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일커플들 이야기

바쁜 남편과 떠나는 여행 첫날

by 일본의 케이 2019. 7. 2.
728x90
728x170

아침을 준비하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내다봤더니 깨달음이 들어온다.

[ 어디 갔다 왔어? ]

[ 팩스도 보내고 카피 좀 하고 왔어 ]

스를 보내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 가는 일은

늘상 있는 일이여서 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침 먹고 씻을 건지 지금 씻을 건지

물었는데 벌써 자기 방에 들어가버리고

아무런 대답이 없다


샤워를 하고 난 내 방에서 짐가방을 꾸렸다.

결혼 8주년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어디가 좋을지 잠깐 둘이서 고민을 하긴 했는데

회사를 비울 수 있는 날들을 계산하다보니

크루즈는 일정이 맞지 않았고

마땅히 갈만한 곳을 결정하지 못해 며칠

어영부영 보내다 그냥 관광이 아닌

 휴식을 취하고 오자는 의견으로 

하와이를 택했다.

둘다 하와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꼭 가야할 곳도  봐야할 것도 특별히 없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그냥, 비치에서 매일밤 하와이의 전통 훌라춤을 

보며 휴양을 하고 오자는 뜻에서 호텔을

리조트로 택했다.

시간이 나면 수영도 좀 하고, 남국적인 정서가

가득 담겨서 감미로운 하와이 향통음악을

즐기기로 했다.그래서 맛있는 음식점보다는

 전통 바를 몇 군데 찾아두었을 뿐 식사는

 그냥 적당히 먹고 오자고 했다. 


[ 깨달음, 아침 먹어~]

[ ............................. ]

내가 들어갔는데도 전혀 눈치를 못채고

도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밥 먹고 해...]

[ 지금 시간이 없어. 이 도면을 수정해서

직원들한테 보내야하거든, 내가 없는 동안

마무리해서 프레젠테이션도 해야하고

그래서 지금 이 도면을 아주 중요해 ]


 [ 그래도 아침 먹어야지 ]

[ 시간적으로는 느긋하긴 한데  괜히 

마음이 급하네 ]

하긴 세계 어딜가더라도 도면을 꼭 챙겨가서

 아침, 저녁으로 체크하고 일본으로 

스를 보내는 사람인데 이렇게 큰 일?을

 두고 회사를 비워야한다는 게

꽤 초조한 듯 했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나는 동안 난 나대로 짐정리를

마치고 집을 비우는동안 처리해야할

 것들을 해두었다.

그리고 깨달음 방을 살짝 내다봤는데 

바뀐 거라고는 침대에 캐리어를 올려 놓은 것

 빼놓고 아침과 똑같은 상태였다.


오후 비행기인 덕분에 시간도 넉넉하고 재촉해서

 될 일이 아닐 것 같아 조용히 

난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또 3시간이 흐르는동안 간간히

전화통화하는 소리가 들렸고 슬슬 움직여야

 할 시간이 다가와서 방으로 갔다.

[ 깨달음,,가방 안 챙겨? ]

[ 응, 다했어..30분이면 끝나 ]

그렇게 깨달음은 온 정신을 회사에 둔 채로

가방을 대충 챙기고 공항으로 향했다.

일이 많아 피곤한 깨달음이 

이번 하와이에서는 진정한 휴식을

하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항상 묵묵히 저희 부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번 깨달음과의 부부싸움에 관한 글을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걱정어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https://keijapan.tistory.com/1262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가 아니다)

댓글 달아주신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며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지

 않도록 더 열심히, 더 즐겁게, 그리고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늘 여러분께서 격려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저희 부부가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게 여러분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