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다이어트를 힘들게 한 것
제주에서 소포가 도착했다.제주에서 사는 큰언니와 서울의 작은언니, 엄마가 함께 보낸 소포이다.깨달음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천혜향과지난 3월 깨달음 생일을 뒤늦게 나마 축하해주기 위한 선물이 가득 들어있었다.[ 와~~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주산 귤이다, 근데, 너무 많이 보내신 거 아니야? ][ 당신 많이 먹으라고,,,회사에도 좀 가져가라고 많이 보낸거지..][ 이번에는 안 가져갈 거야, 지난번에 직원들이너무 맛있다며 그 자리에서 다 없어졌다니깐..][ 그러니까 좀 가져가면 좋잖아...][ 아니야, 조금 생각해 보고,,][ 혼자 다 먹을 거야? 당신 알아서 해.. ][ 왜 혼자먹을 거냐면 내가 한국과자 끊었잖아,,그니까 이런 과일은 마음껏 먹어도 되고 또 이건 내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거니까내가 하고 싶은대로..
2018. 5. 1.
한국이 그리울 때마다 달래는 방법
봄이 와서인지 우린 입맛이 없다.난 나대로 그렇고 깨달음은 바빠서 술자리가늘었고 그로인해 외식이 많았다.오늘 저녁메뉴는 모처럼 깨달음이 좋아하는 오코노미야끼를 했더니 잘 먹고나서갑자기 한국은 봄철에 무슨 음식으로입맛을 돗구냐고 물었다.[ 봄 음식? 잘 모르겠어..,,,][ 어머니한테 전화 해볼까? ][ 뭐 드시냐고 물어보고 싶어서?][ 응,,,] [ 지난번 갔을 때, 어머님이 해주신 나물이랑 갈비, 낚지도 많이 먹고 올 걸,,][ 그 때,,충분히 많이 먹었거든,][ 아니야, 당신이 눈치 줘서 조금밖에 못 먹었어, 한국도 일본처럼 봄철에 나오는 봄 채소 같은 걸 많이 먹겠지? ][ 그러겠지...][ 나 나물 좋아하는데..][ 알아,,내가 해줄게 ][ 콩나물말고 봄철에 먹는 걸로 먹고 싶어][ 그럼 코리아타..
2018. 4. 16.
남편의 과한 선물에 담긴 진짜 의미
화이트데이, 그리고 결혼 기념일이 있던 3월,우린 간단한 식사로 모두 끝냈다.특별히 갖고 싶은 것도 없고,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여행을 갈까했지만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그것도 그냥 다음기회로 넘겼다.아무런 욕심도 욕구도 생기지 않은 이유는 갱년기의 무기력증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2년전 오른팔에 왔던 오십견이 이번에는 왼쪽 어깨로 옮겨와서 자유롭게 왼팔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 모든 게 귀찮은 상황인 것도 한 못을 차지하고 있다.매년 기념일이면 뭔가를 선물해야한다고생각하는 깨달음은 아무것도 필요없다는내가 신경쓰였는지 자꾸만 뭐든지 말해보라고 했다.[ 필요한 거 없어,,솔직히 많이 귀찮고,,그냥 오십견이 빨리 낫도록병원이나 열심히 다닐거야,,] [ 그래,,그건 그것이고,,작년 크리스마스도 필요없다고 해서 선물..
2018. 4. 2.
남편들도 실은 결혼생활이 힘들다
친구가 갑자기 놀러를 왔다.그냥 휴식차 왔다며 연락을 해왔다.깨달음에게 레스토랑 위치를 알려주고우린 먼저 식사를 시작했다.[ 왜 갑자기 온 거야? 뭔 일 있어? ][ 그냥,좀 쉬고 싶어서..아내라는 자리에서...][ 왜 그래..싸웠어? ][ 아니,,싸운 건 아니고,,그냥 지치고 피곤해서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나처럼 결혼이 늦었던 윤희는 대학동창이다.6살 연하의 남편과 부산에서 살고 있는 윤희는가끔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며칠 있다가 홀연히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곤 한다. 남편에게서 카톡과 전화가 오는데도 윤희는모른척 하고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 좀 심각해? ][ 음,,,결혼이 종이장 같으면 쫘악 쫘악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야,,요즘.... ]쫘~악 쫘~악..
2018. 3. 22.
일본인 사위를 지켜보는 친정 엄마의 속내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방에 들어가려다보니 식탁에 막 삶아진 꼬막이 있었다.조금 식으면 깔 요량으로 드라이를 하기 위해 엄마방에 들어가 있는데 엄마가 깨서방이 꼬막을 까고 있다면서 케이한테 하라고 내 놨는데 깨서방이 야무지게 잘 깐다며깨달음 등을 다독거리셨다.[ 어째, 깨서방은 일본사람인디, 하는 짓이 한국사람같은지..모르것어..][ 내가 하려고 했는데..머리 말리고,,,,][ 뜨거울 것인디,,잘 까네..저 접시는 언제 챙겨서 가져갔다냐...참 대단하네...일본 집에서도 잘 도와주냐?][ 응, 보편적으로 잘 도와주는 편이야..]엄마는 깨달음이 두툼한 손가락으로 꼬막을 열심히 까고 있는게 신기한지 자꾸만 몇 번이고 쳐다보셨다. [ 안 뜨거워? ][ 괜찮아, 뜨거울 때 해야돼. 당신은 화장해~]그렇게 깨..
2018. 3. 7.
2018년, 한일커플이 나눈 대화
[ 자, 한잔 해~건배 ][ 별로 안 마시고 싶은데.왜 그래? 할 말 있어? ][ 아니,,구정도 지나고..새로운 2018년을시작하는 의미에서 하자는 거야 ][ 나한테 뭐 부탁할게 있어? ][ 아니,,없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 음,,,없어...]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주말에 자주 찾은 오다이바가 오늘은 구정연휴를 맞아 중국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많이 붐볐다.수제 소세지를 한 입 잘라 내게 내미는 깨달음에게 물었다.[ 당신은 2018년도 뭐 하고 싶야? ][ 열심히 일하지,,,][ 특별히 하고 싶은 거 없어? ][ 음,,,매일 매일 새로운 날에 충실히 성실히 사는 거지, 어느 날은 비가 오기도 하고,또 어느날은 화창하고 그러겠지만 어떤 날이든 새롭게 찾아오는 그 날을있는 그대로 ..
2018. 2. 19.
우리와 많이 다른 일본의 전통음악
[ 또 당신이 된 거야? ][ ............................... ][ 왜,맨날 당신이야,이왕이면 나를 뽑아주지 ][ ............................ ][ 당신이랑 똑같이 신청했는데.,나는 안 되냐고..][ 랜덤으로 뽑은 건데 우연히 또 내가 된거야,,,그 날 갈 수 있지? ][ 안 갈거야, 기분 나빠서..][ 왜 기분이 나빠,,][ 어차피 보게 해줄거면 나를 뽑아주면두배로 기분 좋잖아,,근데 또 당신이잖아 ]자신이 당첨되지 않은 것에 속이 상한 깨달음에게아무런 위로도 필요치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 둔채 그렇게 2주가 흘렀다.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신년맞이 한일교류 특별무대로 양국의 전통약기인 [가야금]과 일본의 [고토]를 각 5명씩의 출연자가 콘서트 형식으로 ..
2018. 1. 26.
한국 처갓집에 가면 다른 사람이 되는 남편
[ 오머니, 이고(이것), 이고(이것) ] [ 오메, 오메,,,많이도 사왔네~~] 가방에서 사 온 물건들을 계속 꺼내면서 깨달음은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엄마에게 설명을 드렸다. [ 응,,이놈은 커피고, 이놈은 사탕이고,, 이것은 뭐신고? 생선 같은디? ] 연어라고 손으로 물고기 흉내를 내자 엄마가 바로 알아들었다. 내가 옆에서 설명을 해주면 빨랐겠지만 깨달음의 한국어 실력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에 난 잠자코 엄마와 깨달음의 대화를 들었다. [ 이놈은 빵인갑네..] [ 카스테라 이무니다(입니다) ] [ 오,,카스테라,,,많이도 챙겨왔네.. 사오지 마라고 해도 징허게 말을 안들어 우리 깨서방이...버스 타고 오니라고 고생했을 것인디 얼른 밥 먹세~] 하네다공항이 아닌 나리타공항으로 가기 위해 새벽 5시에 집..
2017. 11. 29.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 아이고, 잘 오셨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 네명이서 건배를 했다. 7년전, 내 결혼식에 참석했던 후배와 그 여동생이 이번에 다시 도쿄를 찾은 것이다. 결혼식 이후, 이렇게 4명이서 술잔을 기울리는 것도 역시 7년만이였다. 그 동안 서로에게 있었던 자잘한 사건, 사고들을 시작으로 여행, 갱년기와 건강 등등,, 그런 얘기들을 나누다보니 와인을 두 병째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미혼인 동생분을 앞에 두고 결혼이란 얘기가 나와 각자의 생각들이 오갔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결혼이지만 결혼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나는 그간의 결혼생활 체험담?을 먼저 얘기했다. [ 일단, 결혼을 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거야 정말 현실이라고,,이혼하는 커플이 주변에 참 많이 있지만 이혼이 쉬운 게 아니고,, 아무튼..
2017.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