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신랑(깨달음)

퇴원한 남편이 선택한 한국 보양식

by 일본의 케이 2016. 7. 13.
728x90
728x170

입원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우린 택시를 탔다. 긴장되지 않냐고 물었더니

전혀 걱정없다며 아침부터 싱글벙글인 깨달음.

이른시간이여서인지 접수처는 한가로웠다.

병실로 안내를 받고, 간호사가 입원에서

퇴원까지의 스케쥴, 그리고 주의사항을 설명해 주었고

입원복으로 바꿔입으시라는 말이 끝나자

입원복 싫어서 평상복 가져왔다며

 자긴 그걸 입게 해달라고 했다.

 전날, 짐을 챙겨주려했더니 자기가 하겠다고해서

그러러니 했는데 평상복을 가져왔다니...

좀 황당해서 깨달음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내 시선은 의식하지 않은 채 

간호사와 얘기를 마치더니 바로 가방에서 옷을 꺼냈다.

[ 왜? 옷을 가져왔어? 그냥 환자복 입으면 되는데..]

[ 응,,,환자같이 보여지는 게 싫어서...]

[ ................... ]

 

그렇게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깨달음은

잠시 주의사항을 읽는가 싶더니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금 건설중인 캡슐호텔 현장에 

수납테크닉을 참고 삼아야겠다고

구석구석 빈틈없이 사진을 찍었다. 

 

그러는 동안에 다른 간호사가

 체온과 혈압을 체크하고,,,

수술시간과 시술방법등을 설명해 주고 갔고

깨달음은 심심하다며 윗층 매점에 가자고 날 꼬셨다.

오후 수술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며,,,,

 

매점을 빙빙 3.4바퀴 돌더니

 카스테라와 비스켓, 쥬스를 사 들고 왔고

수술을 위해 관장을 2시간이상 했고,,

그렇게 수술을 했다.

수술은 대략 1시간정도에 끝이 났고 병실에 돌아올 땐

휠체어를 타고 왔었다.

아무런 통증도 느낄 수 없지만 수술을 했으니

안정을 취해야한다는 주치의의 권고로

첫 날은 그대로 누워서 꼼짝하지 않고

잠을 청했다고 한다.

다음날, 내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모른채 도면을 펼쳐놓고 디자인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 날도 하루종일 침대에서 도면을 치고,,,,

병원식이 맛없다는 투정을 계속하면서

퇴원하면 뭘 먼저 먹을 건지..먹고 싶은 목록을

하나씩 나열하면서 지루한 시간들을 보냈다. 

장어구이, 회덮밥, 김밥, 돈카스, 육개장, 떡국,

꽃게찜도 먹고 싶고,,,

[ ........................ ]

그렇게 다음날 아침, 퇴원 수속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깨달음이

몸보신을 위해 삼겹살이 먹고싶다고 했다.

[ 수술 바로 하고 기름진 음식은 안 좋을거야..

그냥,,,담백하게 닭백숙, 닭죽을 쑤어 줄게..

아니 전복죽이 좋을 것 같은데...]

[ 싫어,,,삼겹살 먹고 싶어...]

[ 퇴원 첫날부터 무슨 삼겹살이야,,,

음식조절해야 하잖아,,,]

그럴줄 알고 주치의한테 물어봤더니

비지덩어리는 먹지 말고, 살코기로 해서 먹되

평소때보다 꼭꼭, 오랫동안 씹어서 먹으면 괜찮다고

했단다. 그래서 자긴 꼭 삼겹살을 먹어야할 것 같단다.

 

그래서 삼겹살 밥상을 차렸고

따끈한 계란찜까지 올려주었다. 

입에 한가득 쌈을 넣어놓고도

 바로 다음 쌈을 싸서 손에 들고 있는 깨달음..

천천히 먹고 노란 파프리카도 많이 먹으라는

 내 말은 안중에 없는 깨달음에게

 맛있냐고 물었다.

[ 응!! 몸이 아주 행복해하고 있어....]

[ ................... ]

엉덩이를 약간씩 흔들면서 먹는 거 보니

맛있기는 맛있는 모양이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먹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깨달음 버릇이다.

하필, 왜 삼겹살이였냐고 물었더니

이런 여름철에, 자기처럼 환자였던 사람이

기력을 바로 회복시키는데는

육고기가 최고이고, 그 중에서도 삼겹살이

채소와 함께 먹을 수 있으니까 균형잡힌

 음식중에 하나란다. 그래서 수술한 사람들은

이렇게 삼겹살을 먹어줘야 몸에 있는 노폐물들이

모두 제거되고 칼로리가 풍부해

체내 흡수력이 빨라 피로회복, 기력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단다.

자기가 퇴원 전날, 잠자기 전에 나름 보양식에 관해

검색을 해봤는데 자기 몸에 이 삼겹살이

딱 맞는 음식이였단다. 

[ ................... ] 

누가 이 사람을 환자였다고 할 수 있을까... 

미세먼지에 좋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기력회복에 삼겹살이 좋다는 말은

들어보질 못한 것 같은데

어디서 들었는지 삼겹살의 매니아같은 얘길 했다.

상추 위에 깻잎, 깻잎 위에 양상추,

양상추 위에 청경채까지 올리고 

그 위에 된장을 바른 삼겹살, 파절이를 듬뿍 올리고,,

마늘과 풋고추로 넣어서

볼이 빵빵해지게 가득 쌈을 입에 넣는 깨달음..

맵고 자극적인 건 피해야하니까 고추와 마늘은

일단 빼고 먹으라고 하니까 구웠으니 괜찮단다.

[ ................... ] 

모든 병도 마음에서 오듯이

본인이 저렇게 삼겹살을 보양식으로 생각하고

먹으면 분명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일단은 수술도 잘 됐고

퇴원도 무사히하고 무엇보다 저렇게

잘 먹으니 그래도 다행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