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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5년전 일본 유학생의 3가지 유형

by 일본의 케이 2015.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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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허냐?, 너 어떻게 알았냐? 내가 일본 들어 온 거? ]

[여보세요]도 없이 다짜고짜 자기 할 말을 먼저 꺼내는 건

대학원 선배였다.

[ 몰랐어, 그냥 카톡 한 거였는데? 일본 아니였었어?]

[ 아니, 일본 딱 들어 온 날 너한테 카톡이 와서

니가 알고 있었는가 해서...]

[ 뭘 알아? 어디 촬영 갔다왔어? ]

[ 응, 필리핀에 한 3달 있다 왔다...]

[ 일 때문에 간 거야?]

[응,,, 일 반,, 휴식 반,,,, ]

[ 여전히 선배는 잘 나간다~~, 부럽다,,]

[ 부럽긴 뭐시 부럽냐? 나는 니가 더 부럽드라

 근디,,너 좋은데로 이사했드라, 역시 부자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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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 소리야,,, 다 빚이야 빚...]

[ 야,, 니기 집 옥상에서 나 살면 안 되냐? 

달마다 야찡(월세)내기 징해 죽것다,,,

아니면 니기 방 하나 빌려 주든지..ㅎㅎㅎ

아, 글고,,, 그 날 나 못 간다. 그 날, 나 또 일본 뜬다.

[ 또 어디가? 촬영가는 거야?]

[응,,,이번에는 중국 가...]

[ 언제 오는데? ]

[ 몰라,,, 또 3개월 정도 있을 것이다,,

다음에 들어오면 한 상 건하게 차려주라~ 한식으로~]

[ 그래,,알았어. 조심히 잘 다녀와~]

지난, 깨달음 친구분 집들이를 마치고

한국팀들 집들이 날을 정해 선배에게 연락을 했었다.

연락을 한지 한참이 지나서도 연락이 없다가

어제 이렇게 전화가 온 것이다.

유학시절, 과는 달랐지만 같은 학교 선배였던 민선배는

고향이 전라도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많이 친했다.

난 이 선배를 떠올릴 때마다 [고추장]이 생각난다.


서로 힘들었던 유학시절,

유학생들에게 3가지 유형의 학생들이 있었다.

집에서 보내 준 학비로 유학생활을 즐기며

적당히 졸업장 따면서 일본문화를 만끽하는 유학생.

돈 한 푼없이 일본에 와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 볼려고 아침 낮으로 막노동부터 웨이터까지

잠을 안 자고 돈을 버는 유학생.

돈도 없고, 빽도 없으니 오직 공부만이 살아 남은 길이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유학생.

우린 세번째 유형이였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알바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몇 시간씩 공부만을 했던 학생들이였다.

선배나 나나 서른을 넘어 유학을 택해서인지

할 것이라고는 공부밖에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을 것이다.

어느날, 좁은 우리방에서 학과 후배들과

감자탕에 소주를 한 잔씩 했었다.

모이기만 하면 한국 얘길 했었고,,,

한국은 지금 뭐가 유행이더라, 대통령 선거가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음식 얘기가 나오고,,,

그날 이 선배가 불쑥 [고추장] 얘기를 시작하면서

다들 각자가 겪은 사정들을 털어 놓았었다.

돈이 없어서 100엔샵에서 우동사리만 사와

그냥 막 삶아서 고추장에 비벼 먹기를 일주일 했더니

설사를 주룩주룩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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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돈이 없어 양배추와 곤약으로 생활을 하다가

영양실조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는 얘기...

전철 역 3코스는 기본으로 걸어다닌다는 얘기....

한 겨울에 난방비를 아끼려고 히터를 틀지 않고 생활을 하다가

손과 발에 동상이 걸렸다는 얘기...

거짓말 같지만 실제로 그 당시 유학생들의 얘기였다. 

학비와 생활비를 함께 감당해야했던 우린

참 악착같이, 독하단 소릴 들을만큼 절약하고, 절약을 했어야했다.

누가 더 비참한, 누가 더 초라한 유학생활을 보내는지

 얘기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우린 서로 아프고, 애달픈 그 시간들을 농담처럼 했었다.

 

어느날은 배가 너무 고프다고

자기 후배랑 밥 좀 주라며 우리집에 찾아왔었고

멸치볶음과 참치캔 넣은 김치찌게를

너무 맛있게 먹고 간 적도 있었다.

선배는 재학중에도 천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여러 콘페에서 상을 휩쓸었고

사진계에서는 이름이 알려졌었다.  

 삶의 뒷골목, 인간의 본능을 그대로 담아낸

선배의 사진은 좀 자극적이여서

일반인들에겐 거부감을 주기도 했지만

선배만의 칼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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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학생들은 어떤 유형으로 지내고 있을까..

내가 학교에 있을 때만 해도 우리 때처럼

처절하고, 빈곤하게 유학생활을 보내는

한국 학생들은 드문 것 같던데...

오랜만에 선배의 홈피에 들어가 봤더니

또 고추장 사진이 놓여있었다.

아직도 선배는 고추장에 오이를 찍어 먹고 있는것일까...

저 사진 한 장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너무 많아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 왔다.

이번 촬영이 끝나고 돌아 오면

정말 따끈한 집밥 한상 차려줘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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