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고 있는 스포츠센터 사우나에서의 일이다.
이곳도 황금연휴여서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평소보다 회원들이 적은 날이였다.
예전부터 안면이 있던 아줌마 두 분께서 대화를 나누셨다.
[ 황금연휴인데 어디 안 가?]
[우리는 남편이랑 미리 갔다 왔어, 하와이~]
[ 그래? 우리는 가까운 곳이라도 갈려고 하는데 한국 빼놓고는 티켓을 못구하겠더라구,
한국은 내일 티켓도 아직 많이 남았다던데....]
[ 요즘 누가 한국 가겠어, 엊그제는 지하철 사고도 났다는데 도대체 요즘 한국 왜 그런거야?]
[ 몰라,,, 매해 한국을 다녀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못 느꼈거든,,,,
다 정치가가 문제야,,, 이전, 대통령도 아니였는데 이번 박 대통령은 더 아닌 것 같애,,
역시 2세들은 정치가 약해~ 리더쉽도 없고,,, 아베총리도 그러잖아?
[ 어? 자민당 싫어해?]
[ 응, 진짜 싫어, 나 민주당파야, 근데,,, 매번 기회를 놓치잖아,,민주당이... ]
[그렇구나,, 민주당 좋아하구나,,, 근데 어제도 학생들이 찍은 영상 또 보여주던데 너무 불쌍하더라
도대체, 왜 얘들한테 움직이지 말라고 그랬을까? 참 이상해~
그리고, 움직이지 말라고 그랬어도 물이 들어오면 위험하니까 우선 밖으로 나올 것이지...
그랬으면 살았을텐데...]
[ 음,,, 내 생각엔 한국은 [유교사상]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어른들이나 손윗사람들이 하는 말은 일단 듣는 게 있는 것 같아.
움직이지 말라고 몇 번 방송이 나왔잖아, 그니까 애들이 [네]하고 기다렸던 거였어 ]
[ 그래? 역시 한류팬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네....]
[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가족애가 남다르더라구, 친인척들에게도 깍듯하고,,
그래서인지 어른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생겼던 거 아닌가 싶어,,,
무슨 대책을 또 내려줄 거라 생각하고 애들은 그냥 기다렸을 거야, 어른들이 말하니까....]
[ 어릴 적부터 한국 애들은 어른말을 잘 듣게 교육 받아져 왔는가 보구나,,,,,,
우리 학교 애들은 선생님 말도 완전 무시하는데....
단체 인솔할 때는 말을 잘 듣는 편인데,,,, 개인별이 되면 다들 자기 멋대로야 ]
그러고 보면 일본 애들은 어른들을 존경하는 자세가 없긴 없어....]
[존경? 그런 건 일본애들한테 거의 없지, 우리 아들 녀석,
그 누구 말도 안 듣고 집 안에서 지가 대장인줄 알아~~]
( 퍼 온 이미지)
난 여기까지 듣고 사우나를 나왔다.
한류팬이라는 그 아줌마 말씀처럼 [유교사상]이 아직도 남아 있어 일단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어서 그런 참변을 당했을까,,, 정말 그렇다면 우린, 어릴 적부터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은연중에 머릿 속에 심어져 있었을까.,,, 두 아줌마들 대화 속에 끼어 들어 아니라고, 선장이 나쁘다고, 우왕자왕한 대책본부가 나쁘다고, 모든 걸 인솔한 박 대통령이 나쁘다고,,, 변명도, 해명도, 설명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 어떤 이유든 간에 애들은 죽어갔고,,,, 어른들은 아무것도 해 주질 못했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였다. 오늘 저녁에도 모방송에서 학생들의 운명을 좌우했던 안내방송를 보여줬다. 움직이지 말라고, 그 곳에 가만히 있어라고....안내방송이 3번이나 흘러 나왔다.
일본 학생들에겐 찾아보기 힘든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생과 사를 갈라 놓았을까,,,, 옛속담에[ 어른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우린 자연스럽게 어른 말은 듣는거라고 믿어 왔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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