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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참 많이 변해버린 일본, 그리고 일본인

by 일본의 케이 2020. 3. 24.

이곳은 금요일부터 연휴였지만

우린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3일동안

집에만 있었다.

주말이면 영화를 보고, 미술관을 찾고

 쇼핑을 했는데 이렇게 휴일에도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만 간다.

둘다 느긋하게 일어난 토요일 오후,,

 금요일은 식사시간 이외에 서로의 방에서

각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지냈었다.

깨달음은 하루종일 도면체크를 했고 

나는 저녁까지 자격증 시험대비를 위한

공부를 했다. 그렇게 금요일은 자신들의

 시간들로 충전을 했고 토요일은 뭘할까

 궁리를 하다가 날도 좋으니 이불 빨래와

겨울옷 정리를 하기로 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이불과 침대커버를 교환하고

세탁기를 돌려놓고는 오랜만에 사우나를 

하고 싶다며 욕조에 물을 받았다.

2주에 한번씩 한국의 찜질방 같은 암반욕을 하러

다녔는데 그것도 못한지 벌써 2달째이다보니

땀을 배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 문을 살짝 열고

도촬을 하려는데 금새 알아차리고 초상권 침해및

 깨서방 알몸노출사건으로 취급되니까

모자이크를 철저히, 꼼꼼히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여유로운 혼자만의 사우나를 즐기고

늦은 점심으로 먹고 싶다는 상추튀김과 

비빔냉면을 먹은 후, 티브이 시청에 들어갔다.

지난 2월, 코로나 때문에 서울의 호텔에서

 하루종일 있던 날, 우연히 보게 된 EBS 

건축탐구 집이라는 프로를 본 후로

지금껏 방영된 분을 차근차근 찾더니

밤10시 30분까지 보고는 잠이 들었다.

다음날인 일요일,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후

바로 어제 못 본 부분부터 다시 보기

 시작하는 깨달음..


한국은 일본과 달리 지진이 없어서

 건축방식이 아주 자유롭고 디자인적이다.

일본에서는 건축규제상 절대로 안 되는 

구조로 집을 짓기도 한다며 일본건축에서

볼 수 없는 형태가 많아서 흥미롭다고 했다.  

그렇게 오후까지 보고는 또 사우나를 1시간,,

만화책 보는 것도 지켜워서 명상을 하다

잠이 들었다고 한다.


씻고 나온 깨달음에게 심심하지 않아서

좋겠다고 했더니 심심하단다.

[ 왜? ]

[ 밖에 나가서 노는 게 재밌는데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참으니까 좀 답답한 것 같애 ]

[ 어디가 가고 싶어? ]

[ 지금 벚꽃축제니까 꽃구경 갔겠지..

아니면 가까운 곳 여행을 다녀왔던지..

딸기 농장이랑 꿀농장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벌집달린 천연꿀도 사고 그랬을 건데 

아무것도 못하잖아 ]

하긴, 매년 봄이면 버스투어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필요한 것들을 사곤 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저녁을 먹으며 요즘 코로나가 언제쯤

진정될지 그런 얘길 나누다 문뜩 내가 물었다.

[ 근데 일본인들을 거리두기를 안하는 것 같애,

센다이에서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 현장에

5만2천명 인파가 몰렸고 어제, 우에노 공원에

하나미(벚꽃축제)보러 온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

거리를 좀 둬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심각성을 못 느끼나 봐 ]

[ 애나 어른이나 집에서 자숙하는 게 피곤하고

 스트레스 쌓여서 밖으로 나왔겠지 ]

[ 그래도 지켜야지 ]

[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일본인들이

말을 안 듣어.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 

시부야에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특히 젊은 애들은 거의 마스크 안 했어]

[ 그래? 왜 말을 안 듣지? ]

[ 시대가 바뀐 것도 있고 요즘은

자기 주장이 확실해졌어, 일본사람들도.

 정부에서 하는 말도 안 듣잖아 ]


어제는 지역확산과 집단감염을 막기위해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자숙하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6,500명을 입장시켜

이종격투기 K1경기를 개최했다.

주말에는 하나미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각 공원에는 수십만명의 인파로 붐볐다.

전국민이 외출을 자제하고 되도록이면

 사람이 모인 곳은 피하라고 하고 있지만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와 술을 마셨다.

어제는 오사카의 모라이브하우스에서

약 100명의 팬들이 모여 수건을 돌려가며

노래를 따라부르고 다함께 어깨동무를 하면서

땀을 흠뻑 흘려가며 라이브를 즐겼다.


일본에서 벌써 20년을 살아가고 있는 난

해년마다, 특히 근 5년전부터 

변해가는 일본을 체감하곤 한다.

아주 간단한 일상에서 보면

길을 가다 부딪혀도 이젠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

지금도 여전히 줄을 잘 서고, 질서를

잘 지키는 편이지만 동일본 지진때 보였던

위급한 상황에서도 질서정연했던 모습이

사재기를 할 때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마스크, 화장지, 일상용품을 먼저 사려고

몸싸움을 하는 일도 생겼고

상대를 배려하고 항상 한발 물러서는 듯한

행동을 보였는데 요즘은 자신을 먼저

 내세우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 깨달음, 당신은 왜 일본인들이 이렇게

말을 안 듣게 되었다고 생각해? ]

[ 키울 때부터 모든 걸 자율에 맡기고 

자유롭게 키우니까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거지,

옛날에는 부모가 절대적이였고 해서는 안 될 일,

그리고 남들과 어떻게 맞춰가는지 가르쳤는데

 요즘은 아이에게 모든 선택권을 주면서

아이가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키우니까 그러지..]

과연, 부모들의 자녀교육이 바뀌면서

이렇게 변해갔다는 것일까..

26일, 후쿠시마에서 출발하는 성화봉송 릴레이를

보기위해 시민들이 모이는 게 예상됨으로 

  릴레이를 하지 않고 량으로 운반하겠다는

 발표를 지금 TV에서 하고 있다. 

20년전, 내가 보고 느끼며 이들과 부딪히며

지금까지 살아왔던 일본, 일본인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이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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