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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코로나,,남편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by 일본의 케이 2020. 7. 30.

신칸센을 타기전, 시나가와역에서

깨달음은 도쿄한정판 선물을 샀고

 난 음료와 신문을 구입했다.

예정했던 시간보다 5시간 늦은 이번

나고야행은 우리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전혀 다른 움직임으로 시작됐다.

원래는 새벽 첫신칸센으로 시골로 내려가 먼저

시부모님을 뵙고 시댁에 들러 정말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한 후

청소업체에 맡길 예정이였다.

그런데, 어젯밤, 아버님이 전화를 하셔서

코로나 감염자수가 늘어나고 있어 특히

도쿄에서 오는 면회자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면회사절이니 시골에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서 오후시간으로 티켓을 변경하고 나고야에 

체류할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친밀하게

 스케쥴을 짰다.


오늘을 두분께서 기다리고 기다리셨는데

지금 이곳 일본은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감염자수가 매일 천명 가까이 늘어나다보니

또 다시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여전히 버틸만하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보이며 긴급사태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와중에 우리가 나고야행을

 강행한 이유는 호텔 시박회가 있어서였다.

시부모님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이 일도 중요했고

 미룰 수 없기에 깨달음과 동반으로

꼭 참석을 해야할 자리였다. 시박회는 호텔을 

정식 오픈하기 전, 호텔업 관계자들과

설계, 시공뿐만 아닌 전문가, 비전문가가

하룻밤 묵어보고 점검과 시물레이션을 통해 마지막

평가를 받기 위함인데 나처럼 일반인?의 

시선에서 나오는 의견들이 매우 귀중한 자료로

 쓰여져 코로나로 어수선한 이 시기에 

참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박회에 오면 깨달음은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바쁘다.

구석구석 전문가의 눈으로 체크를 하느라 동분서주하고

호텔 규모가 크면 클수록 관계자도 많아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도 꽤 시간이 걸린다.

난 옆에서 엷은 미소를 띄우며 저희 남편이 많은

 분들께 신세를 지고 있어 감사하다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정해진 

멘트를 하며 도쿄에서 사 온

선물을 한분 한분께 드렸다.

그렇게 인사가 끝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깨달음이 자기는 좀 더 살펴보겠다며

나 먼저 들어가 쉬라고 했다.


난 전문가가 아니여서 잘 모르기에

여행자 입장에서의 시각으로 평가한다.

에머니티가 어느정도 준비되어 있는지

종류별, 품질면도 체크를 하고

개인적인 희망사항도 빠트리지 않고 

첨부를 한다. 타올과 가운의 재질, 촉감까지

느낀대로 최대한 솔직하게 써낸다.

침대의 쿠션, 이불의 감촉, 화장실의 휴지, 

거울의 위치, 샤워기의 높낮이, 조명의 밝기 등등 

숙제하듯이 꼼꼼히 살펴본다.


20분쯤 지나서 깨달음이 들어왔고 우린 

저녁을 먹기 위해 나고야역에서 사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와인으로 건배를 했다.

[ 호텔에서 도시락을 먹을 거란 걸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 그니까.지금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도

코로나 때문에 외식 할 분위기가 아니잖아 ]

 [ 그렇지,밖은 위험해..오늘은 천명이 넘었대..

근데 또 PCR검사를 안 해주고,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중인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는데 정말 걱정이네....]

[ 근데 이 호텔 다음주 오픈이라면서

관광객도 없고 투숙객이 없을텐데 괜찮을까? ]

[ 어쩔 수없지, 그래도 예정대로 오픈 할 거래]

우린, 미지근하게 식어가는 도시락을 

천천히 느리게 먹어가며 밤시간을 채워갔다.

다음날 아침, 레스토랑 앞에서 체온체크와

소독을 하고 들어가 나는 일식, 깨달음은 

브런치 정식을 주문했다.

매니저분이 다가와서는 원래 뷔페식 조식인데 

코로나로 위험해서 주문형으로 바꿨다며

 양해를 구했다.


음식의 발란스, 디저트까지 맛 분석을 하고

있는데 어젯밤에 인사하지 못한 관계자분들이

 인사를 건네왔고 인테리어 담당자가

헤어 드라이어와 타올을 상당히 괜찮은 걸로 

준비했는데 사용하신 후기가 궁금하다며 

내게 직접 물어서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드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이번에는 깨달음 회사

여직원이 도면체크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 호텔 설계를 함께 참여한 그녀는

어젯밤 늦게 호텔에 도착해 아직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고 했다.

우린 그녀의 도면을 받아들고 바로 도쿄행 

신칸센을 탔고 깨달음은 묵묵히 1시간이

넘어가도록 도면 수정을 반복했다.

[ 깨달음, 좀 쉬엄쉬엄 해..]

[응,,거의 다 했어 ]


난 책을 좀 읽다가 덮어두고 창밖을 보면서 어젯밤 

호텔방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깨달음이 했던

말들을 다시 상기시켜봤다.

모두가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지만 각자가 

자기 일에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우면서도 안쓰럽다고,

인간은 이 코로나를 이겨낼 거라고, 이겨내서

좀 더 강해지고 단단해질 거라며 힘들다, 

힘들다하면 더 힘들어지니까 인간은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서 괜찮아지고 있다고,

좋아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가는 거라고 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 빠져 있기 때문에

좌절할 필요도 우울해 할 필요도 없단다. 

힘들었냐고 물었더니 코로나는 처음이여서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한다.

긍정마인드인 깨달음도 가끔 자기최면속에

살고 있다는 고백이 좀 놀라웠다.

지금은 괜찮냐고 다시 물었을 때, 이젠 극복했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며 까불거렸다.

내게 아무말 하지 않았던 건 힘들다는 것을

감추기 위함이였는데 알아차리지 못함에

반성하고 사과를 했었다.

코로나로 지쳤을 깨달음에게 작지만

힘을 실어주고 싶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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