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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아버님이 매일 전화를 하신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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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아침을 먹자 바로 백신 4차 접종을 위해

집을 나섰고 난 작업실로 이동했다.

담당의에게 백신을 맞아도 괜찮다는 확인을 

받고 바로 예약을 했다고 한다.

코로나 감염자가 연일 20만명을 넘어가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고

죽어가는 일이 또 발생하고 있다.

2년 반이 지나도록 코로나 정책이

바뀐 게 없지 않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있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그저 스스로가 개인위생을 잘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얘기만 되풀이되고 있다.

이젠 코로나는 인플루엔자와 같은 급에

독감으로 인식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도 코로나라는 심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식으로

생각들이 느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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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접종을 마치고 커피숍에 있다며

내게 연락을 해 왔지만 일을 마무리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달까지 해결해야 할 일들이 밀려 심리적

여유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상태이다.

2시간 후에 만나자고 답장을 보냈는데

그동안 깨달음은 혼자 쇼핑을 하고

서점을 다녔다고 했다.

장어구이집을 예약했다며 그쪽으로 

오라길래 찾아갔더니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 백신 맞은 팔 안 아파?]

[ 응, 전혀 ]

술을 마셔도 되는지 약간 걱정됐지만

깨달음이 괜찮다고 아무 상관없는 거라며

맥주를 한 병 더 주문해 내 잔을 채웠다.

[ 추석 때 (여긴 8월 15일이 추석) 뭐 하지?]

[ 음,,몰라,,]

[ 여행 갈까? ]

[ 아버님 보러 가야 하지 않아? ]

[ 아,,, 어제도 전화가 왔는데 가도

면회 안 된다 그랬어. 코로나 때문에 ]

우린 식사를 하며 아버님 얘기 나눴다.

 

깨달음이 코로나 양성으로 자기 방에서

격리생활을 할 때 아버님은

거의 매일 전화를 하셨다.

아들이 코로나에 걸린 걸 알리가 없이 

당신이 곧 죽을 것 같다며 지금까지 보살펴 줘서

너무 고마웠고 자신이 죽으면 어머니 때보다

더 소박하게 장례를 치르라는 말을 하셨다.

통화를 끝내려고 하면 나를 바꿔달라고 해서

늘 똑같은 멘트를 단어 하나

빠트림 없이 하신다.

과분한 사랑을 줘서 고마웠고,

오래 살아 미안했고

당신은 곧 죽을 것 같으니 

깨달음과 행복하게 살라는 말씀.

그러면 나도 똑같은 멘트로 답해드린다.

[ 아버님, 곧 안 돌아가시니까 걱정 마시고요.

 내년, 100살 생신에 아버님이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 사서 축하해드릴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라고,,,

요양원 측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면

언제나처럼 노래교실도 재밌게 참여하시고

식사도 잘하신다고 했다.

[ 깨달음,, 아버님이 왜 그러는 거 같아? ]

[ 10년 전부터 똑같은 소리 했잖아, 곧 

죽는다고, 엄살이 좀 심해..]

[ 그러긴 하는데... 괜한 소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 ]

[ 뭐,, 돌아가실 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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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생전, 아버님과 장어덮밥 드시는 모습)

 

새벽에 울린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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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실 때라는 게 언제인지,

누구도 모르고 본인 역시 알 수가 없다.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그러신가 했는데

그건 또 아니란다. 

아무튼, 난 아버님이 전화를 하실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좀 오버스러워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잘라 말하는 깨달음.

[ 당신은 벌써 마음에 준비를 한 거야?

어머니 때도 그렇고 참 덤덤한 것 같아 ]

[ 100살이면 많이 사셨잖아..]

[ 요즘은 100살 넘게 사시는 분들이 많아 ]

[ 너무 오래 사는 것도 좋은 건 아니야,

어쩌면 아버지도 사는 게 재미없어

그냥 죽는 게 낫다 생각하는 거 아닐까? ]

 

아내로서 책임과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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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아버님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자신의 존재를, 당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듯

끊임없이 알리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추석에 장어구이를 보내드리기로 하고

계산을 하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거짓말처럼 아버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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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서는 일본인도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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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며느리가 일본에서 겪은 뜻밖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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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내가 보내드린 복숭아를 잘 받았다며

달고 맛있다고 하신다.

역시 아버님은 자식들의 관심이 그리워서

매일처럼 전화를 하신 게 분명하다.

그 부모의 마음을 훤히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고 싶은 자식들..

내 부모, 남의 부모 할 것 없이

가끔 눈 감고 외면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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