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반찬거리를
만들고 있는데 깨달음이 주방쪽에 서서
쭈뼜쭈뼛 했다.
[ 왜? 뭐 할 말 있어? ]
[ 응,,,혹시 창란젓 남은 거 있어? ]
[ 왜? ]
[ 오늘 학교 가잖아,,요시다 만나러...]
오늘 깨달음은 동창모임을 겸한 모교 방문이
있는 날이였다. 건축과 교수로 재직중인
친구가 2명 있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상의할 것도
있고 특히 새 직원을 들이려는데
아무래도 괜찮은 학생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 청란젓 주고 싶어서? 요시다상에게 ? ]
[ 응,,]
알겠다고 시간에 맞춰 만들어주겠다고 그랬더니
요시다 상을 포함해 또 다른 3명에게도 주고 싶은데
그만큼 창란젓이 있냐고 또 물었다.
[ 그니까 네명분이 필요하다는 거지? ]
[ 응,,,,,]
[ 알았어..그리고 지난번에 한국에서 보내온
깡통김도 하나씩 드리지, 드리는 김에 ]
[ 진짜로? 정말 내 친구들 줘도 돼? ]
[ 응,,드려,,,]
그래서 4인분의 창란젓을 새로 양념해서 만들고
마침 전날 담아둔 고마쯔나( 한국의 열무와
돌산갓 맛이 나는 채소) 김치도 넣어서
포장을 하고 깨달음에게 분리해서
가져가지 편하게 넣으라고 내밀었다.
[ 당신은 정말 멋져,,아낌없이 주는 걸 나도
좀 배워야하는데 나는 그게 안돼....
너무 고마워....아마 요시다가 제일
좋아할 거야, 한국음식 진짜 좋아하거든 ]
[ 조심히 잘 다녀와 ]
현관에서 내게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며
정중히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오늘 깨달음의 요청을 기분좋게 응했던
것은 모교에 가서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해서다.
깨달음은 요즘 새 직원 영입문제로 고민이 많다.
도쿄에서만이 아닌 나고야, 고토, 홋카이도까지
출장을 다녀야 하기에 지금의 직원들이 많이
피곤해 하고 있어 어서빨리 새 직원을
들여야하는데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였다.
모교에서 제자육성에 여념이 없는 요시다 상은
나도 잘 알고 있는 분으로 건축계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분이다.
그 분이라면 깨달음 회사에 걸맞는 직원을
추천해주지 않으실까 내심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직원채용에 있어서 내가 힘이 되어줄 부분이
없어서 답답하지만 요시다 상이 좋아하는
창란젓을 건네는 것밖에 할 수 없다.
그저 좋은 인연이 깨달음 회사와
닿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에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위험한 상황입니다,그래서
조심히, 조용히 다녀오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계속해서 코로나 19, 조심하시고
돌아와서 다시 안부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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