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내 이름으로 배달 된 택배....
보내 온 회사이름을 보고 감을 잡았다.
DHA&EPA가 함유되어 있는 서프리멘트(영양 보조제)였다.
깨달음에게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꼬박꼬박 하루도 거르지 말고 먹으란다.
내 이름으로, 나와 상의도 없이,, 그것도 정기코스를 주문한 모양이다.
내가 치매 걸릴 확률이 높다는 DNA결과가 나온 후로
(관련글 http://v.daum.net/link/52718031)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부터 생활습관, 관련운동에 관해 책을 통해 터득하더니
이젠 본격적으로 먹이고 주입시킬 생각인 것 같다.
하루에 4알씩,,, 생선에 많이 포함된 불포화지방산, 필수지방산 DHA와 &EPA....
참깨의 세사민 성분도 들어있다고 적혀있다.
몸에 좋은 건 다 들었는데 진짜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련지,,,,
아무튼 마음을 써 준 깨달음에게 고맙고 미안함이 밀려왔다.
저녁 7시, 퇴근하겠다고 전화가 오더니 저녁은 밖에서 먹자길래 약속장소로 나갔다.
시원한 호피(소맥)로 건배를 하고 많이 고맙다고
당신도 같이 복용하자고 그랬더니 자긴 친인척을 통틀어 치매에 걸린 사람이 없다고
걱정말라고 나보고 착실히 먹으란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야채엑기스도 도착할테니 그것도 잘 챙겨 먹으란다.
알았다고 뭐든지 예방 차원에서 열심히 먹고 관리하겠다고 그랬더니
약간 작은 목소리로 내 성격을 보면 치매도 이겨내고 남을 것 같다고 말을 흐린다.
[ .................... ]
아내를 위한 남편의 사랑이 담긴 영양보조제가 아니였냐고
기쁜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 먹을 생각이였는데
왜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냐고 그랬더니
보라고, 이렇게 작은 것에도 발끈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치매에 걸리겠냐고
당신 스스로가 머릿속에 네지(나사)를 풀지 않는 이상
절대로 안 걸릴거라고 자기가 장담한단다.
아무튼, 고마운 것은 고마워서 다시한 번 감사의 뜻을 전했더니
행여, 만에 하나 치매에 걸리면 자기 이름은 잊더라도
얼굴은 기억해 줬으면 좋겠단다.
그래야 길을 잃어도 모르는 사람에게 따라가지 않고 자길 기다릴 거라고,,,
[ .................... ]
이런 얘기를 하는 것 보면 깨달음은 내가 분명히 치매에 걸릴 거라고 확신을 하고 있는 듯하다.
나에겐 괜찮을 거라고, 걸리지 않을 거라고 대수럽지 않게 말은 하지만
머릿 속으론 나를 돌보는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 놓은 듯한 느낌이였다.
이렇게 예방약도 준비해 주고, 치매 관련 책도 꼼꼼히 읽는 걸 보면
나름 앞으로의 시간들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분위기가 꿀꿀해지길래 앞 일은 모르니 그 때가서 얘기하자고 그 쯤에서 화제를 바꿨던 것 같다.
정말, 행여나 치매가 걸리면 난 그의 곁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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