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이야기

한국,,가족,,귀국,,갈등

by 일본의 케이 2017.11.01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난 언니차를 타고

모델하우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재개발이 될 거라해서 사 둔 작은 아파트가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었고 계약을 해야해서

급하게 한국에 오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 들어 오기 전부터 언니가 몇 번의

설명을 해줬지만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날 위해 형부까지

 일부러 시간을 내 주었다.

생각보다 좋은 위치의 집이 배정이 되었고

가격도 썩 나쁘지 않다는 부가 설명을 덧붙혀

주셨지만, 나는 남의 일처럼 멍하기만 했다.


계약을 하는 동안, 그리고 욥션으로 들어가야할 

사항들을 형부와 언니가 알기 쉽게 설명을 

해 주었고 난 그 상황을 이해하는 데 바빴다.

그래서인지 계약서 작성을 할 때

 담당자가 날 외국인 바라보는

 눈빛으로 쳐다보았고, 옵션창구 직원은

계약자가 본인이 맞냐고까지 물었다.

어찌된 일인지 요몇년 한국에 올 때마다 난  

외국인 취급을 자주 받고 있다. 

말투도 그렇고 내 행동들이 한국적이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언니들과 계약을 하고 모델하우스를 보는 동안

광주에서 엄마가 올라오셨고

함께 시장에 들러 일본에 가져갈 김치를 

밤늦은 시간까지 담았다.

김치를 비비면서 엄마가 운을 떼셨다.

[ 2년 6개월 후면 완공이 된다고 하니까 그 때는 

깨서방이랑 같이 한국 와서 살래? ]

[ 음,,,모르겠어....]

[ 새 집을 바로 전세로 내 놓기는 아까운디...]

[ 나도 실은 오고 싶은데 깨서방이 

오기 힘들 거야,,]

[ 그래..너 혼자 오면 안 돼지...

깨서방이랑 같이 와야지....] 

듣고 있던 언니가 한마디했다.

[ 그냥 다 정리하고 깨서방 데리고 와부러~]

[ 오고는 싶은데..깨서방이 아직도 

일 욕심이 있고,,그래서 쉽게 오긴 힘들거야,,,

[ 예전부터 깨서방은 한국에 와서 살게 되면 

일 안하고 완전히 노후생활을 

즐길거라고 했다며?]

[ 응 ]

[ 그니까,,깨서방은 한국어학원 다니라고 하고

니가 돈을 벌면 되잖아~]

[ 그러긴 하지,,근데 내가 여기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

[ 한국 들어오면 뭐든지 하게 되겠지..]

내 대답이 확실치 않아서인지 이 얘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일본으로 돌아오기 전날, 

작은 언니생일 축하를 하며

통닭에 맥주 사진을 깨달음에게 

보냈더니, NO를 연발하며 투덜거리더니 급기야

전화가 걸려왔지만 난 받지 못했다.

작은 언니의 생일 케잌에 촛농이 

녹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 이렇게 자매 4명이서 모여 살면 좋겠다....]

[ 그니까,,큰 언니는 제주도에 있고

나는 일본에 있으니 좀처럼 함께 할 시간이 적네 ]

빨리 빌딩을 세워야한다는 얘기도 오갔고

1층은 엄마를 모시고 2층부터

자매들이 순서대로 살기 위해서는

5층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내가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3층 건물을 사서

1층은 작업실로 사용하고 2. 3층은

주택으로 사용하려고 했다는 얘길하자 

좋은 생각이라며 다들 맞장구을 쳐줬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가 귀국을 못하게 되면

그냥 엄마가 광주집을 청산하고 와서

사시라고 했더니 엄마가 은근 좋아하셨다.


다음날, 양파즙과 김치를 챙겨 다시 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공항에서 

어김없이 깨달음은 두 팔을 벌려 날 맞이해줬다.


집에 도착하고 바로 아파트 팜플렛과 앞으로 

들어가게 될 입주금, 중도금 얘기를 하는데

깨달음은 내 가방에서 유일하게 나 온

자신의 과자를 꺼내 행복한 미소를 띄웠다.   

[ 깨달음, 중도금 납입을 위해 우리가 준비할 

금액이 얼마이며 2년 6개월후에 완공이니까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좀 심각하게 생각해야 돼..]

[ 뭘 생각해~]

[ 한국에 가서 살지..아님,,여기서 살지..]

대답을 회피하는 것처럼 깨달음은 과자를

하나 입에 물고 자기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처제뿐이라며 어머니의 김치도 감사하지만

역시 오랜만에 먹는 이 과자가 너무 맛있다며

과자를 덩어리채로 입에 넣었다.


[ 진짜,,어떡하면 좋을 것 같애? 

그냥 전세 내 줄까? ]

[ 음,,,현실적으로는 그게 맞는 것 같애..]

[ 새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

[ 나도 살고 싶지,그럼 우리 1년만 살아 볼까? ]

[ 왠 1년만이야? ]

[ 1년 살아보면서 집들이도 하고 그 근처를

익혀 놓는거야,,그런다음 전세를 내주고

우린 다시 일본에서 좀 살다가

여기 정리하고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

[ 뭘 왔다 갔다 해? ]

[ 2년후에도 여기 정리하는 게 힘들것 같고

나도 일을 계속하고 싶으니까...

그럼, 우선 당신 혼자 들어가서 살래? ]

[ 나 혼자 가서 뭐해? 당신이랑 같이 가야지

의미가 있는 거지...]

[ 그건 그렇네,그러면 역시 1년만 살아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그 1년동안 서울에

맛집을 다 돌아다니면서 보내는 거야..

 상상만해도 재밌을 것 같은데...]

 과자를 또 하나 꺼내먹으며

뭘 생각하는지 입가에 미소가 퍼졌다.

[ 깨달음,,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역시 전세를 

내주는게 정답이겠지? ]

[ 음,,,아깝지만,,그게 정답이지.

아니면, 정말 당신 혼자 가서 자리를 잡고 

있던지..그럼 내가 천천히 정리하고 가면 되잖아,,

아, 그대신, 당신도 기억하지? 나 한국에

들어가면 일 안한다는 거!!]

[ 알아,,그건 걱정하지마, 문제는

정말 가는냐, 마느냐가 관건이잖아,,]

[ 음,,,좀 더 생각을 해보고~~]

[ 솔직히 말해 봐,,당신..

당신도 그 때 한국에 가서 살고 싶어? ]

[ 응,,살고 싶어,,근데 그게 쉽게 안 될 것 같아서

그러지..나도 빨리 노후를 즐기고 싶지...]

[ ........................ ]

오랜만에 먹은 과자가 너무 맛있었는지

깨달음은 눈까지 감고 행복해했다.

[ 이런 과자도 맨날 먹고,,좋지..

한국에서 살면,,,]

말끝을 흐리는 깨달음을 보고 있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한국에 가서 살기를 원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 

깨달음을 두고 먼저 들어가서 산다는 것도,

아니면 2년 반동안 이곳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둘이서 완전 귀국을 하는 것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노후는 한국에서 보낼거라는 구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날이 잡히고 나니

어떤 결정이 우리부부에게 최선인지 모르겠다.

댓글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