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그래서 재혼이 어렵다

by 일본의 케이 2021. 5. 1.
728x90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하는 그녀에게 이젠

그만하라고 자꾸 사과하면 더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또 미안하다고 했다.

[ 하필, 긴급사태 선언이 또 발령될지 누가

알았겠어.. 이럴지 모르고 예약했는데..

취소할 수도 없고,,,꼭 내가 정 상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었어 ]

[ 알았어... ]

25일부터 제 3차 긴급사태 선언되었고 어제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는 이동을 자제하고

스테이홈을 해달라는  당부의 캠페인이

연일 TV에서 광고처럼 흘러나오고 있지만

거리엔 평소와 다름없는 인파들로 가득하다.

그런 상황에 이렇게 식사자리를 마련하게

되어서 무라모토(村本) 상은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한 것이다.

 

 [ 여기, 코로나 대책 확실히 하는 곳이야 ]

[ 고마워....근데 정말 안 그래도 되는데.. ]

[ 아니야, 내가 너무 고마워서 꼭 식사대접을

하고 싶었거든. ]  

지금껏 2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오면서

내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던 일본인은 

딱 한명 있었다. 그게 이 무라모토 상이다.

 소액이였지만 굳이 내게 부탁을 했을 때는 무언가

사정이 있을 거라는 흔쾌히 빌려주었다.

자리에 앉자 가방 속에서 봉투를 꺼내 유용히

잘 썼다며 고개를 숙여가며 고맙다고 했다.

우린, 적당히 주문을 하고,,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 아, 정 상,, 올림픽 볼란티어 선발됐다고 그랬잖아,

근데, 정말 올림픽 하는 거야? 코로나가 이렇게

심각한데.. 아무 대책도 없잖아 ]

[ 그래도 스케줄대로 개최할 거야,,

우리 보란티어들도 일정이 다 나왔고,,

5월에는 유니폼을 받을 예정이야.. ]

[ 진짜? 질린다..,,, 올림픽 하는 거네.....]

[ 한다니깐,,.]

무라모토 상은 올림픽을  개최해야만 하는

이유 몇 가지를 정치적 색깔을 듬뿍

넣어서 내게 속삭였다.

40대 초반인 그녀는 중2 아들을 둔 싱글맘이다.

제약회사에 근무 중이며 나와는

모 볼란티어 단체에서 알게 되었다.

[ 재혼을 하려는데 잘 안되네...

결혼상담소에서도 등록을 했는데 괜찮은

남자들은 60넘은 아저씨들 뿐이야..]

그녀의 고민은 아들에 대한 게 대부분이고

만날 때마다 새로운 고민들을 털어놓곤 한다.

그녀가 열심히 재혼을 하려는 이유는 

 아들에게 아빠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 꼭 아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요즘은,, 특히...]

[ 그러긴 하는데.. 아이에겐 역시 아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아들이 어릴 적에 그림을 그렸는데

꼭 아빠랑 야구하는 걸 그렸다고 한다.

늘  둘뿐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세 사람을 그려서

누구냐고 물어보면 어떤 날은 아빠라고 했다가

또 어느 날은 마트 아저씨라고 했단다.

[ 동물원 그림을 그렸는데 코끼리, 엄마, 자기,

바로 옆에 어떤 아저씨랑 강아지를 그렸길래

왜 아저씨가 우리랑 같이 있냐고 물으니까

같이 놀고 싶어서해서 그렸다고 그러더라구,,]

그 그림들을 보면서 마음을 먹었단다.

꼭 아빠 자리를 메워줘야겠다고...

keijapan.tistory.com/812

 

그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 언니,,,, ] 그녀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애써 웃는 얼굴을 지어보였지만 얼굴색이 어두웠다. 적당히 주문을 하고 먹기 시작하면서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앞으로 어찌 할 것인지에 대해...

keijapan.tistory.com

keijapan.tistory.com/926

 

일본의 재혼커플과 자녀들이 갖는 문제점

작년 10월 말, 한 장의 엽서가 도착했다. 모 국제교류전에서 알게 된 미나미 상이 보내 온 상중엽서였다. 그 해 가족 중에 상을 당하면 신년마다 의례적으로 오가는 연하장 교환을 상중이기에

keijapan.tistory.com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그런 그림을 그리다가

그 뒤로는 전혀 안 그리고 있단다. 

그래서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보긴 하지만

이 사람이다 할 만한 남자를 못 찾았다고 했다.

전남편과는 성격차이로 아들이 4살 되던 해에

이혼을 했고 아이에게 아빠에 관한 얘긴

거의 하지 않았는데 아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가족,

상상 속의 아빠를 품고 있었다는 게 느껴져 

가슴 아프고 속이 상했다고 한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나름

 노력했는데 역시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며

좋은 아빠, 자상한 아빠를 찾는 건 너무

어려운 것 같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단다.

[ 좋은 아빠, 자상한 아빠라는 이미지는

무라모토 상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 같은데... ]

[ 그러긴 하는데.. 선택하는 건 나잖아,, 그래서

이것저것 재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점점 

만나는 게 어렵고 그래..]

[ 아들에게 솔직히 얘기해 본 적 있어?

지금 아이는 어때? ]

[ 그냥,,. 사춘기여서.. 말 수가 부쩍 줄었는데 

더 크기 전에 아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그냥, 둘이서 사는 게 편할 것도 같고,,,

혼란스럽고,, 머리 아프고 그래.. ]

[ 아빠의 부재가 왜 생기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먼저 아들에게 설명 할 필요가 있고 그로 인해

 지금 엄마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솔직히 얘기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728x90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무라모토 상은 자신의 어릴 적 얘기를 꺼냈고

아들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한숨을 섞어가며 털어놓았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고민하는 데는 어릴 적 

자신도 편모가정에서 자랐고 아빠를 그리워했던

기억들이 자기 자식에게서 보여서라고 했다.

 아들을 보면 어릴적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더 가슴 아프고,, 그래서도  아빠 자리를

채워주고 싶은데 그게 쉽게 되지 않아 여러모로

그녀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keijapan.tistory.com/1324

 

재혼,,그래서 더 어렵다

왠만해서는 한여름에도 차가운 음료를 주문하지 않는 내가 오늘은 얼음이 둥둥 떠있는 것으로 목을 축였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싶다는 생각에 한모금 마셨더니 역시 괜한 짓을 했단 후회가 컸

keijapan.tistory.com

300x250

나는 부모가 되어보질 못해서 무어라

조언을 해 줄 수 없었지만 무라모토 상보다는

아들의 의견을 좀 더 존중하면 

선택의 폭이 좁혀지지  않겠냐고 말했더니

아들 입장에 서서 고려해 보겠다고 한다.

우린 다음에 아들과 함께 코리아타운에

있는 양념치킨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부모가 되면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역할이 필요하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어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빠, 엄마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어느 한쪽 빈자리가

있다고 한들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아픈 기억들이 자식에게 오버랩되면서

아빠 만들기에 힘을 싣고 있는 것 같았다.

누구든 아빠가 될 수야 있겠지만 자식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재혼이 쉽지 않듯, 특히나 자식을 위한 재혼은

더 많이 신중해야 하고 다방면으로

검토를 필요로 한다.

 결혼만큼이나 넘어야 할 장벽들이

많기에 재혼이 두 배로 어려운 일이다. .

반응형

댓글0