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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술 취한 남편을 바라보며,,

by 일본의 케이 201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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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1시 45분, 초인종이 울리면서 현관문이 열렸다.

[ 안뇽~~~] 깨달음이 몸을 흐물거리며

신발을 벗으면서 또 [ 안뇽~~케이~]라고 불렀다.

코맹맹한 소리로 [안녕]을 말하는 것 보니

술이 많이 취했다는 증거다. 

조용하라고 밤 12시라고 해도

[ 괜찮아요~ ]라며 갈 지자를 그리며

자기방으로 비틀비틀 걸어들어갔다.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하면서 더 맹한 소리를 내며 장난하듯 

책상 밑에 얼굴을 쳐박고 몸을 감추고 난리였다.

[ ..................... ]

술취한 사람 잘못 건들이면 피곤할 것 같아서

거실로 돌아 온 난 작업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자기 방에서 넘어지는지 쿵쿵 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뭐라고 혼자 노랫소리같은 것도 나고,,,

밖으로 나오더니 씻는 것 같더니

다시 방에 들어갔다가 거실로 나왔다.

 취했으니 어서 들어가 자라고 부드럽게 얘기를 했다.

녹차를 벌컥벌컥 한 컵 마신 다음 벌러덩 누워서

의자에 양다리를 걸쳐놓고 흔들 흔들,,,

다시 부드럽게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했더니

바퀴 의자가 기분좋게 움직여 준다고

[ 재밌다... 진짜 재밌다~]라고 히히거렸다.

술이 많이 취하면 자기가 알고 있는

한국어를 모두 토해내는 깨달음....

 

카메라를 다시 들여 댔더니

쿠숀으로 얼른 얼굴을 가리면서

자기 얼굴이 너무 노출 됐다고

얼굴을 안 보여줘야 인기가 더 많은 거라고 찍지 말란다.

[ .......................... ]

 

그러더니 다시 벌떡 일어나서 자기방에서 뭔가를 가져와

거실 바닥에 뚝 던지듯 놓으면서

[ 모고요~~(먹어요), 빨리 모고요~~]란다.

 

군고구마였다. 그것도 반은 짓눌러진....

다시 봉투에 넣으니까 왜 안 먹냐고 묻길래

밤 12시에 뭘 먹냐고 내일 먹겠다고 했더니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이마에 주름을 모아 만들어서는

[이놈~~,, 모고요(먹어요)~~]란다.

[ ........................... ]

술 마시고 오는 날은 꼭 이렇게 뭘 사오는 것도

 깨달음 술버릇 중의 하나이다.

말을 더 이상하고 싶지 않아서

알았다고 얼른 자라고 그러니까

벌떡 일어나서는 사랑짱을 봐야겠단다.

[ 이놈~]을 하고 보니까 갑자기 사랑짱이 보고 싶어졌단다.

이 밤중에 무슨 사랑짱이냐고 그냥 자라고 해도

혀가 잘 돌아가지도 않는 소리로

[ 사랑짱,,,,이놈, 보고 싶어요]란다.

틀어줄 때까지 잠 안자고

버틸거라며 고집을 피웠다.

대화가 안 통한다는 생각에 그냥 유튜브에서 사랑짱을 틀어주고

난 자야할 것 같아서 방으로 들어가는데

내 뒤통수에 대고

입이 심심하다고 뭐 먹을 것 좀 달란다.

[ ............................... ] 

 

화를 내고 짜증을 내봐야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아서

부엌에서 쥐포를 몇 개 구어서 가져갔더니

졸려서 반이 감겼던 눈이 또릿또릿해지고

흐물거리던 몸도 바른 자세를 잡고 앉아서

노트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쥐포를 들고 점점난 내 방 노트북쪽으로 다가가는 깨달음.

먼저 잔다고 얘기하고 에 들어갔다.

그렇게 40분쯤 흘렀을까,,,거실로 나가 봤더니

뭐가 그렇게도 재밌는지 혼자 웃고 난리였다.

나도 모르게 [ 저,,,웬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 보고 양치도 잘 하고 자라고 그랬더니

[ 수바~ 먹어요]란다.

[ ......................... ]

수박의  박 발음을 매번 가르쳐줘도 여전히 [수바][수바]라고 한다.

수박은 무슨 수박이냐고 그냥 자라고 엄포를 놓고

내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워 일기를 쓰고 있자니 

짜증이 슬슬 올라왔다. 

요즘, 일이 많아서 거래처와 술 마실 기회가 많아졌고

경기가 좋아졌는지 좋은 곳?에서 접대차원으로

술을 마신다고 했었다.

그저께도 긴쟈에서 술을 마셨는데 와인 한 병이

 3만엔(한화 약 280,000원)이나 하더라고

 역시 맛있었네,,, 어쩌네..했었다.

오늘은 록본기에서 마셨다고 했다.

부부는 웬수들이 만나는 것인지....

술이 웬수로 만드는 건지...

술만 마시면 고집도 세지고,,,,

술만 마시면 말도 더 안 듣고,,,

술만 마시면 실실거리고,,,,

술 취한 남자들은 다 저런가,,,,,

일기를 다 쓰고 거실을 빼꼼히 내다 봤더니

서준이가 하는 한국말을 따라하면서

노트북에 얼굴을 더 갖다대고 보고 있었다.

술 취해 집에 와서 한다는 일이

쥐포 뜯으며 한국 오락프로 보는 거라니..,,,,

역시,,,웬수다,,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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