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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결혼 전, 일본 커플들이 동거를 하는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9.03.30


[ 깨달음, 올 한 해도 잘 부탁해.

근데 우린 왜 그 날 혼인신고를 했을까? ]

[ 서로 시간이 맞는날이 그 날 뿐이였고

그 날은 손 없는 날이여서 결정했을 거야 ]

바쁜와중에도 손 없는 날을 택했다는 걸 

보면 역시 깨달음다웠다.

2010년, 3월 25일, 

퇴근을 하고 난 우린 24시간 업무를 보는

신주쿠구약소(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이곳 일본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였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3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그 해 

10월2일 결혼식을 올렸다.

[ 지금 생각해보면 좀 살아보고 결혼해도 

괜찮을텐데 왜 그렇게 서둘러서 혼인신고를

 했는지 모르겠어, 일본은 동거도 흔하게

하고, 한국에서도 결혼을 해도 1,2년후에 

혼인신고를 한다고 하던데 지금 같았으면 

 혼인신고 하기 전에 잠깐 같이

 살아보고 결정했을 것 같애 ]

[ 내가 혼인신고를 먼저 한 다음에 결혼식을 

올리는 게 일본에서는 일반적이라고

강하게 밀고 나가서 그랬을 거야, 당신이 

결혼을 망설이는 게 보였으니까 ]

[ 그러긴 했겠지..]


독신주의자까지는 아니였지만 마흔을 넘길 때까지

 혼자라는 게 참 익숙하고 편했던 시절이였다.

결혼의 필요성도 별로 못 느꼈던 것도 사실이고

선천적으로 외로움을 별로 타지 않는

 성격이여서인지 타국생활이 지치고 힘든 건 

있었지만 누군가와 함께 하고픈 마음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결혼을 결심하게 된 데는

 중년의 나이를 넘은 아줌마 아저씨가 

어설픈 동거를 한다는 게 영 미덥지 않았고 

내 고지식한 머릿속에도 사회적 통념상

 동거 자체가 좋은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도

 강하게 작용을 했었다.

[ 우리 동창들도 다 결혼 전에 동거하는 얘들이

많았어. 우리 여직원들도 결혼할 거라고 

말 나오기가 무섭게 바로 동거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동거가 아무렇지 않아.

당신은 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애 ]

깨달음이 내 마음을 꽤뚫어 보는 듯했다

우린 식사를 하며 동거와 결혼에 관한

각자의 생각들을 풀어놓았다.


근본적으로 일본에서 커플들의 동거는

거의 결혼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인식자체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를 보면 일본에서는

 결혼 전 동거률 (동거중이나 동거를 생각중)이

  70%에 달하고 있고 대략 

그들의 동거기간은 반년이상이 63%,

1년 이상은 34%를 차지하고 있다.

 동거를 형태별로 구별해보면 

 신혼집에서 함께 사는 경우가 61%,

남친집에서 23%, 여친집 9%로 나왔다. 

(웨딩잡지 젯시 조사 참조)

그들이 동거를 택한 가장 큰 이유로는 

같이 오래 있고 싶어서가 30%,

결혼전에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어서 20%,

돈(경제적)을 절약하기 위해 19%,

그 밖에는 결혼준비를 같이 준비하기위해라는

 답변이 있었다.

또한, 동거에 대해 찬성하는 부모가 53%,

 일부 반대하다가 찬성을 택한 경우가 23%로

 약 70%가 넘은 부모가 자녀의 동거에

대해 찬성의 의견을 보이고 있었다.

 

반면 동거를 택하지 않거나 할 생각이 없는 커플이

동거를 하지 않는 이유로 도덕, 관습적인 

문제가 24%로 가장 많았고 부모의 반대가 17%, 

결혼전까지 부모님과의 시간을 소중하기

 위해서라는 소수 답변도 있다.

동거를 경험한 커플이 뽑은 장단점에는

상대방을 더욱 깊이 알수 있어서 좋았고

경제적인 절약이 된다는 점, 

결혼에 대해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기

 편했다는점을 뽑았다. 

반대로 동거에서 오는 단점은 연애때처럼

두근거림, 설레임이 사라졌다는 것과

 혼자만의 시간이 줄어들고, 결혼하려는

 계기가 사라진다는 문제점도 제시했다.

결혼전 동거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함께 생활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대방의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이 가장 컸고

바로 결혼해서 서로 다르다고 이혼하는 것보다

한번 같이 살아보는 것도 효율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갑자기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잘 지낼지 불안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어디까지는 일본의 동거커플들은 결혼을 전제로 

행동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답변들이 많았다.


동거를 하고 혼인신고를 할 때까지 기간을 보면

혼인신고 제출 1년전부터 동거가 시작되는 경우가

18.5%로 가장 많고 동거와 동시에 혼인신고를 

올리는 경우는 26.5%를 차지했다. 

동거를 하고도 헤어지지 않고 결혼한 경우,

 결혼을 의식한 동거였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41.7%로 가장 많은 걸 보면 두 사람 모두가,

 동거를 시작할 때 결혼을 의식한 

상태였기에 결혼률이 높았고 그와 달리

서로의 의식이 다르거나 어찌하다가 동거를

 한 경우는 결국 헤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케이스도 많았다.

동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사는 커플들도 있기 때문에

 동거는 결혼날짜를 잡고 하는 것이 좋고

동거 목적을 확실히 가지는 게 

중요하다는 동거선배들의 조언들이 많았다.


한국은 아직까지 부모님에게나 주위에 

동거 자체를 비공개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공개이다보니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부터가 다르다.

그리고 그들 역시 책임감의 있기 때문에 

한국의 동거와 일본의 동거는

마지막에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한국에서는 결혼시, 발생하는 복잡한 

집안관련 문제나 결혼이 주는 부담등에서

 자유롭고 싶어서  책임과 의무가 조금은

 가벼운 동거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서로에게 확신이 없고 책임감이

 결여되어서 불안정한 관계가 유지되다보면 

결국엔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케이스가 많다.

그 반면, 일본은 동거자체를 결혼을 하기 전의 

리허설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에

결혼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덜하고

서로가 명확한 답을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뛰따라오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결혼까지 가는 케이스가 많다.

살아보니 좋더라 보다는 아니더라, 힘들더라가

많다면 헤어지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함께 살기 전에 조금은 서로가 미래지향적인

 삶의 계획을 세워서 함께 산다면 꼭 동거가

부정적으로만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저, 방값, 성적만족, 데이트비용을 아끼기

 위함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서로가 계획적인 미래를 같이 설계하며

 자신들의 행동에 당당하고 책임을

 다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깨달음은

 나에게 조금 진지하게 물었다.

만약에 8년전,그 때로 돌아간다면 동거를 

먼저 했을 것 같냐고,,,

아마 난 그 때로 돌아간다해도

 그냥 결혼을 바로 택했을 것이다.

혹, 동거를 했었다면 분명 우린 결혼까지

가지 못했을 거라는 걸 서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어쩌면 바로 결혼을 한 게

 잘 한 일인지 모른다.

결혼을 하고 보니 결혼이 주는 책임감이 

상당히 무겁다는 것도 알았고 그 책임감

 때문에라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것 같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아니 안 하는 게 

속 편한 게 요즘의 결혼이지만

동거로 시작했든, 그냥 결혼을 바로 했든

결과적으로는 내 선택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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