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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신년, 남편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by 일본의 케이 202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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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깨달음은 팝콘을 

소리 나지 않게 입 안에서 녹여 먹었다.

내 취미와 다른 영화였지만 이번에도

깨달음이 티켓을 두 장 예약하는 바람에

그냥 봤다.

영화는 각자 스타일에 맞게 보고 싶은 걸로

따로 보자고 아무리 말을 해도,

몇 번이나 내 마음을 설명했지만

깨달음은 머릿속에 저장해 두지 않은 듯해

이젠 그런 대화자체를 하지 않는다.

 

 1월 5일까지 9일간의 휴일을 보내며

눈이 떠 있는 동안은 책을 읽었다.

에세이, 소설, 시, 교양서, 수필집, 각 장르가

다른 책들을 골라보는 재미가 솔솔 했다. 

올 해는 뭘 하고, 서로 어떻게 지내보자는

약속이나 다짐 같은 것도 하지 않은 채

2025년을 맞이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착실하게 성실히

 살자는 말은 했던 것 같다.

올 해의 목표나 희망 같은 건 어차피

한 두 달 지나면 묻어지거나 엷어진다는 걸

알기에 애초부터 아무런 것도

세우지 않고 만들지 않았다.

 

[ 인간은 왜 안 변할까? ]

[ 인간이니까,,,]

[ 인간이어서 변해야 하지 않아? ]

[ 인간이니까 안 변해.. 주어진 환경에

의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근본은 안 변해.. 어리적 보고 자란 것들이

몸에 박혀있어서 못 변해..]

가볍게 던진 대화의 시작이었는데

내가 너무 무겁게 답을 해서인지 깨달음은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기만 했다.

 

다시 태어나면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냐고

또 묻길래 아무것으로도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그래도 생명체가 

아니어도 좋으니 말해보라길래

그냥 바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 바람? ]

[ 응,, 아무 데도 정착하지 않고 목적지 없이

그냥 휘잉-지나가버리는 바람., 굳이 뭔가로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나야 한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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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좋겠고

운동신경이 뛰어났으면 좋겠고

아시아가 아닌 유럽이었으면 좋겠고

남, 녀 구별이 별로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겠고

 기관기를 튼튼하게 태어나 기침을

안 했으면 좋겠고..

바라는 게 많다는 생각을 하며 들었다.

이뤄지지 못할 꿈들은 많을수록

좋다고, 그중에 하나만 이뤄져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어느 작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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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침묵이 흐르고 BGM이 선명히 들려왔고

 게 다리가 올려진 작은 솥에서는

뜸을 들이느라 잔거품을 품어냈다.

이 게 들은 전생에 사람이었을까?

내가 바람으로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난다면

깨달음을 스칠 것이고 부모님, 형제들,

친구들, 그리고 동료들 곁을

잠시 머물지도 모른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삶들을 그저 스치는

바람처럼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편이 하고 싶은 말

예전부터 사 주겠다고 몇 번 했었는데 거부해 왔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자전거도 바퀴를 두 번 바꾼 것 외에외관상 촌스럽고 투박하긴 하지만싱싱 잘 달리고 마트에서 물건 살 때도앞 뒤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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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서 하룻밤이 남편은 행복했다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울은가을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용산역으로 이용하는 중에 깨달음에게점심 메뉴로 뭐가 좋은지 생각해 두라고했더니 비 오니까 칼국수랑 해물파전같은 걸 먹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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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이라지만

도전에는 때가 있고 타이밍이 따라줘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느냐가

중요하지 않나 싶다.

좋은 사람, 착한 사람, 괜찮은 사람의 기준은

보는이의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다르지만

 그 틀에 맞추지 않고 나는 나대로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다.

바람을 닮은 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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