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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고맙고 미안하게 만드는 남편의 행동

by 일본의 케이 2014.03.17

아침부터 주방에서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났다.

뭐하냐고 쳐다봤더니 빨리 씻어라며 어젯밤에 말한 아울렛에 가잔다. 

 봄세일 시작했다는 얘길 자기 전에 잠깐 하길래 살 것도, 필요한 것도 없다고 그래서 안 가겠다고

분명 얘기 했는데 왠 변덕인지...

샤워를 하고 나오자, 내 가방부터 쇼핑백까지 모두 챙겨진 상태였다.  

집을 나서니 코 끝으로 봄바람이 들어 온다.


 

신주쿠에서 아울렛 전용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도착. 

 

나한테 뭐 살 것 있냐고 묻길래, 특별히 필요한 건 없는데 그래도 왔으니까 한 번 돌아보겠다고

그랬더니 그러면 자기 가고 싶은데 가자고 향한 곳이 레고가게였다.

  2주전 한국에 갔을 때 태현이한테 레고선물 줬으면서

뭘 또 사냐고 싫은 소릴 했더니 5월달 가족여행에 우린 참석을 못하니까

선물이라도 보내고 싶어서란다.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그릇가게로 이동, 생선 전용접시를 찾고 있는데 깨달음이

왠 접시들을 바구니에 넣으며 이번 아빠 제사 때 보니까

우리 엄마집에 개인용 작은 접시가 부족한 것 같더라고 엄마한테 보내드리잔다.

[ .......................]

점심을 먹기 위해 푸드코너로 이동.

쯔케멘을 맛있게 먹은 후, 깨달음이 자기 가방에서 꺼낸 건 삶은 계란이였다.

언제 삶았냐고 그랬더니 내가 샤워할 때 삶았단다.

아무튼, 장거리 외출을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챙기는 게 삶은 계란이다.

 

손수건을 꺼내려고 내 가방을 열었더니 뿌시럭 뿌시럭 과자들이 종류별로 들어 있다.

어이가 없이 쳐다봤더니 이것들도 내가 샤워중에 모두 챙긴거란다.

그러면서 큰 인심이라도 쓰는 듯,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된단다. 자긴 삶은 계란 먹을 거라고,,

[ .......................]

 

 내 가방 속에 한국과자를 넣으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2개씩도 아닌 종류별로 하나씩 넣어 놓고 먹어도 된다는 허락은 또 뭔지....  

그렇게 삶은 계란을 2개 먹고, 몽쉘통통도 하나 먹고 아주 만족스런 표정을 하는 깨달음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던 엄마집에 개인 접시...

5월에 우릴 기다릴지 모르는 조카 태현이를 위한 선물들....

손님 많이 치리는 작은 언니네를 위한 대형접시....

처제에게도 주고 싶다고 산 꽃무늬 접시까지...

늘 이렇다. 먼저 생각하고 먼저 행동하는 깨달음 때문에 난 늘 뒷차를 타는 기분이다.

챙겨줄 사람 많아서 부담스러울텐데도 그는 즐거워한다.

그럴 때마다 고맙고 미안하고 어깨가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댓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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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7 15:5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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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2014.03.17 17:15

    항상 가족들 생각하고 챙기는 남편분이 참 부럽네요.참 보기좋은 부부의 모습이예요.항상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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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코끼리 2014.03.17 17:51

    깨달음씨는 진정한 부자시군요. 멋집니다.
    답글

  • 박성애 2014.03.17 20:48

    깨달음님의 자상한 성격을 보면 케이님 신랑 잘 만나셨어요.
    꼼꼼하게 처가식구 선물 챙기는 거 보세요.
    이런 신랑 드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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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국선 2014.03.17 20:51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시는 깨달음님~제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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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인생 2014.03.17 23:00

    주는마음 기쁜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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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푸른 솔 2014.03.18 05:54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깨서방님 멋집니다
    참 가슴이 따뜻한 분!
    잉꼬부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일본 지하철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지난 일본 여행때 지하철로 하루 여행!
    왜 그리 헷갈리는지요
    답글

  • sam 2014.03.18 08:13

    깨서방이 너무도 완벽하고 빈 구석이 없으니 뭐가지고 다투고 흉보지.......깨서방 너무하네
    부부는 가끔 흉잡혀서 다투기도 해야 또 다른 색깔의 사는 맛도 있다던데.....케이님 긴장시키는 일도 좀 만들고....
    너무도 아름다운 부부라서 참 좋은데 딱 하나 모자란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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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시리 눈물이나네요. 2014.03.18 10:29

    깨서방님의 깊은 정에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또 그만큼 장모님을 비롯한 처가식구도 깨서방에게 말할수 없는 정을 주었을테고,
    그것을 진정성있게 가슴으로 받아서 느낀 깨서방님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참 감동적으로 글입니다.
    깨서방님은 언제까지나 절대 외롭지 않을것 같네요.
    늘 행복하세요.
    답글

  • 흑표 2014.03.18 14:09

    이럴때보면 케이님은 참 행복한 분입니다.

    나도 집사람한테 잘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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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밥냥 2014.03.18 20:49

    와아 진짜 부럽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케이님이 깨서방 아저씨께 잘 하시니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답글

  • 예희 2014.03.19 01:08

    암튼 케이님 결혼 증말 잘 하셨다니깐요?

    허긴 드린 것이 많으니 받는 것두 많은 거겠지만요,

    이세상 공짜는 없드만요......사랑두 정두요,


    답글

  • 2014.03.19 19:5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민들레 2014.03.19 20:48

    삶은 계란에 사이다가 빠졌네요~ * 성 사이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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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2014.03.20 00:26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인데.. 남편분 참 완소남이시네여ㅋ 귀여우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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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제마미 2014.03.20 08:50

    케이님
    다음블로그에서 이사오신줄 몰랐어요
    깨달음님 완소남이시네요~!!
    답글

  • ㅋㅋ 2014.03.21 16:37

    보기 좋은 부부의 모습... 좋아요 좋아~
    답글

  • martin 2014.03.22 12:39

    깨달음님 정이 많으신 분이네요.. 두분 보기 좋아보여요
    답글

  • 2014.05.12 20:2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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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16 02:5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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