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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에서 온 소포에는 특별함이 담겨있다

by 일본의 케이 2016.06.20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오메..깨서방인가..]

[ 교회 갔다 오셨어요? ]

[ 응,,,인자 막 왔네...]

[ 오머니.,,감자 감사합니다. ]

[ 오늘 도착했는갑네...별 거 아닌께 그냥 드셔~]

[ 감자 사라다, 감자 된장국, 감자전 먹었어요.]

[ 오메...감자로 반찬을 다 해부렀는갑네...]

[ 진짜 맛있어요..감사합니다,

오머니, 여행가서 만나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나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 엄마,,, 양파즙을 너무 보내신 거 아니야? ]

[ 아니여,,,여기도 많이 남았어...

글고,,그놈이 빨간 양파로 즙을 냈응께 더 맛있을 것이다,

빨간놈이 몸에 더 좋다고헌께 깨서방이랑 둘이서

잘 챙겨 먹어라잉~]

[ 근데,,엄마 왜 감자도 보냈어? ]

[ 니가 하지감자 좋아한께..생각나서 보냈제,..

징하게 크고 좋은 놈이길래 몇 개 틈새기에다 넣어 봤다...]

[ 아이고,,무거웠을 것인디..아무튼 잘 먹을게요.

근데 엄마,..이런 농작물 보내면 걸린데.....]

[ 오메..근다냐? 인자 안 보내야쓰것네...]

[ 괜히 걸리면 엄마 피곤해지니까 이제

보내지 마시고,,그래도 이 감자 진짜 맛있게 생겼네...]

[ 응,,쪄 먹응께 퍼근퍼근허니 징하게 맛나더라.

깨서방이랑 해 먹어라잉~]

[ 엄마,,감사해요. 잘 먹을게요]

 

그렇지 않아도 마트에 들리지 않아

 저녁메뉴를 뭘 할까 고민중이였다.

그런데 엄마가 보내주신 감자로

감자샐러드, 낫또, 어묵, 두부야채조림,

감자된장국, 감자전까지...저녁상을 차렸다.


 

 [ 맛있지? ]

[응,,된장국도 맛있는데 이 감자전이 아주 쫄깃하다.

한 장 더 만들어 줘...]

[ 응, 알았어. 많이 먹어...감자뿐이지만,,]

한국에서 오는 소포는 늘 마음 한구석이 져려온다.

친구,후배,가족들, 그리고 특히 엄마에게 오는

소포는 박스를 푸는 순간부터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

그 무언가가 함께 담겨져 있다.

감자를 신문에 하나씩 싸면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양파즙을 채곡채곡 쌓아 넣으시며 또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노끈으로 풀리지 않게 몇 번이고 칭칭 감아넣은

 참기름 병을 볼 때도 코 끝이 찡해진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와서

소포 안에 담긴 모든 것들이 귀하고 귀하기만 하다. 

돌이켜보니 지난 5월말,

 우리가 한국에 갔을 때도 정말 신세만 지고 왔다.

부모자식 간에 [신세]라는 표현이 위화감이 있지만

엄마가 우리들에게 마음 써주신 것과 정성에

비하면 우린 그저 얼굴만 보여드렸을 뿐

진정한 의미의 효도라는 걸 하지 못했음을 느낀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몸에 좋다고

빨간놈으로 양파즙을 내어 보내주시고,,,..


 

오후에는 친구가 보낸 소포가 두 개나 도착을 했다.

한박스는 깨달음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날 위해 보냈다는 소포..

이젠 안 보내도 괜찮다고 매번 말하지만

그래도 아무 소식없이 이렇게 불쑥 소포를 보내온다.

 

깨달음 것은 과자와 라면위주로

내 것은 간장, 액젓, 고추장들이 들어있었다.

마치, 내 냉장고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것들만 속속 골라 잘도 보냈다. 

유학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경제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여유를 갖고 살고 있지만

 매번 받을 때마다 설레고 가슴이 벅차 오는 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하질 않는다.

뭐가 들었을까..,,고르느라 얼마나 신경을 썼을까...

짤막한 메모를 읽고 또 읽고,,,,

깨달음은 소포를 열 때마다 [한국냄새]가 난다고 한다.

그랬다. 내 몸이 기억하는 내 나라 냄새...

잠시나마 그리움을 달래주기도 하고,

흐트러져가는 내 기억들을 다잡아 주는 힘이 있다.

 감자전을 하나 더 부쳐주기 위해

강판을 꺼내들었다 다시 한 번 감자를 매만져본다.

내겐 특별한 감자,,고맙고, 감사하고, 죄송하고,,,


댓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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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0 16:2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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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아 2016.06.20 23:21

    저도 유학때문에 해외생활 중인데 소포 정말 공감요 ㅠ 한인이 거의 없는 도시에서 학교를 다녀서 소포에 한국에서만 살수있는 먹거리 가득 담겨오면 정말 감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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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정 2016.06.21 00:48

    오늘 글에는 평소랑 다르게 감정이 듬뿍 담겨있네요_! 막힘없이 생각없이 후루룩 읽고나니 좋은감정이 느껴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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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덜햅번 2016.06.21 08:11

    해외는 아니지만 타지에서 일하는 동생에게 택배보내던 마음이 생각나네요. 보내는 입장에서는 이것도 좋아하는거 저것도 좋아하는거 이것저것 넣다보면 택배박스가 항상 모자라던 생각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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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갈매기 2016.06.21 11:15

    정감이 가는 선물이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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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닉 2016.06.21 17:15

    그 사랑과 정성을 생각하니 울컥하고 찡한거겠죠.. 부모님들께 한번이라도 더 목소리 들려드리고 한번이라도 더 얼굴 보여드리는거.. 그게 가장 큰 효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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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굴라 2016.06.21 18:25 신고

    부모님의 펀지나 소포는 언제나 뭉클한거 같아요..^^ 저도 외국에 있었을 때 엄마가 소포에 넣어주신 편지를 보고 펑펑울었던 기억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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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깐도리바 2016.06.22 06:16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2016.06.22 06:16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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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쨈쿠키 2016.06.22 11:16

    와~ 예전에 다음홈피가 바뀌기 전에 케이님 블로그 구독해놓고 늘 새글 봤었는데 다음이 개편되고 난 뒤로 티스토리 블로그가 잘 안보여서 ㅠㅜ 못들어와봤는데 오늘 메인에 떴길래 반가운 마음에 바로 들어왔네요.
    귀여운 남편분과 여전히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신 것 같아 제 마음도 너무 좋네요~ 요즘 일본도 덥죠? 더위 먹지 않도록 건강조심하세요~!
    답글

  • 코코아짱 2016.06.22 19:00 신고

    과자는 고소미 오또 최고임 정말루 맛있음 라면 짜왕 맛짬뽕 맛이땅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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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늘 2016.06.23 00:47

    오랜동안 케이님 블로그를 읽기만 하던 독자인데 처음 댓글 남겨봐요. 학업과 직장때문에 외국생활을 오래 했는데.. 오늘 케이님 글을 읽으니 예전 생각이 나네요. 유학 초반에는 엄마가 1년에 서너번은 소포를 보내주셨었어요. 주로 식재료였지만 옷이나 책도 보내주시고.. 저는 꼭꼭 들어찬 박스 그 자체가 좋아서, 박스의 물건을 꺼내 정리하지도 않았더랬죠. 옷장 위에 올려놓고 매일밤 잠자기 전에 그 박스를 내려서 안에 든 물건들을 하나하나 다 꺼내 만져보고, 다시 차곡차곡 정리한 후에 잠자리에 들곤 했답니다. 근데 유학과 취직으로 외국생활이 길어지니까 귀찮아지셨는지.. 현금이 최고라고 송금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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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국에서 보낸 소포를 받는 기분.....저는 거의 언니가 보내주는데, 저는 제 형편 탓하며 따로 보내는 것도 없이 말로만 인사치레를 하는 것도 미안해서 보내지말라고했는데, 아이가 가끔씩 기다리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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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씨아저씨 2016.06.23 09:59

    딱 감자가 제철인데~~~
    여기도 퇴근길보면 감자랑 양파수확한다고 농부들이 분주하더라구~~
    휴일날 이삭줍기해도 엄청난 양을 주울수 있는데...
    마카다 귀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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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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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onx카논 2016.06.23 10:57 신고

    케이님도 일본에 계시는군요, 저도 바쁜 와중에 가끔 부모님의 사랑을 잊고는 합니다만,
    케이님의 글을 보고, 오늘은 카카오톡으로라도 애교 좀 부려 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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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돌이 2016.06.23 12:00

    엄마의 정성이 한가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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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 꼬냥이 2016.06.24 18:44

    정말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소포들이네요.
    근데 적은 양이지만 다양한 메뉴를 귀찮아 하지 않고 뚝딱 만들어 주시는 게 대단하게 느껴져요. 전라도 손맛이니 맛도 좋을 거 같구요. 가끔 케이님이 식단 올려놓으신 거 보면 되게 군침 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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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남 2016.06.27 10:11

    역시 부모님의 사랑은 따라갈수 없지요~ 본인 아픈것보다 자식 아픈거 더 걱정하시는 분들이니까요 ^^ 어머님의 사랑이 듬뿍 담긴 소포 받으시고 찡~ 하셨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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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8 05:4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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