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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을 떠나는 이웃들이 늘어간다.

by 일본의 케이 201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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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블로그에도 몇 번 등장했던 야키니쿠야(고깃집)의 점장은 제주도 출신의 한국인이고

 마마(와이프)는 재일동포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마마가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오랜만에 온 것도 아닌데 왜 반가워하냐고,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물었더니

이번 달, 22일을 마지막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되었다고

그렇지 않아도 [케이]에게 연락해야겠다고 했던 참인데

오늘 이렇게 와줘서 고맙고 반갑고 미안하단다.

[ ....................... ]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왜 그만 두냐고 그랬더니

8년 가까이 열심히 해왔는데 역시 장사가 잘 되지 않았고,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을 먹었단다.

그리고, 가게가 모두 정리가 되면 점장 고향인 제주도에서 가게를 할 생각이란다.

 지난달엔 남편과 함께 제주도 가서 시댁 근처에 있는 가게들도 몇 군데 보고 가계약을 해두었단다.

그런데 막상 갈려고 하니 마마는 한가지 걱정이란다.

자긴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기에 한국에 가면 잘 적응을 할까,,,

재일동포인 친구들이 한결같이 한국에 사는 건

여러모로 힘들다고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도 아닌 애매한 입장이여서 갈등이 많다고 그랬다고

자긴 좀 살아보고 힘들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올 생각이란다.


 

옆에서 듣던 점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자긴 한국사람이지만 2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서 적응을 잘 할까 걱정이라고,,,

이번 [세월호]사건을 보면서 한국사람들 의식이

20년 전이랑 변화한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제주도에서의 새출발이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이 안 된다고,,,. 

그래도 노부모님이 계시고 자기 고향이니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정착하지 않겠냐고,,

 

가게를 나서며 다음주에 작별파티를 하자는 약속을 하고 나왔다.

20년을 넘게 살아 온 이곳 생활을 어떤 이유든 접는다는 게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였을텐데...

아베노믹스도 서민층들에게 다가오기엔 아직까지 먼 얘기인 듯 싶다. 

아무튼, 여러 이유로 일본을 떠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늘어가고 있다.

지난 주엔 모 협회에서 알았던 한국부부가 지진 때문에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9년이란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다는 소릴 들었는데....

나고야 쪽에 사시는 블로그 이웃님도 일본인 아내와 아들 데리고 다음주에 떠나고,,,, 

그리고 유일하게 남았던 후배도 올 안에 짐을 정리할 거라 그랬고,,,

나도 요즘, 귀국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어서인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다들 귀국을 하면 나름 또 열심히 잘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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