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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자는 영원히 아들일 수 밖에 없는가,

by 일본의 케이 2014. 3. 20.

 주사를 한 대 맞고 나오는데 비가 내렸다. 코 끝에 스치는 흙내에 봄이 묻어 났다.

3월부터 약물 치료에 들어갔다.

음식제한도 많고 약물에 의한 거부반응이 좀 있어 기분도 저기압이다.

식욕부진으로 뭘 먹고 싶지 않은데 의무적으로 섭취해야 할 음식량이 정해져 있어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체질개선도 필요했고 호르몬 바란스조절도 필요했다.

 엄청난 분량의 약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무렵, 깨달음에게서 저녁 모임이 있어 퇴근이 늦어 질거라는 연락이 왔었다.

 

11시가 넘어 들어 온 깨달음이 저녁에 뭘 먹었는지, 약은 제대로 먹었는지 물었지만

난 그냥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실제로 저녁은 먹지 못했고 쥬스만 겨우 두 잔 마셨을 뿐이였다.

주방 쪽에서 뭘 찾는 듯한 깨달음을 뒤로 한 채 

약기운으로 피곤하니까 먼저 자겠다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왠 김치 냄새가 술술 풍기길래 나가 봤더니

신라면에,,,, 파김치까지 꺼내서 막 먹을려고 준비 중이였다.

[ ....................... ]

 

쳐다보고 있었더니 보지 말란다. 보면 먹고 싶을테니까....

약 먹는 중에는 밀가루 제품도 피해야 했다. 그래서 많이 참고 있는 중이긴 하다.

 파김치에 걸쳐서 먹는 당신을 보니까 미치게 먹고 싶다고 그랬더니

그래도 먹으면 안 되니까 대리만족 하라면서

후루룩 쩝쩝,후루룩 쩝쩝 일부러 소리까지 내면서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당신이 잘 먹으니까 보기 좋다고 그랬더니

신라면 개발자는 천재라고 이렇게 맛있는 컵라면은 없을 거라고

그리고 파김치하고 궁합이 찰떡이라고, 매운지 입술이 빨개졌는데도 파김치를 또 올려놓고 먹는다.

파김치랑 같이 먹은 건 어디서 봤는지,,,

아무튼 잘 먹어 줘서 이쁜데,,,  저렇게도 맛을 잘 아는 일본인은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 것이다.

다 먹고 나서 디저트로 오예스 먹으면서 히죽히죽 날 보고 웃는 깨달음을 보면서

내가 남편이 아니라 아들을 키우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댓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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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0 11:4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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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2014.03.20 12:22 신고

    후루룩 쩝쩝 후루룩 쩝쩝~
    여기까지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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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인생 2014.03.20 12:25

    남자가 아들이 아닐때는
    하고
    생각하니 끔직하네여 ㅎㅎㅎ

    영원한 아들의 굴레에서 벗을수는 없는지 .
    좋은하루 되세여
    답글

  • 2014.03.20 12:3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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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표 2014.03.20 12:38

    후~~하 컵라면 맛나겠어요.

    어제 학원갔다 늦게 귀가한 딸이 매운라면을 먹고싶다 하길래

    참아라 했는데..

    그 심정이 떠오릅니다.
    답글

  • 2014.03.20 12:4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팔메 2014.03.20 12:47 신고

    컵라면에는 오뚜기의 참깨라면이 참 맛있는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농심의 제품들에게 약간 불신이생겨서
    라면이나 기타 농심말고 다른 것들도 한번 경험해보세요^^
    취향이겠지만 저는 삼양라면들이 참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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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n1234 2014.03.20 12:59 신고

    괜찮으세요? 무슨 약을 한발때기를..
    깨달음님도 라면 먹으면 몸에 칼슘 다 빠져나간다고 왠만하면 드시지 말지...
    아니면 건강라면. 양파 넣고 파 넣고 계란에 국물은 마시지 마시고.
    컵에 들어 있는 건 맥주?! 근데 진짜 맛있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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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면 개발자는 천재라고 이렇게 맛있는 컵라면은 없을 거라고'
    이 부분에서 푸핫! 깨달음님 정말 귀여우셔요~~ ㅎㅎ
    싱싱한 파김치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고맙습니다~
    -나고야에서 또 한명의 아들이 ㅋㅋ-
    답글

  • JS 2014.03.20 13:16

    케이님 얼른 쾌차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깨달음님 뿐만 아니라 저희 신랑도 비슷해요 ㅎㅎ;; 남자들은 어쩔수없는 "남의집 아들" 이고 아들은 다 키워놓으니 "남의집 남편" 이 되어있다는 친정엄마 말씀이 아주 딱 인것 같네요.
    답글

  • 2014.03.20 13:3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여기보세요 2014.03.20 14:25 신고

    ㅎㅎ 아프신다는 글을 읽으면서도 라면으로 시선이 가네요.^^
    답글

  • 윤희주 2014.03.20 14:49

    ^^우리집에도 두명의 아들이 있어요.
    근데 남편은 50이 넘었는데도 큰아들같아요
    나이가 더 들수록 삐지고 설움도 많이타고
    눈물도 많아지드라구요~~^^
    남자는 다 똑같은가봅니다~^^
    답글

  • 루이지 2014.03.20 20:06

    아프지 마세요~~ 빨리 나으시길...
    근데 라면은....진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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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장지기 2014.03.20 20:51 신고

    컵라면 드시는 큰 아드님??? 분도 재미있지만
    아픈몸 잘 추스려서 빨리 나으시기를...
    쾌유를 기원 합니다^^
    답글

  • 민들레 2014.03.21 01:10

    다들 그럽니다.
    남편을 큰아들이라고...

    한약은 아니지만 약은 먹는 정성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답글

  • 세정이 2014.03.21 08:14

    정말.. 아들 키우신다고 어르신들이 그러던데.. 아프지 마시길. 전 지금 알레르기 비염땜시..ㅠㅠ
    답글

  • ㅋㅋ 2014.03.21 16:54

    어디가 아프신지요? 월별로 정해놓고 약물치료를 받으시는 거보면 가벼운 병은 아닌 듯 합니다. 건강이 제일인데,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k님 블로그 애독자인데, 병이 있으시단 말을 처음 들었네요. 파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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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1 20:3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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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만디 2014.03.26 10:26

    어~~우리 김여사도 나를 아들로 생각하는가??? 함 물어 봐야겠네... ㅎ ㅎ
    빨리 꽤차 하세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