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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어머니와의 마지막,,, 49재

by 일본의 케이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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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20분이나 빨리 도착했는데

서방님 가족들은 미리 와 있었다.

요양원에서 아버님을 모시고 오신 서방님이

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업겠다고 하자

아버님이 기어서라도 당신이 가겠다고 하셨다.

어머님 49재를 위해 직계가족들만 다시 모였고

장례식 때는 화장터까지만 함께 하셨던

아버님이 이번에는 이승과의 마지막이니

잘 가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참석을 원했다.

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휠체어를 태운 채로

모두가 힘을 모아 들어 올리자고 스님이

제안 하셨지만 아버님이 당신이 그냥

올라가 보겠다고 하신다.

정각 1시, 스님이 징을 치며  법문이 울려 퍼지자

3살짜리 증손녀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불안한지 얼굴을 찡그렸다.

엄마가 얼른 가방에서 장난감을 꺼내

손에 쥐어줘도 처음 듣는 소리여서인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 입을 반쯤 손으로 막고 의자 뒤로 물러서서

달래는데 스님이 징을 칠 때마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커져갔다. 

49재가 뭔지 미리 공부를 하고 와서인지

장례식 때와 달리 스님의 말씀? 이 귀에

잘 들어오는 게 신기했다.

어머님 성함과 아버님, 그리고 깨달음과

서방님 이름이 몇 번이고 불리어지고

이승에 머물지 말고

무사히 잘 건너가라는 말도 들렸다. 

친정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마치고

친척들과 49재 얘기를 하며 크리스천은

 49재를 하는 게 아니다, 그래도 해야 된다라는

의견들이 친척들 간에  분분했는데 결국

우리 식구 외에 크리스천이 없으니

 불교 방식이라 생각지 말고 옛날 방식,

장례문화의 하나로 일관해서 49재를

해야 한다는 친척분들의 결론을

따랐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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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식에서 퍼 온 이미지)

약 40분간의 의식이 끝나고 어머님 유골을

모신 곳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경을 읽을 때는

꼬마의 기분이 풀렸는지 엄마품에서

발을 까닥거리며 까불거렸다.  

그리고 마지막은 깨달음 집안 대대로 모셨던

조상님의 묘지를 폐장하는( 墓じまい)

의식을 간단히 했다. 하카지마이( 墓じまい)는

말 그대로 묘를 철거한다는

의미로 더 이상 자손들이 성묘를 하러 오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어머님은 이 사찰에 영구 공양을 부탁했고

아버님도 돌아가시면  어머님처럼

이곳에 맡길 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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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절차를 마칠 때까지 아버님은 법당에서

우리 지켜보셨고 요양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번에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계단을 내려갔다.

지난 장례식 때보다 핼쑥해지신 아버님께

요즘 잘 못 드시냐고, 무슨 고민 같은 게

있으시냐 여쭸더니 잘 먹고 있으니

걱정 없다시며 먼 데서 또 이렇게 와 줘서 고맙고

당신이 너무 오래 살아서 폐를  끼쳐고 있다고

  미안하다신다.

 

일본 시어머니가 처음으로 보여준 모습

주말을 이용해 우린 시댁에 잠시 다녀왔다.  도착해서 바로 깨달음은 집주변을 살피고 사진을 찍었다. 3월에 퇴원하신, 어머님과 아버님이 다시 예전에 함께 계셨던 요양원으로 옮기셨고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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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내년이면 100살이 되시니

내년 생신 때 파티를 하자고 분위기를 

바꾸려는데 아버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신다.

서방님 차에 올라 우리와 멀어질 때까지

손을 계속 흔드시는 아버님..

손가락 끝에 애처로움이 묻어나

짠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더 미안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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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와 깨서방, 그리고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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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건 뭐고,, 죽는 건 또 무엇인지...

살아계시는 동안 행복하셔야 하는데

그 행복을 위해 우리 자식들은 뭘 해야 될까..

이승과 저승,,

49재.. 그리고 아버님...

가슴은 답답한데 푸르디푸른 5월 하늘이

야속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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