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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해외거주자에게 국제소포가 주는 의미

by 일본의 케이 2019.01.12

멀리 해외에 거주하시는 이웃님께서

 소포를 보내오셨다.

내가 연하장과 함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렸더니

이렇게 푸짐하게 답례를 해주셨다.

작은 선물을 보낼 때마다 부담스워하지 않을까

항상 염려스러우면서도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면 괜한 오지랖이 발동해서

우리 조카들이 받아보고 많이 좋아했던

과자나 스티커, 문구 같은 것을 넣는데

  이렇게 마음을 나눠주셨다.

내가 일단 풀어보고 깨달음이 다시 

열어볼 수 있도록 조심히 닫아두었다.


[ 어디서 온 거야? ]

[ 응,,멀리서...]

[ 왜 말을 안 해 줘? ]

 [ 그냥,그것보다 이 소포가 우여곡절이 있는데

 내가 우리집 주소 가르쳐 드리면서 번지수

 하나를 빠트린거야, 그런데 이렇게 제대로

우리집에 도착했어, 우체부 아저씨가 

 주소는 잘못 됐지만 나 일 것 같아서

 가져왔다면서 내미는데 너무 고맙더라구 ]

내가 주소 잘 못 알려드려서 이웃님도 나도

 마음 조렸던 상황을 열심히 얘길 하는데 깨달음은

소포 속 내용물을 꺼내서 맡아보고 흔들어보고

열어보느라 내 말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 아, 깨달음, 이 슬립이라고 적힌 건 당신거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니까 당신이 마셔 ]

[ 이것만 마시고 나머지는 먹으면 안돼?]

[ 아니, 먹어 ]

내 말이 맘에 안들었는지 감사의 표시는 그럼

이 다이어트 티에만 하겠다면서 하트를 아주

작게 했다.

내가 자기를 블로그에서 돼지로 만든 덕분에

이제는 다이어트 티까지 받게됐다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돼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살을 빼면 바로 인증샷을

 찍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런말을 하면서도 깨달음 손은 쿠키를 열어

입에 넣고 있었고 처음 먹어보는 독특한 

맛이라며 한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또 소포가 오던 날,

이 날은 내가 상당히 바빠서 하루종일 바깥일을

보고 있을 때 한국번호로 국제전화가 걸려왔었다.

받았더니 일본어로 말씀을 하셔서 감을 못 잡고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성함을 밝히시고

예전에 내가 보내드린 소포박스에 적힌 번호를 

간직하고 계셨다면서 내 주소가 변경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전화를 주셨다고 했다.

닉네임은 물론 성함도 내가 기억을 하고 

있었기에 금방 알수 있었다. 

다음블로그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셨던 분인데 

목소리가 너무 근사하셨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국제통화료 비싸니까

카톡으로 통화하자고 그날

 저녁 메일을 보내드렸다.  

그렇게 메일을 주고 받으며 나보다 연배이셨고

성가대 봉사를 오랜시간 하셔서 목소리가

아주 젊으셨던 것도 알게 되었다.


깨달음은 지난번 까치 연말카드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새해카드에 붙은 돼지를 뜯으려고 했다.

[ 이거 돼지 몸이 자개야,,어머니 안방에 있는

장롱에 그림이랑 똑같아 ]

[ .............................. ]


과자류는 자기 앞으로 다 땡겨서 마치 시상식

사진을 찍는 것처럼 나열을 한 뒤에 책은 나한테

 주면서 무슨 내용의 책이냐며

좋은 글이면 자기한테도 알려달란다.

[ 깨달음, 이분도 그렇게 다시 연결이 되서

이렇게 소포가 온 거야 ]

[ 당신도 보내드려야지? ]

[ 응, 보내드릴거야, 참 대단하지.

 소포를 보내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함께 담겨져 오는걸 당신도 느껴? ]

[ 응,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사람의 인연같은 그런 따뜻함이 느껴져 ]

그렇게 우린 좀 긴 대화를 나눴다.


깨달음은 이웃님들이 보내주시는 각종 소포와

 카드를 받을 때마다 왜 가족도 아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가족에게 받는 정성과 

마음, 사랑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단다.  

단순히 한국사람의 정이라고 정리하기에는 

너무 일괄적이긴한데 무언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로가 연결된 끈 같은게 일본인들에 비해 훨씬

 단단하게 엮겨져 있어서 그런 인간 관계를

 만들어 가는 걸 보고 있으면 

참 포근하고 훈훈해진다고 한다. 

아마도 자기 생각에는 한국사람들에게 있는

[우리]라는 정신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감정들에 친근감과 결속력같은 것을 

돈독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사랑의 온도가

다르단다.

[ 꼭 이불 같애, 이불처럼 뜨근뜨근,

사랑으로 감싸잖아,, ]

이불이라는 표현이 촌스러웠지만 깨달음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충분히 느끼고

 이해하고 있었다.  

깨달음 말하는 [우리]라는 정신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인의 DNA에 잠재되어

 있는 사랑의 온도는 분명 남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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