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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해외에서의 만남과 이별은 더 슬프다.

by 일본의 케이 201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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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작품들을 몇 점 꺼내 보았다.

오늘 오후에 지난 주 포스팅했던 고깃집 작별파티가 있는 날이다.

일본을 떠나시는데 뭔가 드리고 싶은 마음에 제주도에서 오픈하는 가게에 걸어 두어도

눈에 거슬리지 않은 작품을 드리고 싶어 고민하다 하나 결정해 포장을 했다.

 관련글 (일본을 떠나는 이웃들이 늘고 있다 http://keisuk.tistory.com/452) 


 

이른시간 예약을 해서인지 가게에 도착했을 땐 우리 뿐이였다.

 우리처럼 작별인사 하러 오시는 손님들이 많아

영업 마지막날까지 예약이 끝난상태라고 그랬었다.

 

  간단한 내 신상정보와 건강하시라고 적은 메시지는 점장에게 드리고

마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작품을 열어 보시면서

어제도 손님들과 많이 울어서 오늘은 안 울고 싶은데 또 눈물 날려고 그런다고

울리지 말라고 그러신다.

실은, 나도 선물을 건네 줄 때 눈물이 찔끔 나올 뻔 했는데 울면 서로가 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서 꾹 참았다. 


 

이 가게 첫 오픈 날,,,,  윗층 218호에 살았던 나...

고기냄새에 끌려 별 생각없이 들어 왔는데 점장이 한국사람이였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내가 힘들 때, 내가 편해지고 싶을 때 

가끔 찾아와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으면

 가만히 다가와 힘 없어 보인다고,, 뭔지 모르지만 힘들어도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날은 집으로 돌아가는 내 등에 대고 마마가 한국말로 [케이~힘내~]라고 해줬는데...

그 가게가 문을 닫는다.

 

음식이 나오고,,,, 다른 테이블에 손님들도 메워지고,,,

난 기분 탓인지 고기가 목구멍에서 잘 넘어가질 않았다.

 

사람의 인연이 옷깃을 스쳐 만들어진다는데

우린 무슨 인연의 끈으로 이렇게 만나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점장도 마마도 그리고 나도 서로

영업주와 손님으로의 적정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시간(8년) 변함없었던 것 같다.

같은 한국인으로써 마음 한구석에 정들은 오갔지만

서로 상대에 대해 깊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해외생활이 길어지고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어가면

누군가를 만나 인연을 만든다는 게 참 힘들다.

서로가 서로를 보여주고 알리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는 그런 관계가 좋은데

좀처럼 새 인연을 찾고 맺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가슴이 계속해서 알싸한 걸 보니...생각보다 내가 점장과 마마를 많이 좋아했던 모양이다. 

두 분, 모두 조심하세요~~ 그리고 늘 건강하시구요.

아주 많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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