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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남편이 일본인임을 재확인할 때

by 일본의 케이 2015. 3. 7.

 

지난 달, 집 계약이 파기 된 후로

우린 부동산 담당자인 사토군에게 집 찾는 걸 잠시 쉬겠다고 전했었다.

계약파기로 인해 의욕상실및 잠시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토군에게 집찾기를 하지 말라고 정중하게 얘길 했었다.

알겠다고 그러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라며 사토군도 우리의 제안을 받았들었다.

그동안 우린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 맨션을 살 것인지,

주택을 살 것인지, 갤러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반복되는 얘기를 또 하고 또하고,,, 그런 시간들이였다.

그러다가 한국에 다녀오고,,, 한국에서도 다들 집은 어떻게 됐냐고 묻길래

정신이 좀 차려지면 다시 집을 찾을 거라고만 대답했었다.

그런데 그 계약파기 날로 딱 한달이 지난 오늘, 사토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 번 자기에게 기회를 주시지 않겠냐고

두 분께서 집찾지 말라고 그러셨는데 자기가 사죄하는 마음으로 몇 군데 찾아 봤다고

지난 번 일로 민폐를 많이 끼쳐드려 너무 죄송한데

 마음을 다해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찾아 보겠다고,,,,

[ ......................... ]

늦은 퇴근길에 전화를 받은 우린 잠시 생각 해보겠다고 대답을 하고

간단하게 라면을 먹고 집에 들어왔다.


 

둘이서 차를 한 잔씩 마시며 다시 얘길 했다.

깨달음이 먼저 어떡할 거냐고 내 의향을 물었다.

찾긴 찾아야 하는데 또 얼마나 걸리지 모를 집찾기를 다시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그냥 막막하고 기운이 나질 않는다고 사토군의 잘못도 있었지만

 우린 그냥 계약파기로 인해 정신적으로

좀 피곤했고 잠시 집이고 뭐고 잊고 싶어서 찾지 말라고 했던 것이였는데

사토군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으니

다시 슬슬 찾아보라고 해야하지 않겠냐고 내 생각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깨달음은 부동산 회사를 바꾸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사토군이 열심히 해줬던 건 사실이지만

부동산 업자로써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한 게 많았다고...

약속 시간을 어긴 적도 두번이나 있었고,

지난번 계약를 맺기 위해 오갔던 서류 작성에서

 금액에 0을 하나 빠트린 적도 있었고,

합계가 틀려 재작성 한 적도 있었고,

계약서류에 매입금액을 틀리게 적는 실수는 부동산 업자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난 번 계약파기 건도 어쩌면 처음부터 상대 부동산에서

조건을 모두 제시했었는데

사토군이 건성으로 흘려들었던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관련글 ( http://keijapan.tistory.com/629  일본 신입사원이 보낸 사죄편지)

 

나도 알고 있다.

시간엄수 하지 않았고 작성서류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도

하지만 이제까지 몇 달동안 고생했는데 담당을, 아니 부동산 회사를 바꾸는 건

너무 야박하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아무리 사회 초년생이라 하지만 틀려서는 안 될 부분을

몇 번이고 실수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라면서

부동산이란 금액이 큰 만큼  아주 신중하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단다.

특히 부동산 업자들에게 주는 수수료가 3%나 되는데

그 만큼에 정확하고 바른 일처리를  해야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러면에서 자기는 사토군에게 믿음이 안 간다고 그래서 업자를 바꾸고 싶단다. 

[ ............................... ]

그러면서 좀 더 편하게 집찾기를 하기 위해 먼저 에리어 폭을 줄여

우리가 나름대로 탐색을 해보자며 지도를 꺼내었다.

 

어찌보면 깨달음 말이 맞는지 모른다.

부동산 업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 신인이여서 미숙한 것도 있고  실수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열심히 뛰어 준 것도 있지 않냐고

이번에 다시 한 번 맡겨보고 그 때도 아니면 그 때가서

바꾸면 되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냉정한 사람이 뭔 일로 사토군을 감싸냐고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역시 한국인이여서 [정]에 약하다고 안쓰러운 마음은 자기도 들지만 지금처럼

실수가 발생하면 계약이 또 파기 될 수도 있다며

측은지심으로 사람을 대해서 서로 좋을 게 없다며 말투가 차가웠다.

[ .............................. ]

얘기를 여기까지 그냥 끝냈는데 그 때 마침 깨달음에게 메일이 왔다.

사토군이 새로 찾은 물건들의 정보를 PDF로 보낸 것이였다. 

예전 같으면 나에게 이런 물건이 나왔다고 PDF파일을 보여줄텐데

오늘은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고 바로 답장을 보내는 것 같았다.

 

깨달음에 이런 태도를 보면 참 매정하다는 걸 느낀다.

물론 사토군이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까지 마음을 먹는 걸 보면

이 사람은 역시 일본인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깨달음 친구분에게 한국에서 가져 온 깡통김을 보내줄려고 했더니

자기 사업에 필요치 않는 사람이니까 안 보내도 된다고 잘라 말했었다.

내가 이제까지 지켜본 깨달음은 정이 많고, 마음이 여린 건 사실인데

 [시간] [돈]에 관련된 모든 일엔 엄했고 철저했던 것 같다.

특히 이번엔 집을 구입하는 일이기에 더 신중하고 깐깐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겠지만 

사업, 거래에 있어서 [정]은 의미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일이 성사되기도 전에 [정]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정]을 주고 받을 때는 모든 일이 성사되고 난 후에도 늦지 않으니까 

모든 게 순서가 있듯이 그 순서를 제대로 해두지 않으면

 일의 진행이 순조롭지 않다는 이론을 갖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깨달음의 모습과 내 머릿속에 정립된 일본인의 이미지가

오버랩 될 때면 나도 모르게 낯설음을 느낀다.

어쩌면 내가 깨달음 자체를 일본인이라 의식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뭘 해도 한국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고, 그 모습에 익숙했던 것 같다.

그랬다....깨달음은 전형적인 일본인 성향을 갖고 있으나 다른 일본인에 비해

정이 좀 많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이였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부분,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받아들여서인지

 깨달음에 또 다른 모습을 볼 때마다 일본인이였음을 재상기하는 것 같다. 

 그는 일본인이였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19

  • 지후아빠 2015.03.07 00:26

    질 읽었습니다. 저도 글 속의 상황에서 케이님과 같은 생각을 했는데, 조금은 깨달음님이 낯설게 느껴지네요...
    한국사람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아무리 사회생활이지만 야박하고 냉철한 사람이라는 안좋은 평가를 받았을거 같네요...
    답글

  • 로또냥 2015.03.07 00:52

    깨달음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한국인, 일본인을 떠나서 깨달음님은 지금 일처리방식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답글

  • lovelycat 2015.03.07 00:59

    역시 사업가라 그러신건지. . .
    어쩌면 한국과자에 대한 집착(?)은 깨달음님 자신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표현이 좀더 부드럽긴 하지만 저의 신랑도 그럴때가 있어요 그럴때보면 역시 돈 만지는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글

  • cris 2015.03.07 05:58

    저도 그 상황이었다면 업자를 바꿨을거 같아요. 얼마전 생애최초 제 명의로 된 중고차를 샀는데 담당판매직원이 일을 너무 건성으로 처리하고 약속도 미뤄서 헛걸음시키고 해놓기로 한것 안해놓고.... 심지어 차 인수 받고 2주정도 탔는데 타이어 사이즈를 엉뚱한걸 끼워놔서 다시 가서 바꿨어야했어요. 일본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태리 경우 자동차등록증에 명시된 사이즈와 다르면 엄청난 벌금을 문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그 직원때문에 남편은 회사를 몇번씩이나 조기퇴근해야 했죠. 일본처럼 무릎꿇고 사죄하지도 않아요 여긴. 지들 실수로 몇차례나 헛걸음을 해도 어찌나 당당하다못해 시건방지게 손님을 대하던지;;
    답글

  • 김동일 2015.03.07 10:02

    생각해 봅니다
    하늘에
    태양만 보고 살까
    달만보고살까
    별만바라보며 하나둘 헤아릴까~~~~

    우리의 삶 속에는 정답은 없읍니다
    논리만 존재합니다

    한참을 쉬면합니다~~~


    답글

  • J2M1 2015.03.07 13:29 신고

    정을 떠나서.. 수차례 실수가 누적되는데도 신경을 안써서 반복된다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은데요..
    답글

  • 시월 2015.03.07 13:49

    와 깨달음님의 카리스마.
    저도 깨달음님의 선택에 한 표 보탭니다.
    일과 정은 한 데 묶여선 안되는 조합인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김영란법 통과가 의미있구요.
    그래도 깨달음님께선 장모님도 챙기고 조카들도 챙기시는 마음 따듯한 분이시니까요.
    답글

  • 2015.03.07 22:1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3.07 22: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채영채하맘S2 2015.03.08 02:28

    저도 정이 좀 있는지라 케이님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아요. 하지만 몇년 하지않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진짜 일에는 깨달음님처럼해야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님 후에 둘 다 마음 상하는 일들이 많아져서 안 좋아지더라구요
    답글

  • 민들레 2015.03.08 16:31

    情 무더기라는 소릴 듣지만
    부동산에서 큰 실수를 했군요
    부동산 매매가에서 0 을 하나 빠트렸다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부동산 사무실을 바꾸다 보면 원하는 물건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답글

  • 유진파파 2015.03.08 16:41

    가슴에와닿는 글잘보고갑니다~공과사는구분!!
    글잘보고갑니다!!!
    답글

  • 2015.03.08 20:2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Boiler 2015.03.08 21:13 신고

    많은 부분을 느끼고 갑니다.
    한번 잃은 신용은 회복하기 힘들기에 저도 일을 하면서 실수 하지 않도록 한번씩 더 확인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답글

  • 못난이지니 2015.03.09 02:14

    한국인의 그 "정"이라는것이 좋을때도 있지만, 그것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는데, 깨달음님의 행동이 조금 야속하게 느껴지는거 같지만, 정확한 판단아래에 하시는것이니 깨달음님이 옳으신거 같습니다. 우리는 가끔 잘라야 할때를 잘 못 잘라내는 경향이 있죠.^^;
    답글

  • 흑표 2015.03.09 10:08

    저도 깨달음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공과 사는 당연히 구분해야하는 것.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 되지 않을듯..
    답글

  • Verda 2015.03.09 12:21 신고

    잘 읽고 갑니다~
    공감이 많이 되네요~저도 케이님같은 성격이라 정에 많이 휩쓸리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어쩔땐 제자신이 한삼에 보일때도 있어요;;;ㅋㅋ그런데 잘 안 고쳐 지더라구요~
    깨달음님 같은 성격이 전 부러울때도 있습니다.
    다 장단점이 있는거 같아요^^
    답글

  • 위천 2015.03.09 12:36

    공과 사의 구분을 확실히 하는 깨달음님의 사고를 존중합니다
    정으로 하기에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부동산 거래에 대하여는 냉정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이상은 제 의견이었습니다
    아무튼 좋고 마음에 꼭 드는 집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답글

  • 2015.03.10 09:24

    저는 일본인이어서가 아니라 성격이라 봅니다.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전형적인 한국사람이지만 깨달음님 같은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정을 주고 받는건 좋지만 과해지면 가끔은 독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차갑고 냉정하다 역시 일본인이다 생각하시기보다는 케이님을 좀더 생각하셔서 그런거다 라고 좋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부동산업자보다는 옆에 계신 케이님이 더 마음 쓰이고 그래서 그런결정을 내린부분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