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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더 즐겁게, 더 재밌게 살자

by 일본의 케이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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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깨달음은 베란다 물청소를 했다.

나는 나물을 삶고 갈비를 손질했다.

해년마다 설 음식을 줄여가고 있는 우린

꼭 먹고 싶은 것만 준비하기로 했다.

설날이면 일본인들이 꼭 먹는 오세치요리도

깨달음용 1인분만 사서 놔두었다.

[ 깨달음,올 해는 명태전도 안 먹을 거야? ]

[ 응, 전은 먹고 싶을 때 바로바로

따끈따끈하게 해서 먹는 게 맛있으니까

설날에 안 먹어도 될 것 같아 ]

[ 갈비만 있으면 돼? ]

[ 응 ]

[ 정말 다른 거 준비 안 한다 ]

[ 응, 하지 마,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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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아진 나물들을 반찬통에 넣고

핏물을 모두 뺀 갈비에 양념을 버무려 

가스불을 켰다. 그리고 과일들을

씻어 바구니에 옮겨두고

냉장고 야채를 꺼내 샐러드를 준비했다.

그렇게 각자의 할 일을 충실히 하고 

있는데 통유리까지 깨끗이 물청소로 끝낸

깨달음이 주방 쪽으로 와서는 맛있는 거

먹으러 나가자고 했다.

[ 요리해야 되는데 ]

[ 나중에 해, 그거 그대로 두고 나가자 ]

[ 뭐 먹을 건데? ]

[ 이탈리안 맛집을 알아뒀거든 ]

이탈리안이라는 한마디에 앞치마를 얼른

벗어 던지고 옷을 갈아입었다.

 

스파클링 와인으로 건배를 하며 올 한 해도

무탈히 보냈음에 감사하며 서로를

 다독였다.  느낌상으로 꼭 3개월 정도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가버렸고 뭘 했나 되돌아봐도

딱히 이거다라는 결과가 없어서 

허무하다고 하자 그래도 크게 아프지 않고

큰 사고 없이 지났으니 잘 지낸 거라며

 다시 서로를 격려하며 칭찬했다.

 

[ 깨달음, 이 집 맛있다 ]

[ 그렇지?  내년 신정연휴가 8일까지니까 

설날에만 집에서 먹고 다음날부터는

이렇게 밖에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

[ 좋지, 나는 요리 안 하니까, 근데

그렇게 편해도 될까,, 싶네..]

[ 이제 한 살씩 더 먹으니까 그만큼

더 편하게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

[  고마워 ]

파스타를 게눈 감추듯 먹고 나서 이번엔

다른 파스타를 하나 더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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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푸아그라를 잘라  접시에

놓아주는 깨달음에게 내년에 세운 계획

같은 게 있냐고 물었다.

[ 없어 , 아,, 그 여직원이 내년 5월에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그래라고 했어 ]

[ 치료에 전념하는 거야? ]

[ 응, 시골에 내려가서 가족들이랑

같이 치료할 생각이래 ]

그래서 새 직원을 뽑아야 하는 것과

내년에는 직원들 데리고 해외연수를

다시 가볼까 하는데 세상이 시끄러우니

간다고 해도 한국이나 대만, 

아니면 하와이를 갈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 전에는 깨달음 회사에서 

세미나 겸 해외연수를  자주 다녀왔었는데

코로나로 못 가고 내년부터는 다시

해외를 다니며 건축 공부?를 하고 싶단다.

나에게도 내년엔 뭐 할 건지 묻길래

진정한 백수의 길을 걸어볼 거라고 했다.

[ 백수의 길? ]

[ 나도 몰라,,근데 정말 잘 놀아볼까 하고 ]

[ 뭐 하면서? ]

[ 음,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시작해 보려고 ]

[ 예를 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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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그리고 검도나 격투기 같은 거,

아님 태권도도 해 보고 싶어 ]

 [ 격투기? 당신 태권도 안 해도

쌈 잘하잖아 ]

[.............................. ]

 그냥 몸으로 익히는 뭔가를 배우고 싶다는

거라고 했더니 그러지 말고 지금처럼 머리고

배우는 걸 하는 게 어떠냐며 악기나

서예가 과격한 운동보다 훨씬

정서적으로 좋다고 강력 추전을 했다.

 

남편이 일본인임을 재확인할 때

지난 달, 집 계약이 파기 된 후로 우린 부동산 담당자인 사토군에게 집 찾는 걸 잠시 쉬겠다고 전했었다. 계약파기로 인해 의욕상실및 잠시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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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신정연휴에 꼭 먹는 음식

25일부터 신정연휴에 들어간 우린 코로나가 무서워 착실히 스테이 홈을 하고 있다가새해 맞이와 한 해를 마무리 하기 위해 1년간의 묵은 때를 닦아내는 청소를 시작했다.외출을 안 하게 되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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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까지 아주 풍성하게 먹고 나온 우린

깨달음이 너무도 좋아하는 과일케이크를

먹으러 갔다.

[ 2023년도 하루 남았네..]

[ 내년에도 아프지 말고 

더 즐겁게 더 재밌게 삽시다 ]

[ 그럽시다, 꼭 지금처럼만,,정말

지금처럼만 내년에도 살아봅시다 ]

우린 말없이 피식 웃었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불편했다는 이 두가지

그녀가 날 만나자고 지정한 장소는 숯불 고깃집이었다. 일 관계로 만났다가 서로 집도 가깝고 취미가 같아서 가끔 차를 마시는 사이가 된 아키모토(秋本) 상은 40대 후반이다. 작년, 연말쯤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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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올 해도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는 조금만 아프시고, 

조금만 힘드시고

조금만 애쓰셨으면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4년 행복 가득,

사랑 가득한 한 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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