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500엔만 낼거야, ]
[ 당신 알아서 해..]
[ 당신은? ]
[ 나는 천엔,,]
[ 나는 아직 믿음을 적으니까 이 정도만 내도
예수사마가 야단 안치시겠지? ]
[ 500엔의 의미는 뭐야? ]
[ 설교말씀 들은 값이야,공짜면 안되니까 ]
깨달음이 교회를 나와 함께 다닌지
2개월이 지났다.
설교시간에 잠깐 졸 때도 있지만 나는
그냥 깨달음이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 두었다.
무엇보다 매주 교회에 가자고 강요하지 않았던 건
말씀을 듣다보면 스스로가 느낀 게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모태신앙으로 살아온 나는 전도라는 걸
지금껏 해 본 적이 없다.
친구나 후배가 호기심에 나를 따라 교회에
몇 번 나간 적은 있었지만 왜 교회를 가야하며
왜 주님을 섬겨야 하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하지 않았다. 내 자신 스스로가
참 크리스천이 아니라는 생각에 누군가에게
성경말씀에 관한 얘기도 할 수 없었고
그래서인지 친구들은 한 두번 교회를 나오는
것으로 끝이 났었다.
깨달음이 교회를 나간지 한달이 지났을 무렵
내게 교회에 다니겠다고 말을 먼저 꺼냈었다.
[ 왜 교회 다니기로 마음 먹었어? ]
[ 설교말씀 들어보니까 좋은 말씀도 많아서,,
근데,,아직도 난 유일신이라는 게 마음에 안들어,
하지만, 목사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 게
많아서 꼭 기독교적인 면에서 시작하는 게 아닌
좋은 말씀 들으러 간다는 마음으로 결정했어..]
[ 그래,, 알았어..]
그렇게 또 한달이 지나고 교회 입구에서
늘 인사를 하시던 집사님들도 깨달음 얼굴을
익혀갔던 지난주, 드디어 교회에
자기 소개와 인사를 하게 되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자리에 앉아 주보를 훓어본다음
주변 사람들이 뭐하는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쳐다봤다.
[ 오늘은 천엔 낼거야.. ]
[ 왜? ]
[ 나, 천엔 낸지 몇 주 됐어..]
[ 그래? ]
[ 천엔은 내야할 것 같아서,,앞에서 저렇게
열심히 설교 하시니까......]
예배를 마치고 교회에 등록한 걸 기념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 당신 먹고 싶은 거 뭐야? ]
[ 나 그 집 빵 먹고 싶어, 빵 먹으로 가자 ]
[ 그래..]
샐러드가 나오기를 기다려며 깨달음은
아이처럼 빵을 맛있게 먹었다.
[ 오늘 설교 말씀 무슨 뜻인지 알았어? ]
[ 응, 자신을 낮추지 않는 자가 되라는 거잖아,
높아지고 싶으면.. ]
[ 눈 감고 있더니 다 들었네..]
[ 응,,중간에 졸렸는데 그래도 다 알아 들었어 ]
[ 어때? 오늘 교회에 정식으로 소개도 하고
그랬는데,,무슨 느낌 없어? ]
[ 별다른 건 없어, 그리고 난 지금처럼
우리 시골에 있는 신사에 갈 것 같애.
부모님 때부터 다녔고 기도를 해왔던 곳이여서
난 그것도 믿고 예수님도 믿고 싶고.. ]
일본에서 전도하기 힘들다고 하는 게
바로 이런부분이라 들었는데 역시나
깨달음도 쉽게 신사를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예수님을 믿기는 믿어? ]
[ 응,그런데 아직 확신이 없는 것 같애,솔직히,
그래도 교회는 계속 나갈 거야, 말씀도 듣고
기도도 하고, 좋았어..계속다니다 보면
변화가 더 오겠지..., ]
http://keijapan.tistory.com/1051
(우리와 너무 다른 일본인의 종교개념)
맛있게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오며
가족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깨달음이 교회를 다닐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고
솔직히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솔선해서 다니겠다고 해줘서 많이 고마웠다.
나부터가 너무도 부족한점이 많아
내 자신은 늘 부끄러운 크리스천이라 생각했고
진정한 주님의 자녀로 살아가지 못함을
반성하고만 지냈었다.
깨달음과 교회를 함께 다니며 매주 말씀에
관한 얘길 나누다보면 나보다 훨씬 흡수력이
좋고,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며
난 또 반성하고 반성을 한다.
지금도 난 종교란 강요해서 되는 게 아닌
관심으로 시작해 본인 스스로에게 울림과 감동
뒤따라야만이 믿음으로 자리잡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기독교뿐만 아닌 모든 종교를 아주 이성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믿음을 갖기 힘들기에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접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깨달음이 나하고
전혀 다른 모습의 크리스천이 될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모든 건 주님과 함께
깨달음 본인에게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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