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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감사한 마음을 들게 한 저녁밥상

by 일본의 케이 2020. 4. 7.

주말이면 우린 하루 세끼를 어떻게 잘 먹고

잘 살건지에 대해 많은 얘길? 나눈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가볍게 술한잔 하면서 외식을 즐겼던 터라

집에서 아침, 낮, 저녁을 해결하려고 하니

메뉴도 마땅치 않고,깨달음도 그렇고 나역시도

늘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해서

고민아닌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다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가게를 찾았다.

한국은 무엇이든, 어디든 배달이 가능하지만

일본은 아직 한국만큼 다양하지 않아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가장 많은 배달음식으로는 초밥, 피자이며

 우동, 소바, 솥밥도 하긴 하지만

지역과 구에 따라 배달구역이 달라

메뉴가 많지 않다.

첫날은 깨달음이 좋아하는 초밥집에

미리 전화를 드리고 테이크아웃을 해왔다.

난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살아가고 있지만 

사시미는 물론 초밥도 못 먹는 게 훨씬 많다.

몸이 받지 않는 것도 있고 식감도 썩 좋아하지 

않을뿐더라 가장 큰 문제는 먹고 나면 배탈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즐겨하지 않는다. 

[ 당신이 먹을 수 있는 걸로만 골라서 사왔어.

성게알, 문어, 새우는 먹을 수 있잖아 ]

[ 응,,먹어볼게..근데 깨달음,,당신 

초밥 먹고 싶었나보네..]

[ 응,,난 날 것을 좋아하잖아,,]

[ 그래,,많이 먹어..]


그렇게 한끼를 먹고 저녁은 잠깐 회사에

다녀온 깨달음이 다코야끼와 몬스버거에서

닭다리를 사왔다.

[ 오늘 갈비 먹고 싶다고 해서 갈비찜했는데..]

[ 갈비도 먹고 통닭도 먹으면서 술한잔 하려고 ]

[ 술 마시고 싶었어? ]

[ 응,,갈비찜이랑 같이 마시고 싶어서 ]

[ 당신이 시래기를 넣어달라고 해서 넣었는데

갈비찜맛이랑 갈비탕 맛도 좀 나..]

[ 그래? 두가지 맛이 나면 나는 더 좋아]


갈비찜과 닭튀김, 어니언링, 다코야끼의 조화가

묘하지만 와인을 마시며 우리의 한끼는 

 또 그렇게 끝냈다.

그리고 일요일날은 외출 준비를 하고

우리가 움직여야할 행동반경을 몇 번씩 체크했다.

최대한 빨리 필요한 물건만 사고 돌아오고 싶어서

 동선을 최소화하려고 최단거리까지 계산을 했다.

그리고 정각 11시가 되자, 매장에 전화를 해

우리가 사려고 하는 물건의 유뮤를

확인하고 바로 집을 나섰다.

신주쿠를 얼마만에 나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365일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꼭 나와야 했던 이유는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사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이곳 일본은 한국과 다른

대응을 하고 있어 PCR검사를 해주지 않는 것과

의료붕괴가 벌써 시작되고 있어서 이래저래

불안감에 쌓여 있는 나에게  

어느 블로그 이웃님이 가정용 인공호흡기나

 산소호흡기를 준비해두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깨달음에게 말을 했더니 좋은 생각같다며

사두자고 해 아웃도어 전문점에 오게 되었다. 

가정용 인공호흡기는 의료용뿐이고

쉽게 구입할 수 없어 산소호흡기라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해서 구입을 하기로 했다.

깨달음은 물 없이 먹을 수 있는 비상식품들을

흥미로워하더니 몇가지 골라 쇼핑백에 넣었다.


그리고 다음 장소는 코리아타운으로 옮겨

깨달음이 사고 싶은 것과 내가 필요한 것들을

장바구에 담고 바로 나왔다.

영화 기생충을 본 후 짜파구리를 한번 만들어줬더니

너무 맛있어 했는데 라면이 떨어져 먹질 못했고

신주쿠 나온 김에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사고 전철역으로 가는데 우리가 항상 다녔던

짜장집을 스치자 깨달음이 군침을 삼키며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춰서길래  

 집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내가 저녁을 만드는 동안 깨달음은

마늘까기와 청량고추 다듬기에 들어갔다.


[ 왠 마늘을 이렇게 많이 샀어? ]

[ 이제부터 마트가는 일도 되도록 줄이고 싶어서

대량으로 구매했어 ]

[ 이 청량고추는 어떻게 다 먹어 ? ]

[ 반은 생으로 먹고 나머진 삭힌고추 만들거야]

 [ 그래서 많이 샀구나...] 


그렇게 준비한 주말저녁 밥상은

 짜파구리와 탕수육이였다.

[ 깨달음 맛이 어때? ]

[ 맛있어. 가게에서 먹는 맛이 나, 아까 

짜장면집을 지날 때 정말 갈등했어..

들어가서 먹어도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테이크아웃이라도 할까 했는데

당신이 만들어준다고 해서 참은거야 ]

[ 잘 참았어. 많이 먹어 ]

내일부로 이곳은 긴급사태선언을 한다고 한다.

사용을 하게 될지 안할지 알 수 없지만

휴대용 산소호흡기도 일단 샀고

 짜파구리도 며칠간 해 먹을 수 있을만큼

샀으며 청량고추까지 구입했으니 한동안은

칼칼하고 매운 국물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긴급사태가 되어도 우리부부에게 그렇게 

큰 변화는 없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싸움속에 내 나라가 아닌 곳에서

외국인으로 살고 있는 불안감은 여전할 것이다.

그래도 오늘처럼 이렇게 먹고 싶은 음식을

준비하고 그것을 또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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