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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분들이 나를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

by 일본의 케이 2019. 4. 8.

일본여행을 와 제대로 된 일본의 와규를 한번쯤

드셔본 사람들은 모두가 한우와 다른 감칠맛과

숙성육의 질감을 느껴보셨을 것이다.

한우는 한우대로 와규는 와규대로 맛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가끔 한국에서 온 친구나

일관계로 만나게 되는 분들이 원하시면

우리가 자주 가는 식육식당을 소개해 

드리거나 같이 가는 경우가 있다.

이번엔 생각지도 않은 일로 소개 받게 된 

한국분들을 모시고 식당을 찾았다.

나에게 추천메뉴를 부탁한다고 하셔서 몇가지

주문을 하고 음식들이 차례차례 나오자 

일행중 한 분이 약간 목소리 톤을 낮춰

방사능오염의 실태에 관해 물었다.


[ 한국만큼 일본은 그렇게 민감하진 않지만

여전히 후쿠시마 산지의 농산물들은

제가격을 못 받고 주부들이구매하는데 

주저하는 경향이 있어요,

 기준치 미달이여서 안심하라고는 하는데 

은근 신경이 쓰는 것 같더라구요 ]

내 말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한 분이

나에게 불안하지 않냐고 물었다.

[ 안 불안하다면 거짓이겠지만 그냥

되도록이면 그 쪽 물건은 구입을 피하고

있고,,그 정도입니다 ]

그 분들이 그 쪽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는 직업상

유기농 농산물관련 사업을 하시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 육고기는 괜찮겠죠? 이 고기는 어디 거에요? ]

[ 아오모리에서 자란 소네요 ]

아오모리는 후쿠시마에서 거리상 어느정도

 떨어져 있는지, 일본 소들을 사료가 주로 뭔지

궁금해하신 게 많아서 내가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을 찾아 알려 드렸다.


고기가 익어가고 한점씩 맛을 보신 분들은

한우와 다른 부드러움이 있다며 좋아하셨다.

부위별로 드시고 싶어 하셔서 몇 가지 더 

주문해 드리고 자연스럽게 한일관계에

관한 얘기로 화제로 흘러갔다.

연령대가 50대초반부터 70대까지의 

남성분들이여서인지 정치적 관점에서 

좀 과격한 발언도 많았고 폭넓은 본인들의

의견들이 오갔다. 이곳에 살고 있는 내가 

느끼는 것과는 조금 괴리감이 있었지만 난 

그들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끼진 않았다.

일본에서 보는 한일관계와 한국에서 보는

한일관계는 꽤 많은 갭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듯 했다.


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화제를 

바꿔 왜 일본에 왔는지, 전공이 뭔지,

남편은 뭘 하는지 등등,

오랜만에 호구조사를 당하는 것 같았지만

그렇게 불쾌하진 않았다.

늘상 한국분들과 잠깐이나마 일을 하게 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특히, 술 한잔씩

들어가면 많이 궁금해하신다는 걸

알고 있어서인지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그것보다 나를 좀 곤란하게 하는 질문들은

왜 아이를 안 가졌는지,

수입은 대략 얼마인지,

일본에는 왜 성문화가 발달됐는지..등등

이런류의 궁금증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어라 대처할 말을 못 찾을 때가 많다.

이 날, 만났던 분들은 적정선을 잘 지켜주셔서

괜찮았지만 일을 하다보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들이, 다양한 질문 공세를 하시는데

언젠가부터 그러러니하고 넘어가는

습관을 만들게 되었다.

오지랖이나 무례하다고 생각하면 꽤 긴시간

찝찝한 기분이 불쑥 불쑥 든다는 걸 알기에

가볍게 스쳐 흘러버리고 있다.

 끝으로 식사가 나오면서 한 분이 내게 

일본에서 계속해서 사실 생각이냐고 물었다.

 언젠간 귀국을 하겠지만 아직 모르겠다고 하자

 한국 취업난의 심각성과 유능한 한국인재들이 

일본으로 다 빠져나가는 게

안타깝다는 말씀도 함께 하셨다.


하지만 그런 젊은이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어느 나라에 가서 일을 하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고급인력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일본에 오는 

청년들이 가치있는 대우를 받길

간절히 바란다고 하셨다.

그리고 식당을 나오며 명함을 한장 

건네주시며 건강하라는 말을 해주셨다.

한국분들을 만나면 조금은 당황스러운 

사적인 질문에 멀쓱해 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멀리 있는 자국민에게 걱정어린

 말씀과 격려를 진심으로 해주실 때가 있어서

 마음이 포근해지곤 한다.

한일갈등과 역사적 문제들이 배경이 되어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일본 거주자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던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자국민들만의 동질감에서 오는

따스함이 있어 좋은시간으로 기억한다.

그분들은 오사카쪽에 일정이

있다고 하셨는데 한국에 돌아가시는 동안

좋은 추억들만 가득 만드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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