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자금 융자가 계속해서 거부 당하고 있다.
오늘도 아침 일찍 부동산 업자와 미팅을 하고 대출이 가능한
금융업체를 선택, 신청서류를 작성했다.
나라는 사람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는 게, 처음부터 유쾌하진 않았는데
일본 은행측에서 내놓은 내 평가기준이 형편없어서 불쾌감이 더했다.
우리가 정작 집이 없어 대출에 목숨을 거는 거라면
서운함이 더했을텐데 그게 아니기에 그래도 조금은 위로가 됐지만
일본에서의 내 가치가 이정도 뿐인가라는 씁쓸함과 더불어,,,, 외국인이라는 입장이
얼마나 불합리적이고 무기력한 입장에 서 있는지 실감하고 실감하는 하루하루이다.
지난, 황금연휴 때도 우린 여러 곳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했지만
처음 우리가 이사할려고 했던 목적에 맞는 곳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신축을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갤러리만 찾자는 얘기도 나오고,,,, 저녁에 차 한잔하며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차피 노후는 한국에서 살 생각이니였으니 한국에서 찾아보자고... 찾아보고 괜찮은 곳이 나오면 그 때 구체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잔다. 일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당신이 한국에 들어 가면 일을 못하지 않냐고 예전부터 그 문제가 제일 큰 걸림돌이 아니였냐고 그랬더니 한국에 가면 자기는 [한국어 어학당]다니면서 젊은 학생들이랑 놀테니까 나보고 돈 벌란다. [ ......................... ]
언젠가도 장난식으로 저런 소릴 하더니 오늘도 같은 소릴 하길래 그 말에 진심이 많이 들어있는 것 같다고 그랬더니 한국생활을 하게 되면 자긴 한국을 만끽하는데 나머지 인생을 쓰고 싶단다. 한국어 공부도 철저히 하고, 한국의 관광명소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외국인들이 모르는 숨겨진 먹거리 탐방도 하고 다니고 저녁이면 포장마차에서 막국수를 먹을 거란다. 그러니 한국에서의 모든 생계는 나한테 맡기겠단다. 알았다고, 모든 걸 내가 책임지겠다고 명쾌하게 대답하자 그렇게 말해줘서 기분이 좋단다. 얘기가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일들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지 않기에 우린 궤도수정이 필요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그곳이 어디든 내 삶의 계획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게 인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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