 들으면서

예전 드라마를 다시 회상하는 것도 좋아 ]

느닷없이 나한테 한 번 불러보라고 해서

사양하고 내 방으로 가려는데 요즘

자기가 노래 연습하는 게 있다면서

가사가 너무 좋고 따듯해서 맹연습 중이라며

보여준 건 이하이의 [ 한숨]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 국민가수에서 박장현이

부르는 걸 보고 내게 가사의 의미를 묻길래

얘기해줬는데 한번 배우고 싶어

유튜브에서 찾았단다.

이하이 버전과 박장현 버전으로 번갈아

듣고 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가사가 가슴에 와닿는단다.

[ 이 노래 작곡가에 대한 얘기도 알지? ]

[ 응, 검색하니까 바로 나왔어. 자살한 거...

일본에서도 엄청 인기 있었다네..]

마지막 가사인 [내가 안아줄게요]가

이 노래의 포인트라며 백마디 말보다는

조용히 안아주겠다는 표현이 찡하단다.

[ 그래서 어느 정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아?

연습했다며? ]

[ 아직 멀었지.. 어려운 노래잖아..

그냥 누군가를 위로해 주고 싶을 때

노래보다는 안아주면 될 것 같아, 근데

유튜브를 찾아보면 일본어를 직역한 것과

의역한 것이 있는데 뉘앙스가 조금 다르지만

가사를 음미하며 멜로디를

익혀가는 중이야 ]

[ 한국어로 연습하는 거지? ]

[ 응,, 근데 너무 어려워.. 이 노래..]

 지난번에는 맨날 재래시장만 보더니 이제

시장은 안 보는 거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보고 있고 드라마 OST도 듣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이은미, 이소라,

백지영 노래도 찾아 듣고 있다는 깨달음.

가사의 뜻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른 상태로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있다며 각 드라마의

OST를 이해해야만이 그 드라마를 봤다고

말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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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

오랜만에 자주 애용했던 중화요릿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이 기다리는 걸 보니 다들 우리와 같은 마음일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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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흥분한 듯보여 다시 자리를 뜨려는데

유튜브에서 뭐든지 일어 자막이 달려 있어

편하다며 다시 [ 한숨]을 틀어놓고

내게 감상을 해보란다.

[ 깨달음, 당신.. 요즘 외로워? 아님,,

위로받고 싶어? 무슨 힘든 일 있어?  ]

[ 아니. 그냥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돼..

한숨을 쉬어도 되고, 실수해도 된다고

괜찮다고 해놓고 정작 본인은

괜찮지 않았다는 거잖아..]

[ ......................................... ]

 

한국의 재래시장에만 있는 것

5월 8일, 어버이날, 그리고 일본의 어머니날(母の日)에 맞춰 깨달음과 함께 선물을 준비했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이 좋아하는 과일젤리, 카스텔라와 앙코 빵,  민트 사탕을 똑같이 포장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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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위로보다 살며시 손을 잡아 주거나

어깨를 빌려주거나 토닥토닥해주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프리허그를

왜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갑자기 양팔을 벌리더니 

힘들고 지친 모든 사람들을

한 번씩 꼭 안아주고 싶어 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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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서 남편이 보았던 것

지난, 5월 엄마와 함께 다녀왔던 여수에서 사 온 쥐포가 두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그 동안 냉동실에 넣어두고 아끼고 아껴 먹었던 깨달음이 오늘은 마지막으로 남은 쥐포를 구워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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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아주면서 무슨 말할 거야? ]

[ 괜찮아요, 좋아요라고 말하지 ]

[ 좋아요는 뭐야? ]

 [ 좋다는 거지. 당신의 지금 모습 그대로가

좋아요라는 거지, 그러니까 괜찮다고 ]

[ .................................... ]

더 얘길 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혹시

위로가 필요하면 내가 당신을 안아줄 테니

언제든지 주저하지 말고 말하라고 하고

내 방으로 돌아와 뭐든지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순진하게 풀어가는

깨달음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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