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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스럽다는 우리 부부생활

by 일본의 케이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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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괜찮아? 너도 걸릴까 걱정이다]

[ 아직까진 괜찮아,, ]

[ 근데 그 직원은 정말 미친 거 아니냐? ]

[ 이제 화도 안 난다....]

그렇게 통화를 끝낸 친구는 매일

건강을 확인하려는지 전화를 해왔다.

[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

[ 없어 ]

[ 너 청국장 먹고 싶다고 그랬잖아,,]

[ 청국장,, 이젠  아무 생각이 없다..

그날, 비행기 결항되고 못 가게 되면서

부풀어있던 기대, 희망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풍선 터지듯 터져버리면서 청국장이고

뭐고 기억속에서 다 사라졌어..

 요즘, 난 무념, 무상인 상태야..]

  [ 어쩌냐..너무 짠하다..]

깨달음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던 날부터

일주일 내내 전복과 복숭아를 먹었다.

가장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더니

전복이라길래 바로 주문을 해서

버터에 굽기도 하고 쪄서 참기름에 찍어

날마다 보양식으로 먹었다.

 복숭아를 매일 먹었던 이유도 사람들이

아픈 사람 병문안을 갈 때 가장 많이

가져가는 게 복숭아 통조림이라며

복숭아가 기력 회복에 좋은 과일이라

생각해 먹는다고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기침도 거의 없어지고

피곤함과 권태로움도 많이 사라진 어제

다시 PCR 검사를 했는데 여전히 양성이었다.

[ 왜 양성이지? ]

[ 아직 바이러스가 남았다는 거지 ]

[ 당신은 음성이야? ]

[ 응, 나는 이번에도 음성이야 ]

일주일이 지나고 무증상에 가까운데

여전히 양성 판정을 받은 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깨달음은 다시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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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오늘도 전화를 해서 깨달음과

내 상태를 물었고 나만 또 음성이라고 하자

자기네도 각방을 썼는데  둘 다 걸렸다며

나한테 어떻게 관리하냐고 물었다.

물론 각방을 쓴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우린 코로나 전부터 각방이었고

식사 역시 항상 개인 식기에 따로 먹어

왔었고 서로 식사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부딪힐 일이 적었다.

밥그릇, 국그릇, 컵까지 서로 각자의 것을

사용한 것은 결혼하고 바로였고 

지금은 수건, 치약까지 따로 쓰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서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달라서였다.

무언가를 같이 사용하고, 같이 먹고 그런

일상들이 많이 줄었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서로의 것들로 나눠 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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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듣고 보니까 정말 일본스럽다 ]

[ 일본스럽다기 보다는 그냥 다 각자의

물건을 쓴다는 거지..]

[ 그래도,,역시 좀 다른 느낌이다. 우리네랑,, ]

[ 뭐랄까..뭐든지 자기 것, 남의 것으로

구분하는 게 있긴 있어, 근데 그게 

나는 또 내 성향에 딱 맞잖아 ]

[ 그니까 니가 거기 그렇게 오래 살지 ]

[ 그런가,,,]

그래서 깨달음이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도

별다르게 바뀐 건 없이 집에 있는 동안에

마스크를 쓰는 것과 식기 세정 스펀지를 

따로 구별해 둔 것 외에

지금껏 해왔던 대로 했다.

어찌보면 지금껏 각자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사용하고 공용으로 썼던 게 별로 없었던 게

 감염경로를 줄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깨달음은 여전히 양성으로 나와

다시 일주일을 얌전히 있어야 하는데

깨달음이 회사에 출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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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당신도 그 직원이랑 같은 몰지각한

사람이야, 지금은 무증상이라 해도

양성으로 나온 이상 남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격리를 하라는 거야 ]

[ 근데 같이 사는 당신은 음성이잖아..]

[ 나름 격리를 잘 해서 그런 거지, 아무튼

출근을 하면 안 돼, 절대로 ]

 보건소에서 걸려온 전화로는 원칙적으로

일주일 격리해야 하는데 꼭 밖에

나가야 할 때는 마스크 쓰고

나가도 된다고 했단다.

참,,할 말이 없어 더 이상 얘길 하면 화가 날 것

같아서 맘대로 하라고 그 대신 집에서는

지난 일주일 동안 했던 것처럼 당신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

 

한국남자에게만 있다는 매력

참 오랜만에 만나는 미호 상이다. 서로 바쁜 것도 있고 코로나19로 사람 만나기를 주저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꼭 자길 만나주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도 만나서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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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냉랭한 분위기 속 동생이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우리가 한국에

들어오면 주려고 미리 주문했던

 돌김을 보내면서 겸사겸사 깨달음에게

힘내라고 여러 가지 챙겨 보냈다. 

[ 깨달음, 목에 뭐 발랐어? ]

[ 코로나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땀띠 같은 게 생겨 파우더 발랐어 ]

[ 깨달음,, 아까 말했듯이 회사 쉬어, 알았지? ]

 [ 알았어.. 정말 가야 할 상황이 생기면

새벽에 가서 일 처리할 생각이야,

직원들 없을 때 ]

 

일본에선 각방을 쓰는 이유가 따로 있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여러 질문을 받곤 한다. 내가 20년 이상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과 배우자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도 같은 궁금증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가끔 내게 메일을 주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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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격리 중에도 급하게 도면을 꼭

가져와야 해서 첫차를 타고 잠깐

회사에 갔다 왔었다.

자신도 다시 생각을 해봤더니 아무리

무증상 이어도 아직까지 양성으로 나오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다는 거니까

출근하지 않는 게 정답인 것 같다고 했다.

 

돈 계산법이 남다른 남편은 역시 일본인

한국행 티켓을 한달전에 예약했다. 공휴일을 끼고 가지만 가는 날은 오후 비행기여서  밤에 도착을 하고 돌아오는 날은 아침 9시다보니  실제로 서울에 머무를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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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20년을 살아보니

[ 케이야, 괜찮아? 일본 또 심각해 지더라.. 어쩌냐?] [ 그냥 조심하고 있어 ] [ 한국에 나올 수도 없고,,정말 답답하겠다 ] [ 응, 이젠 그냥 포기했어..한국에는 언제갈지 기약을 못할 것 같애 ] [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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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거 가져간다 ]

[ 응, 가져 가 ]

[ 이 과자로 일주일 버틸 수 있게 됐어, 

너무 좋은데. 히히히 ]

[ ................................ ]

오랜만에 보는 과자를 들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 깨달음 발걸음이 가볍게 보인다.

또 일주일간 우린 지금처럼 각자의 시간을 

코로나와 함께 보내야 한다.

이번에도 깨달음은 물론,

나도 잘 버텨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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