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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종교문화

by 일본의 케이 2019.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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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깨달음은 옷을 바르게 챙겨 입고

비장한 얼굴을 하고서는 교회를 따라 나섰다.

작년 7월말에 호기심 반, 심심풀이 반으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오늘로 딱 반년이 넘어섰다.

교회 입구에 결혼예식이 있음을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 있었고 그걸 본 깨달음이

 크리스천이 아니면서 결혼식은 꼭 교회에서

 하려는 일본인들의 심리가 재밌다고 했다.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누는데 노무라 상이

나한테 너무 부럽다면서 자신은 이제

이 교회를 못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녀의 남편이 교회 다니는 걸 많이 싫어해서

지금 이 교회가 아닌 집 근처에 있는 작은 교회로

옮겨다니면서 남편을 조금씩 설득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 작년 연말 예배 때도 두분이서 나오셨죠? ] 

[ 네 ]

[ 진짜 너무 부러워요, 보니까 거의 매주 

남편분이랑 같이 나오시는 것 같던데..

그러기가 쉽지 않거든요, 

케이상이 기도를 많이 하셨나봐요 ]

[ 아니에요, 그건 아닌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아직도

신사(神社)에 가서 기도하고 그래요.

유일신은 없다고 생각하더라구요 ]

[ 맞아요, 특히 일본인들은 좀처럼 믿기가

 힘들거에요. 그런데도 계속 나오시는 걸

 보면 참 대단하시네요. 여기 우리 교회 다른

 성도들도 신사는 신사대로 가시고 그곳에서

 주체하는 마쯔리에도 참가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구요. 그렇게 되나봐요 ]

예배당을 나와서도 노무라 상과 

 얘길 나누는데 옆에서 깨달음은 묵묵히 

우리 얘기를 경청하며 가끔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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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태어났음을 알리고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기원하기 위해

아이의 신을 모시는 신사에 가서 기도를 드린다.

그렇게 성장을 해가면서 시험을 치를 때는 

공부의 신이 계시는 신사에서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또한, 운전면허를 딸 때는 안전운행 신,

 장사를 시작 할 때도 사업번창 신,

취직을 하게 될 때는 취직 신, 

새 집을 구할 때 집터를 잡고 있는 신등등

 자신의 성장과 함께 처한 상황과 현실에 맞게

틈틈히 신사를 찾아 기도를 한다.

성인이 되어서는 애인이 생기게 해달라고 

연애의 신을 모신다는 신사에 가서

 부적을 사기도 하고 그러다 짝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교회나 결혼식장에 마련된 예배당에

 목사님을 모셔와 예배를 드리고 혼인서약을 한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성부와 성자의 이름으로 두사람을 부부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목사님이 낭독을 하면

 성스럽게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한다.

그렇게 결혼을 마치고 나면 행복하고 

원만한 가정을 만들어달라고 가정원만을 

신사에 가서 빈다. 

이렇듯, 언제나 자신이 빌고 싶을 때

 자신이 처한 상황과 필요에 의해 신사를 찾는다.

 그래서인지 이곳 일본에는 곤란할 때는 여러 

고민할 것 없이 신에게 부탁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 困った時は神頼み)

그리고 마지막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스님을

 모셔와서 극락에 가도록 염불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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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종교는 크게 신도(神道), 불교, 기독교로

 나눠지며 이 3종류의 종교가 생활에

 밀착되어 공존하고 있다.

신도(神道)는 애니미즘 신앙이 바탕이되어 

종교화 된 토착신앙을 뜻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온 일본 고유의 자연신들을

모시는 곳이 바로 신사(神社)이며

신도(神道)는 자연물, 자연현상을 그대로 

신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쉽게 말하자면 

바다에는 바다의 신, 산에는 산의 신처럼 

무수히 많은 신들을 믿고 있으며 종교생활이나 

신앙생활이라기 보다는 생활 관습으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일본만의 종교문화라 볼 수 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2016년 일본 문화청에서 실시한 종교별 

신자수 파악분포를 보면

신도(神道)계가 47.4%, 불교계가 47%로 거의 

비슷한 신자수를 나타냈으며 제교계(각종 종교)가

 4,6%, 기독교가 1%에 불과했다.

일본 각 지역에 크고 작은 신사가 8만 5천곳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신도(神社)가 일본인에게 

얼마나 큰 종교적 힘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조사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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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교회를 다닌지 벌써 6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변한 건 하나도 없다.

지난 홋카이도에 갔을 때도 현장답사를 가는 길에

사업번창을 기원하는 유명한 신사가 있다면서

그곳에서 부적같은 무언가를 샀고

운세를 알아보는 오미쿠지를 했었다.

 

 

해, 달, 별, 강과 같은 자연계의 모든 사물,

불, 바람, 벼락, 폭풍우, 계절 등 자연현상에도

생명과 영혼이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신도(神道)가 하나의 종교 문화로 정착되어 

있는 일본에서는 기독교 역시 

여러 신(神)중에 하나로 보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유일신을 믿지 못하고 필요에 의해 

신사를 가기도 하고 교회에 나오기도 하며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린다.

이렇게 일본은 신도(神道) 불교, 기독교가 모두

 공존하는 독특한 일본만의 종교관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종교는 강요에 의해서 믿어지는 게 아니고

 본인 스스로가 느끼며 서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난 깨달음에게 어떠한 요구나 불만을

표하지 않는다.

 믿음이란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기에 

그 마음을 존중하고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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