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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by 일본의 케이 2016.09.13

[ 오머니,,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지금 뭐 하세요? 한국도 시원해졌어요? ] 

[ 오머니, 추석에 못 가서 죄송해요 ]

[ 시장에 같이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죄송해요]

[ 오머니, 맛있는 거 많이 하세요? ]

[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조금만 하세요 ]

[ 감기 조심하시고 추석 잘 보내세요]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지금 뭐 하세요? ] 

[ 시원해졌어요? ]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바꿔달라고 해서 적어줬더니

10분이 넘게 계속해서 발음과 악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어때? 발음 좋아졌어? ]

[ 응, 좋아졌어, 전화해도 될 것 같애.. ]

 엄마와 통화를 할 때 깨달음 악센트가 애매해

못 알아들으실 때가 있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는

깨달음이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 엄마, 뭐하고 계셨어? ]

[ 응, 깨서방이 인자 말을 잘 하네..]

[ 아니야,,연습 많이 해서 그래..]

[오메,,늙은이 알아먹게 한국말 연습했는갑네..

어쩐지 오늘은 잘 들리드라고,,]

[ 추석 준비하느라 바쁘시겠네..]

[ 아니여,,나물 몇가지만 할라고 지금

도라지까고 있다, 니기들은

한국에 못 온께 거기서 추석 쇠야 쓰것네..]

[ 네,, 우리가 가서 도와 드려야하는데

날이 잘 안 맞네...죄송해요..]

[ 뭐시 죄송해...그런 소리 말고

추석날 깨서방이 좋아하는 거

준비해서 둘이라도 잘 보내라~]

[ 알았어요, 근데 엄마,,

깨서방이 우리가 광주 내려가서

살자고 그러네..]

[ 오메..뭔 소리여~깨서방 회사는 어찌고?]

[ 깨서방은 한국가면 일 안 할 거니까

나보고 돈 벌어서 자기 먹여살리라네..

그걸 약속하면 언제든지 한국 간다고 그랬어~

자기는 한국어 공부하면서 놀러 다닐거라고 

나한테 돈 벌어오래~]

[ 오메..뭔 일이다냐,,우수와 죽것네....

깨서방이 그런 소리도 할지 아네..]

그래야제..깨서방도 인자 쉬어도 쓰제..

근디 느닷없이 어째 그런 소릴 한다냐? ]

[ 다른 딸들은 다 자식들 있어 자유롭지 못하고

우리는 둘 뿐이니까 엄마를 돌봐야 할

 자식은 우리 부부뿐이라네,, ]

[ 오메..말만 들어도 고마와죽것네..]

[ 그니까, 엄마, 기다리셔~, 우리가 언제

짐싸들고 엄마네 집 근처로 이사할지 몰라~]

[ 아니여,,그렇게 말해 준 것만해도 너무 고맙고

충분히 마음 알았응께 행여나 진짜로

올라고 하지말고 그냥 일본에서 살아~

마음만으로도 진짜 고맙다고

깨서방한테 꼭 말해라잉~

글고 한국에 와도 서울도 아닌 광주에서

뭘 하고 살 것이냐,,, 긍께 그런 소리 말고

지금처럼 일본에서 살아~알았지? ]

엄마와 긴 통화를 끝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전화를 끊자 어머님이 뭐하고 계시냐고 물었다.

[ 응, 도라지 까고 계신대..]

[ 도라지? 속살 하얀 거? 지난번 내가 좀 했던 거?]

[ 응,,지난번 엄마집에서 당신도 조금 깠던 거..]

다음날 아침 따끈한 도라지나물을 먹으며

깨달음이 감탄을 했었다. 

껍질 까는건 정말 귀찮던데

이렇게 맛있다면서 역시 수고하지 않고서는

쉽게 맛 볼 수 없다며 두그릇 비웠었다.

[ 근데 지금 어머님이 혼자 까고 계신대?]

[ 그러지..누가 없잖아,,,우리가 안 갔으니까,,]

[  어머니가...짠하다. 혼자서,,.]

[ 어쩔 수 없지..아, 당신이 얘기한 

한국행 말씀 드렸더니 오지말고 그냥 

일본에서 살아라시네..마음만으로도 

당신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달라셨어 ]

[ 역시,,그래도 우리가 어머니 곁에서

살아야하지 않겠어? 될 수 있으면

빨리 가고 싶은데 그게 언제일지

기약은 못하지만,,,,

난 당신이 한국에서 직장만 잡으면

바로 갈 마음이 있으니까

어머니께 빨리 효도하고 싶으면

어서 한국 직장을 알아봐~]

[ ........................ ]

[ 근데, 당신 한국에 가면 시부모님은 어떡해..

당신 장남이잖아...]

깨달음이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연다.

[ 음,,,우리 동생이 하겠지..그리고

일본 자주 가서 찾아 뵈면 서운하게 생각 

안 하실거야.]

깨달음이 예전부터 장난처럼 했던 얘기들이지만

오늘은 아주 진진한 태도로 임하는 게

 고마우면서도 마음 한켠이 왠지 묵직해 왔다.

자기가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장모님과 함께 하려는 그 마음에

미안하고 고맙고 솔직히 복잡한

감정들이 스쳤다.

 깨달음이 정말 한국에서 노후를 맞이한다면 

한국어 어학원을 다니고

역사탐방을 하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런 깨달음을 난 전력을 다해 

서포트해주고 싶다.

엄마를 위해서, 그리고 깨달음을 

위해서도 한국에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주변정리가 쉽지가 않다. 

자꾸만 시부모님이 눈에 밟혀서.....

댓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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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 2016.09.13 07:48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두분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이뿌고 보기좋아요~
    보면서 배우고 실천하고 싶지만, 맘처럼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노력을 해바야겠지요~
    먼곳에서나마 추석 잘보내시고 건강하세요~ 항상 두분을 응원합니다~
    답글

  • 2016.09.13 08:3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sixgapk 2016.09.13 08:44

    짠한 그리고..감동이 느껴집니다. 다 잘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그러질 못하고...아무튼 일본도 추석을 지내긴 하지만 한국과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고향인 한국의 명절을 즐기고 싶은 마음 있으실것 같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답글

  • 수경 2016.09.13 11:34

    케이님과 깨달음님 이야기를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휴일에 집에 있을때도 꼭 들러서 읽곤 합니다.
    좋은 이야기만이 아니라 조금 우울한 이야기, 화나는 이야기를 읽고 나서도 상식적이고 정있는 사람의 생각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해서인지 좋은 기분이 듭니다. 제게 이런 기쁨을 주는 케이님, 깨달음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답글

  • jemiky 2016.09.13 11:57

    어제 지진난거 일본에서도 뉴스 속보 떴다던데요?보셨어요?
    일본에서는 5.8정도야, 그려려니 할런지 모르겠지만..
    어우야.. 부산은, 건물 무너지는줄 알고 뛰쳐나갔습니다.
    이렇게 흔들려본적이 처음이라 당황스럽더군요..
    한국도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고, 특히 경상도는 기존의 활성단층의 가능성이 반반이였다가.
    어제부로 100%라고 학자가 뉴스 나와서 말했어요.
    전라도 광주는.. 비교적 안전할테니. 한국에 정착하신다면, 경상도말고 고향인 전라도나 경기도에 정착하세요.
    아무튼, 추석앞두고 가슴 쓸어내렸네요^^;;
    답글

  • 붉은남작 2016.09.13 13:02

    저희도 늦게 결혼한 부부거든요. 이제 3년 넘어가죠
    추석입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답글

  • 2016.09.13 14:0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이종학 2016.09.13 16:16

    깨사장님이 건축설계 사무소 운영하시는것 같은데, 일본서 그만한 사업 일구는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저는 조금 알기때문에 그런데, 그걸 다 포기하는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됩니다.
    한국서 케이님이 정말 뼈 부러지게 일해도 깨사장 놀아가면서 버는것보다 못하지싶습니다.
    일본서 정년까지 열심히 사시다 정말 노후에 한번 생각해 보시는게 어떠실런지요~
    답글

  • originalaj 2016.09.13 18:45

    마음이 참 따뜻합니다...*^^*
    답글

  • porque 2016.09.13 19:30 신고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왔는데 잘 지냐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올 가을도 풍요롭고 건강하고 복 많이 받는 넉넉한 한가위되세요!
    답글

  • ej 2016.09.14 01:16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응원하겠습니다 ^^
    답글

  • Lovelycat 2016.09.14 08:24

    어쩐지 오늘 내용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래서 아들 키워봤자 소용없구나... 하는 거네요
    저도 다행히 예쁜 딸 둘 있지만 남편이 아들을 바래서 동생을 갖긴 했어요
    남편이 바라던 아들이 커서 저런다면 ㅋ
    울남편 표정 어떨까 싶네요
    답글

  • 2016.09.14 20: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9.18 10:3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9.19 15: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9.20 15:1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9.24 02:1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야베스 2016.09.25 19:00

    케이님의 마음과 깨서방님의 마음이 따뜻하네요.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거 그게 아마 사랑이고 행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답글

  • 방문자 2016.12.04 15:40

    훌륭한 어머님 훌륭한 아내 훌륭한 남편이네요. 전라도사투리가 정겹고 참 귀여워요ㅎㅎ 잘보고갑니다 행복하시고 가족모두건강하세요~~
    답글

  • 사랑스런그녀 2017.03.25 17:21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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